현대중공업이 2분기에 이어 3분기 조 단위의 어닝쇼크를 기록하며 안팎의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30일 현대중공업 발표에 따르면 2014년 3분기 매출 12조4040억원, 영업손실 1조9346억원, 당기순손실 1조4606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분기 대비 3.2% 감소했고,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적자폭이 확대됐다.

   
▲ 자료=현대중공업

이는 지난 2분기 1조1037억원의 영업손실에 이어 1분기만에 최대 손실 기록을 경신한 것이다. 2분기에 이어 조단위 영업손실이 발생하며, 올해 연간 영업손실이 3조1772억원에 이를 전망이다.

조선부문에서 저선가 물량의 비중이 확대되고, 세계 경기침체 장기화에 따라 전기전자 및 건설장비 부문에서 판매가 부진해지며 매출 감소에 영향을 끼쳤다.

영업손실은 조선분야와 플랜트 분야의 공사손실충당금과 공정지연에 따른 비용증가가 주된 원인이다.

현대미포조선과 현대삼호중공업을 포함한 조선부문에서는 반잠수식시추선과 5만톤급 석유화학제품운반선 등 건조 경험이 부족한 특수선박, 어려운 사양의 선박에 대한 작업일수 증가로 공사손실충당금 4642억원 포함 1조1459억원의 영업손실이 발생했다.

플랜트부문에서도 사우디아라비아의 ‘제다사우스’와 ‘슈퀘이크’ 등 대형 화력발전소 공사에서 공사손실충당금 5922억원을 포함 7791억원의 영업손실이 발생했다.

해양부문에서는 발주처와 계약변경을 통해 가격을 3억1000만불 증액하기로 합의함에 따라 매출은 1조2041억원을 기록해 전분기 대비 3537억원이 증가했으나, 영업손실은 103억원을 기록했다. 전분기 영업손실 3740억원과 대비 손실폭은 크게 개선됐다.

현대중공업 측은 “추가 손실은 더 이상 없을 것”이라며, “4분기에는 약500억원의 영업이익이 발생할 것”이라며 말했다.

그러나 현대중공업을 둘러싼 안팎의 상황은 여전히 불투명하기만 하다.

현대중공업 노사 갈등이 좀처럼 좁혀지지 않는 것과 조선 해양플랜트산업을 후방에서 보조하고 있는 세계 해운, 철강, 에너지개발 및 석유화학 등의 시장이 좀처럼 회복되지 않는 등 글로벌 경기침체의 영향도 크다.

업계일각에서는 2분기에 이어 3분기까지 대규모 충당금을 쌓아 추가 우려는 없겠지만 실적 개선 속도가 느릴 것이라는 전망도 흘러나오고 있다.

현대중공업 측은 “주주 및 고객, 시장에 좋지 않은 결과를 보여드려 안타깝지만, 전 사업부문에 걸쳐 예측 가능한 손실 요인을 모두 반영함으로써 시장의 불확실성을 해소하고 신뢰를 회복하는 계기가 마련되길 기대한다”며, “새로운 경영진 취임으로 모든 분야에 걸쳐 개혁작업이 이루어지고 있는 만큼 4분기에는 반드시 흑자로 전환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현대중공업은 임원축소, 조직개편을 시작으로 강도 높은 개혁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향후 본부장에게 책임과 권한을 부여해 사업본부별로 수익성을 최우선으로 하는 경영전략을 펼쳐 나간다는 계획이다.[미디어펜=정창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