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정부 친중정책으로 '샌드위치 신세'… 국가 존립 흔들릴 큰 도전 직면
미국과 중국이 군사, 외교, 안보, 경제 부문에서 전방위로 대립하며 파열음을 내고 있다. 전문가들은 미국과 중국 간의 패권 다툼이 무역전쟁, 기술전쟁의 단계를 넘어 새로운 '냉전'(cold war)에 돌입했다고 분석한다. 원인은 중국이 먼저 제공했다. 

덩치 커진 중국이 세계 곳곳에서 힘자랑을 했지만 초강대국으로서 책임 있는 모습을 보이지 못했다. 거대한 내수시장에 대한 접근권을 미끼로 중국에 투자하게 해 놓고 공정한 기회를 주지 않는 경우가 속출했다. 지적재산권은 상습적으로 짓밟았고, 기술과 노하우를 훔치는 경우도 빈발했다. 

외교, 안보적으로 이해가 충돌하면 관광객을 안보낸다든지, 수출입을 규제해 굴복시키려 했다. '일대일로'라는 이름으로 글로벌 유통망을 구축하겠다며 주변국들을 줄 세우는가 하면 남중국해에서는 국제법을 무시하고 인공섬을 만들고 영해를 선포했다. 이런 중국에 대해 미국이 칼을 빼 든 것이 신냉전의 본질이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이끄는 미국 행정부는 지난 21일 의회에 제출한 '중화인민공화국에 대한 미국의 전략적 접근'(United States Strategic Approach to The People’s Republic of China) 보고서에서 "중국은 생명과 자유, 행복추구권에 대한 미국의 기본적인 신념을 흔드는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면서 "이제 중국에 대해 경쟁적 접근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 손보기'가 시작됐음을 선언한 것이다.  미국은 코로나 사태에 대해서도 '중국 책임론'을 제기하며 보복조치를 예고했다. 화웨이 등 중국 기술 기업을 제제하는가 하면 인도, 일본, 한국, 호주, 뉴질랜드, 베트남 등 우방국들에게 '경제번영네트워크'(EPN·Economic Prosperity Network) 구축을 제안해 중국을 '글로벌 공급망'에서 배제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홍콩의 민주주의 요구를 놓고도 맞서고 있다.

   
▲ 미국과 중국이 군사, 외교, 안보, 경제 부문에서 전방위로 대립하며 파열음을 내고 있다. 문재인 정부의 친중정책으로 '샌드위치 신세'가 된 우리나라에 큰 도전이 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중국과의 모든 관계를 완전히 단절할 수도 있다"는 극단적 언사로  중국을 협박했다.  코로나 사태로 미국인 9만명 이상이 사망하면서 미국인들의 중국에 대한 반감은 1979년 미·중 수교 이후 최고조에 달했다.  11월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중국과 한판 승부를 내야 한다는 분위기가 고조되고 있다. 

중국은 일단 몸을 낮추면서도 중국의 국익이 훼손되는 것은 용인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왕이(王毅) 중국 외교 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은 24일 베이징에서 열린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기자회견에서 "안타깝게도 코로나19 외에 정치 바이러스가 미국에서 확산하고 있다"면서 "이 정치 바이러스는 중국을 공격하고 모독하고 있으며, 일부 정치인들은 중국에 대해 너무 많은 거짓말과 음모를 꾸며냈다"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미국과 중국의 대립은 문재인 정부의 친중정책으로 '샌드위치 신세'가 된 우리나라에 큰 도전이 되고 있다. 양국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 잘못 대응하면 대한민국이라는 국가의 존립 기반 자체가 흔들릴 수 있다. 2019년을 기준으로 미국은 한국 수출의 13.5%, 수입의 12.3%를 차지한다. 

중국의 경우 수출은 25.1%, 수입 21.3%에 달한다. 수출입 규모로는 중국이 더 크지만 중국으로 수출된 한국 제품이 중국에서 가공돼 다시 미국으로 수출되기 때문에 중국이 더 중요한 교역 상대국이라고 잘라 말할 수는 없다. 미국은 또한 안보동맹이자 국제경제시스템의 설계자로서 여전히 모든 부문에서 중국에 비해 압도적 우위에 있다.

미국이냐 중국이냐를 놓고 양자택일을 강요하는 분위기가 고조되고 있지만 적어도 두가지 해법이 있어 보인다. 하나는 먼 미래를 바라보며 차분히 실력을 키우는 것이다. 기초과학과 첨단 산업기술에 대한 투자, 교육의 선진화 등을 통해 사회 전체의 효율을 높여야 한다. 

일본, 독일 수준으로 펀더멘털을 강화해 세계경제시스템에서 반드시 필요한 나라가 되면 누구도 우리를 무시하지 못하게 된다. 두번째는 먼저 원칙을 세우고 눈치보지 말고 철저하게 이 원칙에 따라 대응하는 것이다. 미국이든 중국이든 세계인의 상식에 반하는 압력을 가할 경우 우리의 목소리를 강하게 내며 맞서야 한다.

우리는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를 설치할 때 우왕좌왕하며 목소리를 제대로 내지 못하는 실수를 범했다. 중국은 사드 기지를 제공한 롯데그룹에 법과 제도에도 없는 엄청난 불이익을 줬다. 자국민의 한국 관광을 중단시키고, 한한령을 발동해 중국내 한국 제품의 소비를 제한했다. 안보 문제에 경제 문제를 결부시켜 미국에는 그렇게 지키라고 호소했던 세계무역기구(WTO)의 원칙을 중국 스스로 훼손했다. 

이런 중국에 대해 지금까지도 말 한마다 하지 못하고 있다. 또다시 이런 실수를 반복할 수는 없다. 미국이든 중국이든 국제 무역 규범을 벗어나 우리의 국익을 일방적으로 훼손할 때에는 거침없이 우리의 입장을 밝히고 당당히 맞서야 한다. 초강대국이라도 상식과 합리, 원칙을 지키는 나라를 함부로 할 수 없다. 그리고 대한민국이 그렇게 무시당할 정도로 작은 나라도 아니다.

지적재산권 침해를 밥 먹듯이 하고 투명성, 공정, 책임, 법치, 인권존중 등 보편가치를 무시하는 중국을 성숙된 강대국으로 보기는 힘들다. 그리고 군사력, 과학기술, 금융 등 모든 면에서 미국이 중국에 훨씬 앞서 있는 게 사실이다. 

중국이 전부문에서 한국 경제를 추격하는 최대 경쟁자라는 점을 간과해서도 안된다. 반도체 등 몇 개 분야만 추월당하면 한국 경제 전체가 중국 경제권에 예속되는 상황을 맞을 수도 있다. 이번 기회에 중국과 격차를 더 벌이고 장기적으로는 중국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는 방안도 모색해 볼 필요가 있다.
[미디어펜=편집국]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