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누적 상승률 1.34%…낮은 중위가격과 신안산선 등 교통호재 힘입어
   
▲ 서울 아파트 전경./사진=미디어펜

[미디어펜=이다빈 기자]서울 아파트 값이 두달째 하락장을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구로구 아파트 가격이 연초부터 지속 상승하고 있다. 구로구는 9억 이하 저렴한 가구 수가 많은데다 신안산선 등 교통호재에 힘입어 키 맞추기에 들어간 모습이다.

한국감정원 주간아파트 매매가격동향에 따르면 서울 구로구 아파트 값은 저번주(18일 기준) 0.06% 상승했다.

구로구 아파트 값의 올해 누적 상승률을 1.34%로 연초부터 쉬지 않고 오르는 중이다. 올해 서울에서 1% 이상 오른 지역으로도 유일하다.

서울 아파트 값은 저번주 -0.04%를 보이며 8주째 하락 중이다. 이주 상승한 지역은 구로구와 금천구뿐으로 모두 내렸다. 이중 금천구는 3주간의 보합세 끝에 0.01% 소폭 올랐다.

서초구 강남구는 -0.14%, -0.13%의 변동률을 보이며 낙폭이 줄어들었지만 여전히 서울 지역에서 가장 큰 하락세를 보였다.

실거래가 역시 뛰고 있다.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구로동 삼성래미안 전용 78㎡는 올해 3월 7억4000만원에 거래됐다. 같은 78㎡가 지난해 3월 5억8000만원에 거래되며 1년 새 1억6000만원 올랐다. 지난해 12월 3억3200만원에 팔리던 구로동 두산위브 36㎡는 올해 3월 4억1900만원에 거래되며 3개월 사이 1억 가까이 가격이 상승했다. 

이달 초 구로동 중앙하이츠 전용 84㎡에서는 6억4500만원의 역대 최고가 실거래가가 나왔다. 이 아파트 역시 지난해 7월 5억3700만원에 팔렸다.

업계에서는 상대적으로 저렴한 구로구 아파트 가격이 키 맞추기에 들어갔다고 보고 있다. 구로구 아파트의 중위가격은 지난달 기준 5억1750만원으로 서울 평균 8억3665만원보다 크게 저렴하다.

신축 공급도 뜸했다. 2016년부터 2018년까지 3년간 신규 입주가 없다가 지난해 3166가구, 올해 780가구가 입주했다.

여기에 교통 호재도 영향을 미쳤다. 경기 시흥에서 서울 여의도를 잇는 복선전철인 신안산선이 구로구 일대를 지나게 될 예정이며 최근에는 서울 광화문까지 연장하는 방안도 고려중이다. 신안산선은 2024년 개통을 앞두고 있다.

서부간선도로의 지하화로 상습 정체도 해소될 전망이다. 서울시는 성산대교 남단에서부터 서해안고속도로와 연결되는 금천IC까지 왕복 4차로 10.33km 구간에 지하도로를 건설하고 그 위에 일반도로를 전동차 전용도로로 개발할 계획이다. 사업은 올해 연말에서 내년 초에 완공 예정이다. 

함영진 직방 데이터랩장은 "강북의 투기 지역이 아닌 곳들 중 중소형 주택 밀집지에서 상향평준화가 이뤄지고 있는 과정"이라며 "호재에 초점을 맞추기 보다는 저평가 지역에서의 일부 키맞추기 수요라고 보는 것이 맞다"고 말했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이 지역 아파트 값이 9억까지 도달하기에 아직 여유가 있어서 대출을 활용할 수 있는 금액이 많이 남아 실수요자들의 접근이 쉽다"며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대의 아파트에서는 교통이 개선된다는 것이 큰 메리트가 있어 신안산선 등 호재로 매수를 고려한 사람들이 관심이 쏠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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