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멸종'된 줄 알았던 보수 잠룡들, 서서히 꿈틀
보수 유력 인사 일부, 차기 대선후보 선호 조사에서 1%대
유승민·황교안·홍준표 등 각양각색 대권 준비...원희룡도 존재감
손혜정 기자
2020-05-27 19:00

[미디어펜=손혜정 기자]보수 야권의 '잠룡'들이 하나둘 '기지개'를 켜며 본격적인 정치적 재기를 노리고 있다. 미래통합당이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 출범을 앞둔 가운데 잠재적 유력 인사들이 '대권 도전장'을 내밀어 영향력과 존재감을 입증하려는 태세로 풀이된다.


보수 야권의 잠재적 대권 후보군들은 4.15 총선과 함께 변화된 정치 지형에서 좀처럼 초라한 경쟁력을 면치 못하고 있다.


총선 후 지난달 20~24일 리얼미터가 조사한 차기 대선 주자 선호도에선 이낙연 전 총리가 40.2%의 지지율을 받아 1위 자리를 굳건히 지켰고 이재명 지사(14.4%)가 2위에 안착했다.


   
▲ 황교안 전 통합당 대표는 4.15 총선 당일 개표 종료 전 참패의 책임을 지고 대표직을 사퇴했다. 황 전 대표는 5월 중반께부터 통합당 내 현역 및 당선자에게 전화를 돌려 안부를 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사진=연합뉴스

야권 후보 중에선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통합당 전신) 대표가 7.6%로 3위, 이어 황교안 전 통합당 대표(6%),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4.9%), 오세훈 전 서울시장(4.7%) 등의 순이었다.


또 한국갤럽이 지난 12~14일 실시한 '다음 번 대통령감으로 누가 좋다고 생각하는가' 조사에서도 1·2위는 모두 여권 후보였으며 야권에선 안 대표가 가장 앞섰지만 지지율은 3%였다. 이어 홍 전 대표가 2%, 황 전 대표와 유승민 통합당 의원 모두 이름은 올랐지만 둘 다 1%에 그쳤다.


이와 같이 보수 대선주자는 '씨가 말랐다'는 평가가 속출하고 있다. 그러나 사라진 듯 보였던 보수 대권 후보군 사이에서도 '마지막 불씨'를 살려보겠다는 '잠룡'들이 '각양각색'의 모습으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여론조사에서는 이름을 올리지 못했지만 원희룡 제주도지사도 후보군 하마평에는 지속적으로 등장하고 있다. 지난 13일 동아일보에 따르면 여야 초선 당선자 1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이들 사이에선 야권 대선주자 후보는 '없다' 응답 다음으로 원 지사가 가장 많은 호응을 얻은 것으로 나타났다.


   
▲ 원희룡 제주도지사./사진=원 지사 페이스북

정치권에선 원 지사에 대한 초선 당선자의 선호도와 관련, "소장파 때부터 혁신과 개혁을 많이 주장했던 모습이 '어필'된 것 같다"는 분석이다. 또 일각에선 "원 지사가 추진하는 '블록체인특구', '카본프리아일랜드(탄소제로제주)' 등 4차 산업혁명 정책도 단순 도정에만 국한된 정책은 아니"라는 평가다.


원 지사도 신동아 6월호 인터뷰에서 "차기 대권 도전을 마다할 이유는 없다"고 입장을 보인 바 있다. 다만 원 지사는 코로나19 사태에 대한 고민에 집중할 때라고 덧붙였다.


유승민 통합당 의원도 지난 26일 대선 출마 의지를 표명했다. 유 의원은 이날 자신의 팬클럽 '유심초' 카페에 영상 메시지를 올려 "내년 대선후보 경선과 1년 10개월 후 있을 2022년 3월 9일 대통령 선거가 저의 마지막 남은 정치의 도전"이라며 "반드시 제가 보수쪽의 단일 후보가 돼 본선에 진출해서 더불어민주당 후보를 이기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유 의원은 이미 '정치적 고향' 대구로 돌아가 바닥 기반을 다지고 있는 것으로도 알려졌다.


   
▲ 유승민 통합당 의원이 26일 팬카페 유심초에서 영상 메시지를 통해 대권 도전 의지를 표명했다./사진=유심초

유 의원에 앞서 홍 전 대표도 지난 22일 대선 출마를 시사하며 "개원이 되면 전국적으로 '대국민 정치 버스킹'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4.15 총선 참패의 책임을 지고 사퇴했던 황 전 대표도 5월 중순께부터 통합당 내 현역 및 당선자들에게 '안부 전화'를 돌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황 전 대표가 출마했다가 낙선한 '정치 1번지' 종로에 장학재단을 설립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이에 따라 그가 본격적인 대권 준비 행보를 보이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한편, 신율 명지대 교수는 '미디어펜'에 "황 전 대표는 총선 책임을 지고 사퇴한 사람인데 다시 활동하는 듯한 모습을 보이는 건 너무 이르다"며 "장학재단이 정치적인 게 아니더라도 결국 '정치활동'으로 비춰질 확률이 높고 일단은 조용히 있다가 활동하는 게 본인을 위해서도 좋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신 교수는 홍 전 대표에 대해선 "(홍 전 대표는) 당외 인사고 당내에서 홍 전 대표를 (대권주자로) 받아들일지는 모르겠다"고 말했다.


   
▲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통합당 전신) 대표가 지난 22일 대국민 정치버스킹에 나서겠다며 대선 출마를 시사했다./사진=미래통합당

유 의원의 대선 출마 도전에 대해선 익명을 요구한 통합당 관계자는 '미디어펜'에 "올 연말까지 주변인들과 경제공부모임 정도 하다가 내년 초에 선언했으면 모를까, 대선 이슈가 전혀 안 되는 상황에서 혼자 치고나온 모습은 '나 잊지 마세요' 하는 격"이라며 "너무 뜬금없다"고 평가했다.


리얼미터 조사는 오마이뉴스 의뢰로 지난달 20일부터 24일까지 5일간 전국 만 18세 이상 유권자 2552명을 대상으로 실시했다. 무선(10%) 전화면접 및 무선(70%)·유선(20%) 자동응답 혼용 방식으로, 무선 80%, 유선 20% 병행 무작위 생성 표집틀을 통한 임의 전화걸기로 진행했다. 응답률은 4.5%이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 ±1.9%p다.


한국갤럽 여론조사는 지난 12~14일 전국 만 18세 이상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됐고 신뢰수준은 95%에 표본오차 ±3.1%였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


[미디어펜=손혜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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