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병과정과 절차 문제없어…검찰 수사 범죄 성립 어려워”
[미디어펜=조한진 기자]검찰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기소할 수 있다는 전망 나오는 가운데 법리적 명분이 떨어진다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 검찰이 살피고 있는 삼성 경영권 승계의 핵심 사안에서 위법성을 찾기 어렵다는 이유 때문이다.

28일 법조계와 재계 등에 따르면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의혹은 2015년 5월 참여연대 등의 고발이 계기가 됐으나 5년이 지난 현재까지 설만 무성할 뿐 뚜렷한 혐의가 없다.

   
▲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사진=삼성전자 제공

경영권 승계 과정을 수하사는 검찰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삼성 합병과정에서의 시세조종 의혹’으로 수사 방향을 바꾸고 있지만 성과가 없기는 마찬가지다.

이에 비해 삼성이 제시한 ‘미래 비전’은 현실화 되면서 삼성 바이오 사업도 본 궤도에 오르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시가총액 기준 국내 3위, 40조 규모의 초대형 회사로 성장했다.

분식회계 의혹이 불거지고 있지만 투자자들은 삼성의 바이오 사업에 큰 신뢰를 보내고 있다. 정부도 반도체, 미래형 자동차와 더불어 바이오를 3대 미래 신성장산업으로 지정해 전폭적 육성 의지를 보이고 있다.

시장에서는 삼성이 분식회계로 바이오사업의 가치를 부풀렸다는 주장은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오히려 바이오산업의 미래 가치를 회계적으로 장부에 반영한 것으로 해석하는 게 합당하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삼성은 10년 전인 2010년 5월 바이오제약, 의료기기, 자동차용전지, LED, 태양전지 등 신수종사업을 발표했고, 그해 12월 삼바이오제약 사업 진출을 경정했다. 이어 2011년 4월 삼성바이오로직스 설립, 2012년 2월 삼성바이오에피스를 설립했다.

홍기용 인천대 경영학과 교수는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과정과 시점을 보면 절차에 문제가 없어 보인다”며 “중범죄를 범하지 않았다면 불확실성을 조속히 제거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인신 구속 등으로 경영 중단이 올 경우 우리 경제와 삼성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지난 26일 오전 검찰은 이 부회장을 피고발인 신분으로 비공개 소환했다. 일부 언론은 ‘이 부회장 기소’에 무게를 둔 기사를 내고 있지만, 검찰 수사팀 사정이 여의치만은 않다는 것이 법조계의 시각이다.

   
▲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중국 출장을 마치고 지난 19일 오후 김포공항을 통해 귀국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검찰 내부 소식에 밝은 관계자에 따르면 수사팀은 이 부회장과 삼성 합병 및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의혹의 접점을 찾지 못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특히 모든 의혹의 근간이 되는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의혹 관련 혐의 입증에 난항을 겪는 것으로 전해진다. 회계 분식 의혹 규명도 버거운 상황을 고려한다면, 이 부회장 기소나 신병처리는 사실상 어렵다는 분석이 나온다.

최준선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명예교수는 검찰의 이 부회장 수사와 관련해 “범죄 성립이 어렵다”고 설명했다.

최 명예교수는 “삼성바이오로직스 건은 IFRS(국제회계기준)에 대한 이해를 잘못해서 벌어진 일이다. 범죄 증명이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며 “합병 건은 이미 표 대결로 주총에서 승인을 받았다. (합병)비율 건도 자본시장법 시행령에 따랐기 때문에 범죄가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한편 검찰은 전현직 삼성물산 임원 일부에 대한 영장 청구를 먼저 시도한 뒤, 그 결과에 따라 이 부회장 기소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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