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삼성 라이온즈 고졸 신인투수 허윤동(19)이 데뷔 등판에서 무실점 피칭으로 강렬한 눈도장을 찍었다.

허윤동은 28일 사직구장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와 원정경기에 선발 등판, 5이닝을 4피안타 5사사구(볼넷 4개, 사구 1개) 무실점으로 틀어막았다. 운도 따랐지만 프로 1군 무대 데뷔전을 치른 고졸 신인임에도 놀랄만한 위기관리 능력을 보여줬다.

2020 신인드래프트에서 2차 1라운드(전체 5순위)로 삼성의 지명을 받아 입단한 허윤동은 유신고 시절 소형준(kt 위즈)과 원투 펀치를 이뤄 황금사자기와 청룡기 2관왕을 이끌었던 좌완 기대주다. 

그동안 2군(퓨처스)에 머무르며 1군 데뷔를 기다려온 허윤동에게 예상보다 일찍 기회가 찾아왔다. 백정현과 벤 라이블리의 잇따른 부상으로 선발진에 공백이 생기자 허삼영 감독이 허윤동을 선발로 낙점하고 이날 데뷔 출격시킨 것.

   
▲ 사진=삼성 라이온즈


무실점 피칭을 하긴 했지만 사실 허윤동은 3회까지는 위태위태했다. 1회말 첫 타자로 맞은 민병헌을 몸에 맞는 공으로 내보냈고, 1사 후 손아섭에게 볼넷을 내줘 1, 2루가 됐다. 여기서 이대호에게 좌측 담장을 큼지막하게 넘어가는 초대형 홈런성 타구를 맞았다. 폴대 위쪽으로 크게 넘어간 이 타구는 당초 홈런 판정이 나왔지만, 삼성 측의 비디오판정 요구로 판독 끝에 파울로 번복됐다.

홈런으로 한번에 3실점할 위기는 넘겼지만 이대호에게 안타를 맞고 1사 만루 위기에 몰린 허윤동. 여기서 안치홍을 3루수 직선타, 김동한을 2루 땅볼로 잡고 진땀 끝에 실점 없이 첫번째 이닝을 마쳤다.

2회도 불안했다. 선두타자 한동희에게 2루타를 맞고 볼넷 2개를 내줘 다시 1사 만루로 위기를 자초한 것. 하지만 이번에도 전준우를 내야 뜬공, 손아섭을 내야 땅볼 처리하며 한 점도 허용하지 않았다.

3회도 실점 위기가 있었다. 이대호에게 안타, 한동희에게 2루타를 맞고 2사 2, 3루가 됐다. 그러나 김준태를 루킹 삼진으로 솎아내 스스로 불을 껐다.

초반 잇따른 위기에서도 실점하지 않자 허윤동은 더 분발했고 4회말은 처음으로 깔끔한 삼자범퇴 이닝을 만들었다. 

투구수가 많아지긴 했지만 볼끝에 힘이 있어 5회말에도 마운드에 오른 허윤동은 2사 후 안치홍을 볼넷 출루시킨 뒤 도루까지 허용해 다시 스코어링 포지션에 주자를 뒀다. 흔들리지 않은 허윤동은 김동한을 우익수 뜬공으로 잡고 승리투수가 될 수 있는 5이닝을 무실점으로 마무리했다.

허윤동이 이렇게 대견한 무실점 피칭을 하는 동안 삼성 타선은 적절한 지원 사격을 해줬다. 2회초 2사 후 박찬도와 김헌곤의 연속 2루타로 선취점을 냈고, 4회초에는 이원석의 볼넷 후 살라디노가 적시 2루타를 날려 추가점을 뽑았다. 6회초에도 김헌곤의 적시타로 달아나는 점수를 올렸다.

제 책임을 다한 허윤동은 3-0 리드 상황에서 6회 들며 노성호와 교체돼 물러났다. 투구수는 97개로 많은 편이었다. 삼성이 그대로 승리할 경우 허윤동은 데뷔전을 무실점 선발승으로 장식하게 된다.

허윤동은 유신고 동기 소형준과 함께 신인왕 후보로 꼽혔다. 소형준이 이미 kt의 선발 로테이션 한 자리를 차지해 3경기 등판에서 2승(1패, 평균자책점 6.48)을 올리며 한 발 앞서갔지만 허윤동은 출발부터 힘차게 달려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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