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당, 여론 지지로 열세 극복해야...우려 속 닻 올려
첫 발 떼기도 전 '무기력' 지적 받아...일각선 "한계 어쩔 수 없다"
"통합당 투쟁력은 원 구성에서...여론 지지 유도가 통합당 할 일"
손혜정 기자
2020-06-01 16:35

[미디어펜=손혜정 기자]제21대 국회 개원과 함께 미래통합당도 1일 '김종인호' 비상대책위원회 닻을 올렸다. 그러나 통합당이 첫 발을 떼기도 전, 일각에선 당의 '무기력화'를 우려하는 때이른 목소리도 들려온다.


'위안부 피해자' 후원금 횡령 의혹을 받고 있는 윤미향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신분은 지난달 30일부로 당선자에서 국회의원으로 바뀌었다. 이로써 윤 의원에겐 '불체포 특권'이 주어졌으며 그는 검찰 수사 진행에도 불구하고 소속 당의 강력 엄호 속에서 의정활동을 시작하게 됐다.


통합당은 '윤미향 의혹'과 '위안부 할머니 피해 진상'을 규명하겠다며 지난달 25일 태스크포스(TF)를 구성했다. TF 위원장은 곽상도 의원이 맡았다. 곽 의원은 이용수 할머니가 피해 사안을 폭로한 이래 윤 의원의 부동산 내역을 공개하는 등 해당 문제를 거의 전담하다시피 하며 진상 규명에 주력하고 있다.


   
▲ 통합당이 1일 첫 비대위회의를 가졌다./사진=미래통합당

다만 곽 의원의 노력과 TF 발족에도 불구하고 윤 의원 문제에 대한 통합당의 역할은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나아가 국민적 공분을 산 윤미향 사태마저도 다소 기대에 미치지 못한 태세를 보였다며 통합당이 '야당'으로서의 견제 역할을 잘 수행할 수 있을지도 의구심을 사고 있다.


그동안 통합당은 범 좌파 진영으로부터 '친일' 프레임으로 공세를 받아왔던 터다. 때문에 '윤미향 사태'는 국민적 지지를 등에 없고 '177석' 민주당을 자가당착에 내몰 수도 있었던 일종의 '호재'였던 셈이다.


그러나 통합당은 지난달 19일 하루 새에도 '윤미향 국정조사' 건을 두고 오락가락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날 오전엔 '윤미향 국정조사 추진'을 강조하는 입장이었지만 3시간 만에 '너무 나간 말씀'이라며 당론과는 관계가 없다고 선을 그었다. 그러면서도 국조의 가능성은 언제나 열려있다는 모호한 스탠스를 취하기도 했다.


TF 위원인 박성중 통합당 의원은 1일 YTN 라디오 '노영희의 출발 새아침'에 출연해 "(윤미향) 기자회견으로도 의혹이 전혀 불식되지 않고 오히려 추가됐다"면서도 사회자가 '(윤 의원이) 사퇴라도 해야 하는가'라고 묻자 "주호영 원내대표가 '국민퇴출운동'까지 이야기를 했지만 현재 검찰수사가 진행되고 있기에 지켜보고 그게 미진하면 국정조사도 요구하고 국민퇴출운동까지 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고 답해 '0.5보' 떨어져 대처하는 모양새를 보였다.


다만 통합당의 입장과 관련해선 신율 명지대 교수는 '미디어펜'에 "국정조사 같은 경우는 검찰 결과라는 게 조금이라도 나와야 요구할 수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신 교수는 "정당 차원의 TF라는 건 한계가 있다"며 "사실상 책임론도 국회에서 공식적으로 거론하거나 요구하기 힘든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신 교수는 "통합당의 투쟁력을 시험할 수 있는 건 결국 '원 구성' 문제"라며 "법제사법위원장을 17대 이후 관례대로 야당이 가져갈 수 있느냐에서 통합당의 능력이 검증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장성철 공감과논쟁 정책센터 소장도 '미디어펜'에 "의혹은 이미 나왔고 결과는 계좌추적 등 횡령을 입증해야 하는데 이걸로 통합당이 정치적 공격을 하기는 힘들 것"이라고 다소 회의적으로 바라봤다.


반면 임종화 청운대 교수는 '미디어펜'에 "개원 전 또는 검찰조사 결과 나오기 전이라는 건 핑계라고 본다. 형식적으론 TF를 구성했지만 통합당의 일련의 태세에선 '윤미향 사건'을 당의 메인 이슈로 상정하기 꺼려하는 전제가 엿보인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임 교수는 "'도덕의 잣대'로 공격받아온 통합당이 비윤리적·비도덕적·불법의 정점에 있는 '윤미향 의혹'을 정면으로 문제제기 하지 않는 모습에서 이미 야당으로서의 동력을 상실한 것으로 본다"며 "향후 정부여당발 개헌 및 국가보안법 폐지 시도, 원 구성, 공직자선거법 개정 문제, 공수처장 임명건 등에 있어서도 통합당의 '무기력화'는 '협치' 명분으로 반복될 것이 자명하다"고 예측했다.


   
▲ 통합당이 지난달 25일 '위안부 할머니 피해 진상 규명 TF'를 구성했다./사진=미래통합당

임 교수의 지적대로 실제 여권에선 4.15 총선 압승 직후 곧바로 국보법 폐지와 개헌에 대한 발언이 나오기도 했다. 우희종 전 더불어시민당 공동대표는 4월16일 페이스북에 "이 지지는 공수처 설치 등 개혁과제와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 등의 국정과제 수행은 물론, 현 정권 초기의 개헌 논의도 상기시켜준다"며 "개인적으로 상상의 날개가 돋는다. 보안법 철폐도 가능하지 않을까"라고 말한 바 있다.


또한 여권 성향의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지난달 31일 중국의 홍콩국가안전법 강행과 관련해 페이스북에 "홍콩에 도입되려는 그 법이 한국에는 버젓이 남아있다는 사실"이라며 "한국 국가보안법을 폐기하는 데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신 교수는 "결국 통합당의 견제력 문제는 거대여당이 어떤 마인드를 갖고 있느냐의 문제"라며 "'일잘하는 국회'가 단순 '일사불란함'과 다수를 강조하는 민주주의 '수단'인 건지를 먼저 따져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통합당이 할 수 있는 건 여론의 힘과 지지를 이끌어내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통합당의 역할에 대해 장 소장도 "여당의 실수만 기다려야 하는 답답한 상황"이라고 전망했다.


임 교수는 "수적 열세에 갇히지 말고 차제에 국가예산을 받는 시민단체에 대한 전면 재검토를 통합당이 요구할 수는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미디어펜=손혜정 기자]

오늘의 인기기사

<-- log -->
PC버전
© 미디어펜 Corp.
맨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