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당대회, 기본소득제 두고 대권주자간 경쟁 과열
지나친 과열 분위기에 “정권 창출에 악영향” 우려
[미디어펜=조성완 기자]더불어민주당의 차기 대권주자들이 각종 사안을 두고 벌써부터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당내에서는 ‘코로나19 위기 대응’에 집중해야 할 시기에 대권주자들의 조기 과열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오는 8월 전당대회는 유력 대권주자인 이낙연 코로나19국난극복위원장과 김부겸 전 의원의 출마로 대선의 전초전 성격을 띠게 됐다. 이를 두고 또 다른 유력 대권주자인 김두관 의원이 ‘7개월짜리 당대표’로 견제를 하면서 물밑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이 위원장은 지난 3일부터 코로나19 대응을 위한 권역별 순회 간담회를 갖고 해당 권역의 민주당 시·도지사 및 의원들과 접촉하고 있다. 김 전 의원도 곧 예비 캠프를 꾸리고 본격적인 조직 정비에 나설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오른쪽)와 이낙연 코로나19국난극복위원장(왼쪽)이 지난 8일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악수를 하고 있다./사진=더불어민주당 제공

두 사람이 차근차근 당권 행보를 진행 중인 상황에서 불출마를 선언한 김두관 의원은 연일 ‘당 대표 임기’를 내세우며 견제에 나서고 있다. 대권주자가 당 대표가 되면 임기 2년을 못 채우고 내년 3월 중도 사퇴해야 하는 점 등이 주요 공략 포인트다.

이와 관련, 당내 86운동권 그룹 모임인 ‘더좋은미래’ 소속 의원 30여명은 최근 정례모임에서 대선이 2년 가까이 남은 시점에서 ‘대선 전초전’이 펼쳐질 것에 대한 우려를 제기했다. “정부가 코로나19 극복에 명운을 걸고 있는데 대선후보들이 전대에 나와 대선 전초전 격으로 격돌하는 것이 바람직한가”라는 지적이다.

김종인 미래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이 던진 ‘기본소득제’를 둘러싼 경쟁은 박원순 서울시장, 이재명 경기지사가 참전하면서 그 범위가 더욱 확산됐다. 전당대회가 당내 권력 문제라면 기본소득제는 여야를 초월한 사회의 화두로 부상한 만큼 대권주자들의 경쟁이 더욱 활발해지고 있는 것이다.

박 시장과 이 지사가 특히 두 사람은 기본소득제와 전국민 고용보험 실시를 두고 정면충돌 양상까지 보이는 상황에서 지난 8일에는 이낙연 위원장이 “찬반 논의가 필요하다”며 발을 담갔다.

김부겸 전 의원도 9일 “당장 닥친 코로나 위기에서, 기본소득 지급은 대증 요법은 될 수 있지만 기본소득은 '코로나 이후'라는 보다 장기적 관점에서 생각해야 한다”면서 “기본소득에 앞서 고용보험 확대가 급선무”라고 주장했다.

김 전 의원은 특히 “지금 기본소득을 둘러싼 정치권의 논쟁이 하루하루가 살얼음판인 노동자들에게 결과적 소외로 흘러서는 안 된다”며 “하물며 '사회주의 배급' 운운하는 낡은 색깔론은 빠져줬으면 한다. 제발 좀 진지했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8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사진=더불어민주당 제공

차기 대권주자들이 일찌감치 경쟁을 벌이는 것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제기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코로나19 위기 극복을 연일 강조하는 상황에서 힘을 실어줘야 할 당이 오히려 이슈의 중심에 서는 것은 옳지 않다는 지적이다.

홍영표 의원은 이날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지금 진짜 누구나 하는 이야기는 코로나로 인한 국가 위기를 어떻게 극복해야 하는가, 경제위기를 어떻게 극복하는가, 이게 가장 주된 과제”라고 주장했다.

홍 의원은 “문 대통령 중심으로 당정청이 잘 힘을 모아서 위기를 극복하고 나면 정권 창출의 기회는 올 것”이라면서 “오히려 대권주자들이 지금부터 나서서 조기에 상황을 과열시키면 그것이 오히려 정권 창출에 나쁜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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