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동은 기자] HDC현대산업개발이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원점에서 재검토할 것을 요청하면서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 등 채권단의 고민이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 KDB산업은행 본점(왼쪽)과 한국수출입은행 본점 모습/사진=각사


9일 현산은 보도자료를 통해 “아시아나항공 인수 의지에는 변함이 없다”면서도 “인수상황 재점검·인수조건 재협의 등 한국산업은행 및 계약 당사자들 간의 진정성 있는 노력을 통해 아시아나항공 인수가 성공적으로 종결될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발표했다.

이는 산업은행 등 채권단이 지난달 29일 현산에 인수 의사를 명확히 밝힐 것을 요구한 공문에 대한 회신이다.

앞서 현산과 미래에셋 컨소시엄은 금호산업과 이달 27일까지 아시아나항공의 거래를 끝내기로 한 주식 매매계약을 지난해 말 체결했다.

하지만 계약 체결 후 코로나19 사태가 터지면서 아시아나항공의 부채는 4조5000억원 증가했으며, 지난해 6월말 보다 자본총계도 1조772억원 감소하는 등 자본잠식이 매우 심각한 상황이다. 이처럼 계약 시점보다 아시아나항공의 재무여건이 안좋아지면서 현산이 채권단에 인수조건을 재협의하자고 제시한 것이다.

이에 채권단이 현산의 요구를 받아들일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채권단은 현산과의 협상이 결렬될 경우 아시아나항공의 자회사 분리 매각도 검토하고 있지만 항공업계 상황을 고려하면 어려운 상황이다. 

채권단 관계자는 “채권단에서도 현산의 입장에 대해 인지하고 있지 않은 상황이었기 때문에 당황스러운 부분이 있다”며 “관련 사안에 대해 내부적으로 검토한 후 사태를 지켜보면서 최대한 빨리 입장 발표를 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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