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노른자 상임위 양보" 통합당 "추가 협상 없다"
본회의에서 상임위 배정 여부 불투명, 미뤄질 수도
[미디어펜=조성완 기자]더불어민주당과 미래통합당의 21대 국회 원 구성 협상이 결렬됐다. 

여야 원내대표는 국회 원 구성 잠정 합의안을 마련했지만, 야당이 의원총회에서 이를 거부했다. 박병석 국회의장은 예정대로 이날 오후 본회의를 열겠다고 밝혔지만, 통합당은 불참을 결정했다.

김영진 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민주당이 내놓을 수 있는 최대치를 뛰어넘는 양보안이었고 노른자 상임위를 양보했다"며 "어렵게 마련한 일하는 국회 합의안을 통합당이 의원총회에서 거부했다"고 밝혔다.

   
▲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12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사진=더불어민주당 제공

민주당은 여야 원내대표와 수석부대표가 전날 밤 회동에서 민주당이 법사위를 가져가는 대신 통합당이 △예결위 △국토위 △정무위 △교육위 △문체위 △농해수위 △환노위를 가져가는 안에 잠정 합의했다고 주장했다.

김 원내수석부대표는 "국민 민의를 무시하는 구태 정치로, 또 다시 국정 발목잡기 행태를 보인 데 대해 대단히 실망스럽다"며 "통합당은 오늘 결정에 분명히 책임져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민주당은 더 이상 지지부진한 협상에 매달리지 않을 것"이라면서 "국민이 뽑아준 의석만큼 국민이 부여한 책무를 다하겠다. 민주당은 오늘 협상을 정리하고 본회의를 계획대로 진행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협상 종료선언의 배경에 대해선 "현재 협상을 통해서 할 수 있는 최대치를 민주당에서 양보했다고 생각한다"며 "이후 협상에서도 가합의된 안 이상으로 더 이상 제시할 안이 현재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민주당은 이날 국회 의사과에 지난 10일 본회의서 의결된 상임위 정수조정안을 제출했으며, 박병석 국회의장은 이날 오후 2시 예정대로 본회의를 연다는 방침이다.

반면 통합당은 법사위를 민주당에 주기로 합의한 적이 없다는 입장이다. 배현진 원내대변인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법사위에 대해서는 통합당은 전혀 합의한 바 없다”면서 “법사위를 주고협상하거나 딜을 한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통합당은 의원총회에서 법사위원장직을 확보하지 못할 경우 원 구성 협상을 거부하는 동시에 이날 오후 예정된 본회의에도 불참하기로 했다.

   
▲ 12일 오전 국회의장실 방문하는 통합당 중진의원들./사진=연합뉴스

주호영 원내대표는 이날 의총이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나 "통합당은 오후 본회의에 참석하지 않는다. 다만 우리의 뜻을 분명히 하기 위해 한 분 정도 본회의장에 들어가 의사진행 발언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주 원내대표는 민주당과의 추가 협상 여부를 묻는 말에는 "더는 추가 협상을 하지 않겠다"며 "협상은 없고 (민주당의) 협박만 있었다"고 했다.

그는 "의석 비율에 따라 (통합당이 요구한) 상임위원장직이 11대 7 배분은 어느 정도 받아들여졌는데, 민주당은 (법사위원장직을 제외하고) 자신들이 줄 수 있는 7개 상임위원장직을 제안했다"고 말했다.

이어 "제헌 국회 이후 20번의 개원에서 합의 없이 일방적으로 상임위원장을 뽑는 것은 처음으로, 우리 헌정사에 남을 오점이자 폭거가 될 것"이라며 "만약 그런 일이 있으면 우리나라에 국회가 없는 것이다. 야당도 없고, 민주당 1당 독재밖에 없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다만 이날 본회의에서 18개 상임위의 배정이 모두 이뤄질지는 불투명하다. 일각에서는 법사위를 우선 배정한 뒤 추후 열리는 본회의에서 나머지 상임위 배분이 이뤄질 수도 있다는 전망이 제기되고 있다. 박병석 국회의장이 국회 파행을 막기 위해 상임위원장 선거 안건을 본회의에 상정하지 않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미디어펜=조성완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