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통일부 장관 이임식서 "증오로 증오를 이길 수 없다"
   
▲ 이날 사표가 수리된 김연철 통일부 장관이 19일 서울 세종대로 정부서울청사 별관에서 열린 이임식에서 이임사 뒤 단상을 떠나며 눈을 감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미디어펜=김소정 기자]김연철 통일부장관은 19일 남북관계 악화에 대한 책임을 지고 공식 퇴임했다. 

그는 이임식에서 "남북관계가 위기 국면으로 진입했다"며 "실망과 증오의 감정을 주고받고 있는 상황이지만 분명하게 말씀드릴 수 있는 것은 결코 증오로 증오를 이길 수 없다"고 말했다.

김 장관은 먼저 북한을 향해 "남북관계에는 치유할 상처가 많다. 이런 상황에서 새로운 상처를 덧붙이면 치유는 그만큼 어려워진다"며 "여기서 멈춰야 한다. 저의 물러남이 잠시 멈춤의 기회가 되기를 간절히 바란다"고 했다.

이어 통일부 구성원을 향해 "통일가족 여러분에게는 미안함 투성이다. 저와 함께하는 동안 신나는 일도 웃을 일도 별로 없었을 것"이라면서 "신명 나게 일할 기회도 없었다. 장관으로서 가장 안타까웠던 순간은 고생하는 여러분이 제대로 평가받지 못할 때였다"고 밝혔다.

김 장관은 "주어진 권한에 비해 짊어져야 하는 짐은 너무나 무거웠다. 앞으로도 한동안 비바람이 세차게 불 것"이라며 중국 영화 ‘인생’의 대사 '살아있으면 좋은 날이 오겠지'를 언급 "넘어지지 않고 고비를 견디면 기회가 올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동안의 비판과 질책은 모두 제가 안고 떠나겠다. 저의 사임이 지금의 분위기를 조금이나마 쇄신하고 통일부의 위상과 역할을 생각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했다.

김 장관은 "그동안 저를 믿고 험난한 여정을 묵묵히 함께해 준 여러분께 고마운 마음을 전한다"며 "동시에 무거운 짐만 남겨둔 채 떠나게 되어 정말 미안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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