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원우 기자] 옵티머스자산운용의 공공기관 매출채권 펀드 환매연기 사태가 발생해 시장에 충격을 주고 있는 가운데, 이번 사건이 라임자산운용 때와 상당히 비슷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판매사와 운용사 등의 주장이 서로 배치되면서 업계 내의 갈등도 커질 것으로 우려된다.

2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옵티머스자산운용의 공공기관 매출채권 펀드 환매연기 사태가 일파만파 커지고 있다. 이미 금융감독원은 390억원 규모의 사모펀드 환매연기 상황을 밝힌 옵티머스운용에 대해 현장검사에 돌입한 상태다. 옵티머스운용이 공공기관 발주 관련 매출채권에 투자한 것이 아니라 부실 채권에 투자했다는 의혹이 있는 만큼 정확한 사실관계부터 파악하겠다는 취지다.

   
▲ 사진=옵티머스자산운용 홈페이지


옵티머스 측은 지난 18일 판매사인 NH투자증권과 한국투자증권 등에 옵티머스 크리에이터 채권전문투자형사모투자신탁 제25호, 26호에 대한 ‘만기 연장’ 요청 공문을 발송했다. 이 펀드의 만기일은 6개월로 환매연기 금액은 NH투자증권 217억원, 한국투자증권이 167억원 규모로 도합 390억원 수준이다.

최근 라임자산운용이 사모펀드 관련 환매중단 사고를 낸 뒤 얼마 되지 않아 이번 옵티머스 사태가 터지면서 시장에서는 사모펀드 업계에 대한 소비자 신뢰성이 전반적으로 저하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이번에 옵티머스 측과 관련해 문제가 된 상품은 ‘옵티머스 크리에이터 펀드’로 기업이 공공기관이나 지방자치단체로부터 받을 매출채권을 편입해 수익을 내는 구조로 설계됐다. 수익률은 연 3% 수준이지만 안정적인 수익을 낼 수 있다는 기대감이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었다.

하지만 옵티머스 측이 당초 투자자들에게 안내했던 공공기관 매출채권이 아닌 ‘부실 채권’에 투자해 환매가 중단됐다는 정황이 포착돼 파문이 일고 있다. 이 펀드 판매사 중 하나인 NH투자증권 측은 옵티머스가 제공했던 명세서와 다른 자산이 펀드에 편입돼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힌바 있다.

설상가상으로 옵티머스운용이 부실 채권에 고객자금을 빼돌린 뒤 다른 투자자들의 돈으로 메우는 일명 ‘돌려막기’ 의혹도 제기됐다. 이는 라임자산운용이 부실 발생 자산을 펀드끼리 비싼 가격에 주고받으며 돌려막기 한 것과 판박이다. 이번 사건의 파문 역시 라임 사태만큼이나 길어질 수 있다고 보이는 이유다.

한편 옵티머스 측은 이번 사태와 관련해 ‘법무법인’이 공공기관 매출채권을 양수도한 것처럼 계약서를 위조했다는 주장을 하고 있다. 즉, 자신들도 법무법인에 속은 피해자라는 입장이다.

사건의 전말은 현장조사에 나선 금감원의 조사 결과에 따라 우선 그 윤곽이 잡힐 전망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금융당국의 조사결과가 나와야 사건의 크기와 여파를 짐작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사모펀드 업계가 연이은 악재로 크게 위축될 것으로 우려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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