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과 북미 협력으로 25년간 발굴 작업 한미가 국군전사자로 판명
문재인 대통령 첫 기념식 참석…트럼프 등 22개 참전국 정상 메시지
[미디어펜=김소정 기자]문재인 대통령이 25일 오후 국가보훈처 주최 경기도 성남 서울공항 격납고에서 열리는 6.25전쟁 제70주년 행사에 참석했다. 

문 대통령이 취임 이후 처음 참석한 이날 6.25 기념식은 70년만에 귀환하는 국군전사자 147구의 유해 봉환식과 함께 열렸다. 

이날 봉환되는 유해는 지난 25년동안 북한지역에서 3차례 북미 공동작업과 2차례 북한 단독작업의 결실이다. 1990년대부터 북한지역에서 발굴된 유해들이 미국에 건너갔고, 이를 한미가 공동으로 신원확인을 거쳐 최종 국군전사자로 판명했다.

   
▲ 25일 서울공항에서 열린 6·25전쟁 70주년 행사에서 전사자 유해가 운구되고 있다./청와대

이날 봉환된 유해 147구 중 7분의 신원이 사전에 확인되면서 유족들이 이날 행사에 참석했다. 7인의 유해는 장진호 지역에서 발굴됐으며 1950~1951년 전투지에서 사망한 것으로 확인됐다. 

또한 이날 행사에 미군 유해 6구도 함께했다. 국내에서 발굴됐던 유해 전체를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이 검수하고, 미국 DPAA와 공동 감식한 결과 최종 미군으로 확인된 이들이다.

2010~13년 사이 미국측 단독 작전지역인 대전전투 2구, 창녕·마산·벙커고지·사창리전투 지역에서 각각 1구씩 발굴된 유해이다. 이 미군 영웅들은 행사 종료 후 개별 신원확인을 위해 주한미군 오산기지로 이동해 26일 미국으로 송환될 예정이다.

   
▲ 25일 서울공항에서 열린 6·25전쟁 70주년 행사에서 국군 전사자들의 유해가 봉환되고 있다./청와대

청와대는 “이번 유해봉환은 남북미 관계의 중요성을 다시 한 번 상기시키는 계기가 된다”며 “DMZ 구역 남북 공동 유해발굴사업이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으로 연결되면서 북한 지역 내 전사자 유해 인계 관련 협조가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밝혔다. 

그동안 북한지역 내 전사자 유해 인계는 북미 간에만 협조가 이뤄졌으며, 타 유엔군 참전국의 유해는 미국을 통해서만 인계된 사례가 전부였다. 따라서 6.25전쟁 전사자 유해발굴은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을 통해 진행 중인 인계사업과 남북공동사업이 유일하다. 

이번에 호국 영웅들의 귀환에 대한 각별한 예우를 표하기 위해 박재민 국방부 차관을 단장으로 하는 봉환유해인수단과 함께 공군의 최신예 공중급유기(KC-330, 시그너스)를 미국 하와이 현지(히캄 기지)로 보내어 참전 영웅들의 유해를 직접 모시고 왔다. 

   
▲ 문재인 대통령이 25일 서울공항에서 열린 6·25전쟁 70주년 행사에서 고 김명순 이등중사 유족에게 무공훈장을 수여하고 있다./청와대

국군전사자들의 유해는 공중급유기의 화물칸이 아닌 승객 좌석에 안치시켜 귀환 여정의 격을 높였다. 긴 공중급유기의 항속거리로 중간 기착없이 한 번의 비행으로 모셨왔다. 

공중급유기가 한국방공식별구역에 진입할 당시 공군 전투기 6대가 맞이해서 서울공항에 도착할 때까지 엄호 비행을 했다. 6대의 엄호기 구성은 6.25전쟁 당시 참전했던 101, 102, 103전투비행대대 소속 전투기를 혼합 편성했다. 

신원이 확인된 국군과 미군 유해 13구에 대해 6.25참전 기장을 대통령, 국가보훈처장, 국방부 장관, 주한미국 대사, 유엔군연합사령관, 6·25관련 보훈 단체장 8인 등 13명이 수여했다.

   
▲ 문재인 대통령이 25일 서울공항에서 열린 6·25전쟁 70주년 행사에서 국군 전사자들의 유해에 참전기장을 수여하고 있다./청와대

이날 기념식에서 거행되는 유해 봉송식 이후 국군전사자 147구는 서울 현충원 내 국선재에 임시 안치될 예정이다. 이중 신원이 확인된 7구는 유가족과 안장지에 대한 협의를 거쳐 육군총장 주관 안장식 후 서울 또는 대전현충원 등에 안장 예정이다. 140구는 국군유해발굴단에서 감식을 통해 신원확인에 들어가게 된다.

문 대통령은 70년만에 6.25전쟁 당시 공적이 확인된 생존 참전용사 1명의 가족과 유족 2명에게 무공훈장을 수여한다. 영웅들에 대한 감사의 마음을 담은 감사메달도 마련해 생존 참전유공자 8만4000여명을 대표하는 차수정 6.25참전 유공자회 부회장에게 수여했다.

   
▲ 문재인 대통령이 25일 서울공항에서 열린 6·25전쟁 70주년 행사에서 봉송되는 국군 전사자 유해를 향해 거수경례하고 있다./청와대

이번 행사에서는 최초로 UN 참전 22개국 정상이 보내온 영상 메시지가 세편으로 나뉘어 상영됐다. 또 참전국 정상을 대신해 22개국 대사가 모두 참석하며, 이를 통해 6.25전쟁 참전국들과의 국제적 연대를 재확인하게 됐다.  

이날 기념식은 고령층 참석자의 안전을 고려해 6.25전쟁 행사 최초로 일몰 이후에 개최됐다. 또 코로나19 재확산 우려에 따른 방역 조치로 5000여명 규모로 치렀던 작년과 달리 참전유공자, 주한 외교사절, 정부 주요인사 등이 참석한 가운데 300여명 규모로 대폭 축소돼 진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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