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력업종 규제개선 간담회' 개최…철강·정유·석화협회 등 참석
유통 관련 규제, 경제민주화 이념서 발생…시장질서 교란 야기
   
▲ 26일 서울 세종대로 상의회관에서 열린 '주력업종 규제개선 간담회 2차회의'에서 박구연 규제조정실장(오른쪽에서 2번째)이 발언하고 있다./사진=대한상공회의소


[미디어펜=나광호 기자]수출부진이 길어지고 코로나19가 겹치면서 산업경쟁력 제고가 화두로 떠올랐으나, 고강도 규제가 발목을 잡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대한상공회의소는 이날 국무조정실·산업통상자원부·기획재정부·환경부 관계자 등이 참석한 가운데 서울 세종대로 상의회관에서 '주력업종 규제개선 간담회 2차회의'를 개최했다. 업계에서는 철강·비철금속·정유·석유화학 업종별 협회 및 주요 기업이 동참했다.

이 회의는 대한상의와 국조실이 추진하는 '주력산업 경쟁력 강화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업종별 규제개선 및 현안애로 해소를 목적으로 하며, 이번에는 △납사 세율조정 △부산물의 자원재활용 확대 △화학물질 저장시설 설치기준 완화 △제철소 가스배출설비 적용 유연화 등이 논의됐다.

참석자들은 국내 화학기업이 납사크래커(NCC) 등에 투입하는 납사를 국내외에서 조달할때 0.5%의 탄력관세를 적용받는 반면, 일본·중국·대만 등은 영세율이 적용되기 때문에 납사 탄력관세를 조정해 제품 가격을 낮춰야 한다고 촉구했다.

또한 현재는 사업장에서 발생하는 부산물을 외부유출 없이 원료로 재활용해도 폐기물로 분류되며, 전문업체의 위탁처리 등 별도절차 없이는 사용이 불가능하다는 점에서 동일사업장 내에서 자가활용되는 물질을 전부 원료로 인정해달라고 요청했다. 

2015년 도입된 화학물질관리법의 관련 규정도 도마에 올랐다. 이 규정에 따르면 유해화학물질의 실외저장시설은 유출사고를 방지하는 방류벽을 갖춰야 하지만, 이전에 착공된 시설은 감기지·CCTV 등을 통해 경보체계를 강화하면 방류벽 설치로 인정된다. 그러나 기존 시설 노후화로 설비를 교체할 경우 적용여부가 불분명하다는 문제가 있는 것으로 평가됐다.

참석자들은 현재 일산화탄소(CO) 함유량이 높아 유해화학물질로 분류되는 부생가스는 취급시설의 이상 등이 발생해 안전밸브로 배출되면 별도의 처리설비를 통해 회수하고 있지만, 실제 현장에서는 부생가스를 주변 환경에 미치는 영향이 최소화되도록 변환시켜 배출해도 별도 설비가 필요한 실정이라고 설명했다.

   
▲ 24일 서울 세종대로 상의회관에서 열린 '대한상의 유통 법·제도 혁신 포럼'에서 우태희 대한상의 상근부회장(왼쪽에서 5번째)과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사진=대한상공회의소


유통산업을 둘러싼 규제 역시 효과도 실증되지 않았으며, 오히려 시장질서를 교란하는 결과로 이어졌다는 비판을 받았다.

실제로 대한상의가 대형마트 영업일 규제가 시행된 2012년과 8년이 지난 2019년의 업태별 소매업 매출 변화를 분석한 결과, 전체 매출은 43.3% 늘어났다. 그러나 전통시장 등을 포함한 전문소매업의 매출은 28.0%에 그쳤으며, 대형마트는 유일하게 마이너스 성장(-14.0%)을 기록했다.

임영균 광운대 교수는 지난 24일 대한상의가 마련한 '유통 법·제도 혁신 포럼'에서 "유통정책이 국민인 소비자 후생중심으로 설계돼야 하는데 소상공인과 전통시장을 보호하려는 취지가 너무 앞서 대형 유통규제라는 카드를 쓰게 된 것이 안타깝다"고 토로했다.

이병태 카이스트 교수도 "유통산업 규제의 배경은 경제민주화라는 정치적 이념에 따라 발생한 것"이라며 "급변하고 있는 유통산업 환경에서 대형마트를 규제하니 '식자재 마트'라는 또 다른 포식자가 나타나 시장경쟁질서만 어지럽히고, 동시에 전통시장 상인들과 골목상권의 영세 소상공인들을 또 한 번 울리고 있다"고 질타했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세계경제포럼(WEF) 국가순위에서 한국은 141개국 중 13위에 올랐으나, 정부규제가 기업활동에 초래하는 부담은 87위로 2018년보다 8단계 떨어졌다"면서 "문재인 정부가 규제방식을 포지티브에서 네거티브로 바꾸겠다고 천명했으나, 현실은 반대로 가고 있다"고 말했다.

[미디어펜=나광호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