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권 "국격·정권의 품격 추락" "검찰총장 눌러라 압박받았나"
추 법무, 25일 강연서 윤석열 겨냥 "잘라먹었다...지휘랍시고"
[미디어펜=손혜정 기자]김종인 미래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이 26일 윤석열 검찰총장을 공개 비난한 추미애 법무부 장관에 대해 "인성의 문제"라고 날을 세웠다.

김 위원장은 이날 국회에서 슈테판 잠제 '콘라드 아데나워재단' 한국사무소 소장과의 만남 뒤 취재진과 만나 "검찰총장 하면 사실 국회 청문회를 통과해서 대통령이 임명하는 그런 직책인데 역대 지금까지 검찰총장과 법무장관 사이 과도한 말이 오고가는 걸 처음 본다"며 "그러니까 사람들이 개개인의 인성의 문제라 보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지켜야할 것은 지켜야 하는데 말을 너무 쉽게 뱉으니 그런 현상이 생기지 않는가"라며 "저는 가장 충실하게 자기 직무를 수행하는 사람이 지금 검찰총장, 감사원장이라 생각하는데 그런 사람들에게 정상적인 국회에서 가능한지 의심할 정도의 발언이 쏟아진다"고 비판했다.

   
▲ 추미애 법무부 장관./사진=연합뉴스

이어 "한국 국회가 거꾸로 발전하는 게 아니냐는 인상도 받는다"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추 장관의 언행에 대해서는 이날 야권의 집중 공세가 이어졌다.  

통합당 소속 원희룡 제주도지사는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지휘랍시고', '잘라먹었다'는 천박한 표현은 북한에서나 쓰는 말인 줄 알았는데 대한민국 법무장관 입에서 들을 줄은 상상도 못했다"며 "이런 법무장관은 처음 본다. 대한민국의 수치"라고 강력 비판했다.

이어 원 지사는 "추 장관의 수준이 문재인 정권의 수준을 보여준다"며 "추 장관 때문에 대한민국의 국격과 정권의 품격이 바닥으로 추락하고 있다"고 날을 세웠다.

조해진 통합당 의원도 이날 YTN 라디오 '노영희의 출발 새아침'에 출연해 "(추 장관은) 독특한 권위주의 또는 권위의식이 있는 분"이라며 "추 장관이 범여권으로부터 검찰을 확실하게 장악해라, 또는 윤석열을 누르든지 쫓아내든지 해라 하는 압박을 받으신 것 같다"고 말했다.

배준영 통합당 대변인도 이날 BBS 라디오 '박경수의 아침저널'에서 "대한민국의 삼권 분립과 그리고 법치주의의 올바른 운영을 위한다면 이렇게 할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국민의당도 추 장관 발언에 대해 '부적절하다'고 밝혔다. 권은희 국민의당 원내대표는 "법무부 장관이 특정 정당의 의원들의 모임에 가서 검찰총장 품평을 한 가벼움과 그 언어의 경박함이 정말 목불인견"이라며 "법무부 장관이 감찰 권한을 남용하여 구체적 사건에 대해 검사를 지휘하는 일이 일상화되어 가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앞서 추 장관은 전날(25일) 윤 총장을 향해 "내 지시 절반을 '잘라먹었다'", "(윤 총장이) 장관 말을 겸허히 들으면 지나갈 일을 '지휘랍시고' (해서) 일을 꼬이게 만들었다"며 하대하는 듯한 발언을 해 논란을 일으켰다.

또 추 장관은 더불어민주당 초선 의원들을 대상으로 한 국회 강연에서 "말 안 듣는 검찰총장과는 일해본 적이 없다"며 "검찰청법에는 장관이 총장에게 구체적인 지휘를 할 수 있도록 되어 있다"고도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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