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소차에 힘준 현대차 정의선, 상용차 부문 육성 본격화
2025년까지 스위스에 수소트럭 1600대 공급…내년부터 국내 시범운영
글로벌 시장 확대, 판로 확보 청신호…경쟁사 능가할 비전 필요
김태우 기자
2020-06-29 13:33

[미디어펜=김태우 기자]수소모빌리티 산업이 상용차를 중심으로 경쟁구도가 형성되며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다. 


이 같은 분위기는 수소분야의 최상위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는 현대자동차그룹에 긍정적인 효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상용 수소차는 승용에 비해 상용화에 유리해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이 그리는 수소경제를 앞당기는 마중물 역할을 하게 될 것으로 기대된다.


2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내달 1일부터 3일까지 경기도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리는 '제1회 수소모빌리티+쇼'에서 현대차그룹은 그동안의 수소모빌리티 전 라인업을 공개하고 수소모빌리티 산업의 글로벌 리더로서의 입지를 공고히 할 전망이다. 


   
현대차의 미래 상용차 비전을 담은 수소전용 대형트럭 콘셉트카 'HDC-6 넵튠(Neptune)'이 공개됐다. /사진=현대차


현대차는 올해를 시작으로 2025년까지 스위스에 1600대 규모의 대형 수소트럭을 공급할 예정이다. 앞서 현대차는 지난 2018년 스위스 수소에너지 기업 'H2에너지'와 수소트럭 공급 계약을 체결한 데 이어 지난해 합작법인인 '현대 하이드로젠 모빌리티'를 설립했다.


합작법인에 공급되는 수소트럭은 현대차의 대표 트럭인 '엑시언트'를 기반으로 유럽 현지 법규에 맞춰 개발된 10t급 '넵튠'으로 신형 수소연료전지시스템 2개가 병렬로 연결된 190kW(킬로와트)급 수소연료전지시스템과 7개의 대형 수소탱크를 탑재해 1회 충전 시 약 400km를 주행할 수 있다.


현대차는 올해 초 넵튠 일부 물량을 현지 테스트 및 시범운행 목적으로 스위스에 보냈으며, 관련 절차가 마무리되는 대로 수출을 본격화할 예정이다.


현대차는 지난해 엔진·발전기 분야 글로벌 리더인 미국 '커민스(Cummins)'와 북미 상용차 시장 수소연료전지시스템 공급 협약을 맺는 등 미국 시장 진출도 본격화하고 있다. 수소연료전지시스템은 올해부터 공급이 이뤄진다.


미국은 '트럭킹의 나라'로 불릴 정도로 장거리 트럭 운송 수요가 많은 곳인 만큼 수소트럭 시장이 열릴 경우 막대한 수요가 발생할 수 있다.


다만 최근 한화그룹이 지분을 투자했다 대박을 치며 화제를 모은 '니콜라'라는 미국 수소트럭 업체와 경쟁구도가 예상되고 있다. 니콜라는 수소트럭 사전예약 물량 1만4000대를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고, 시가 총액은 상장한지 1달도 안된 회사가 현대차를 뛰어넘었다. 


더욱이 니콜라는 현재 단 1대의 수소트럭도 생산하지 않은 것을 보면 향후 현대차그룹의 위상에 도전장을 내민 상태다. 이 밖에 유럽을 중심으로 미래먹거리로 수소경제구축을 선언하며 수소모빌리티 산업의 경쟁이 강화되고 있다. 이에 기술력과 함께 글로벌 시장에서의 입지를 다지기 위해 현대차그룹이 전력을 다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국내에서는 내년부터 10t급 수소트럭 넵튠의 국내 버전이 시범 운영될 예정이다. 


현대차는 지난달 환경부, 산업통상자원부, 현대글로비스, CJ대한통운, 쿠팡과 수소트럭 보급 시범사업을 위한 상호협력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내년부터 2022년까지 넵튠 5대를 투입해 군포-옥천 구간 및 수도권 지역에서 시범사업을 실시할 계획이다.


수소버스의 경우 좀 더 일찌감치 상용화를 향한 행보를 이어오고 있다. 현대차는 지난 2006년부터 수소버스를 개발해 왔으며, 2006년 독일월드컵 기간 중 1세대 수소전기버스를 시범 운행하며 전 세계의 이목을 모은 바 있다.


이후 2018년에는 서울과 울산에서 3세대 수소버스를 투입해 시범 운행했으며, 지난해 6월 3세대 수소버스의 양산형 모델을 공개한 바 있다. 최대 45명이 탑승할 수 있는 3세대 수소버스는 수소 1kg당 13.5km, 1회 충전 시 약 450km를 주행할 수 있어 주행 거리에 대한 불안함도 말끔히 덜어냈다.


   
시범운행중인 현대자동차 수소전기버스. /사진=현대차


양산형 수소버스는 앞으로 서울, 부산, 울산, 광주, 서산, 아산 등에 300대 이상이 공급돼 운영될 예정이다.


수소트럭이나 수소버스는 승용 수소차에 비해 상용화에 유리한 조건을 갖추고 있다. 승용 수소차는 차주의 거주지와 동선이 넓은 지역에 분산돼 있어 수소충전소와 같은 인프라 구축에 어려움이 크지만 트럭이나 버스는 화물 상하차 지역이나 차고지에만 충전소를 마련해 놓으면 되니 훨씬 간편하기 때문이다. 


특히 수소 상용차는 수소연료전지 시스템이 차지하는 공간이 기존 내연기관 차량과 큰 차이가 없을 정도로 에너지 밀도가 높다. 기존의 차량과 같은 수준의 짐과 사람을 싣고도 친환경성을 높일 수 있다는 점은 수소 상용차가 시장에서 많은 관심을 받고 있는 이유다. 


글로벌 컨설팅 업체 맥킨지는 미래 수소 경제를 분석한 보고서에서 전기트럭과 수소트럭의 운행 거리에 따른 비용을 비교한 결과, 100km를 기준으로 거리가 더 길어질수록 수소트럭의 비용 경쟁력이 계속해서 커진다고 분석했다.


충전에 상당한 시간을 소비해야 하는 전기 상용차와 달리 짧은 시간에 충전이 가능하다는 것도 수소 상용차의 장점이다. 차주 입장에서는 차량의 회전율을 높이는 요인이 되니 경제성 면에서 이득이다.


이 때문에 업계에서는 수소차 상용화는 트럭과 버스 분야에서 먼저 이뤄지고, 일정 기간 상용화를 거쳐 안전성과 효율성 검증 및 인프라 구축이 이뤄지면 승용차 분야로의 확장을 이끄는 형태가 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일본과 승용차분야에서 벌여왔던 경쟁과 달리 상용차를 통해 글로벌 경쟁으로 승격된 만큼 시장의 가능성과 현대차의 판로 확보가능성이 높아졌다"며 "다만 글로벌 시장에서의 확실한 입지를 굳히기 위해 현대차그룹 만의 비전제시가 중요하고 이를 통한 입지 굳히기가 관건이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미디어펜=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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