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건 방한 가능성, 북미협상 불씨 살릴까
당장 북미회담 불가능…남북협력 지지로 돌파구 삼을지 주목
“이미 탄탄한 세부계획 제시…북 대화 복귀하면 신속한 진전”
김소정 부장
2020-06-30 18:00

[미디어펜=김소정 기자]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부장관 겸 대북정책 특별대표의 방한이 이르면 7월 초로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북미 협상에 진전을 불러올지 주목된다. 


30일 외교소식통에 따르면, 한국과 미국이 비건 부장관 방한을 추진하고 있으며, 그 시기는 이르면 7월이 될 수 있지만 8월 이후로 넘어갈 수도 있다. 외교부는 비건의 방한 여부에 대해 “현재 정해진 바 없음”이라는 입장을 내놓고 있지만 판문점에서 깜짝 북미 접촉도 예상해볼 수 있다.  


비건 부장관의 방한은 지난 12월 이후 처음으로 당시 그는 북한을 향해 직접 만나자고 제안하기도 했다. “지금 우리의 일을 할 때다. 이제 그 일을 끝내자”며 “우리는 여기에 있고, 당신들은 어떻게 접촉해야 하는지 알고 있다”고 공개적으로 말했었다. 


비건 부장관이 한국을 방문한다면 북한에 대해 지금과 같은 긴장을 고조시키는 행동을 멈추고 대화에 복귀하라는 메시지를 내놓을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당장 북미 정상회담이 열리는 것은 어려운 만큼 남북경협을 지지함으로써 대북제재에 유화적인 태도를 보일지 관심이 모아진다.


오는 11월 대선을 앞둔 트럼프 행정부로서는 직접적으로 대북제재 완화 등을 실행에 옮기기 어려운 상황이다. 따라서 문재인 대통령이 연초부터 제안해놓은 남북교류협력사업에 대한 제재 예외 조치로 대화의 끈을 이어가는 방안이 사실상 유일한 돌파구이다.  


마침 작년 6월30일 남북미 정상의 판문점 회동 1주년이 되는 시점에 비건 부장관의 방한설이 흘러나온 것도 북미 정상간 신뢰를 유지하고자 하는 미국측의 유화적인 메시지로 해석할 수 있다.


비건 부장관의 방한은 최근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이 지난 17일 전격적으로 미국을 방문했을 때 논의됐을 가능성이 크다. 당시는 북한이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폭파한 다음날로 한반도 긴장이 최고조에 달해있을 때였다.


이도훈 본부장은 남북연락사무소 폭파 32시간만에 미국 워싱턴 DC 인근 델레스 공항에 모습을 나타내 문재인 대통령의 특사 자격으로 방문한 것이 아니냐는 추측도 나왔었다. 당시 청와대는 이를 부인했지만 사실상 코로나19로 인해 중단됐던 한미 북핵수석대표협의가 지난 1월 이후 5개월만에 열린 것이었다.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오른쪽)과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부장관 겸 대북특별대표./연합뉴스

또한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25일 한국전 발발 70주년 헌화식 때 이수혁 주미대사에게 모종의 메시지를 전달한 것으로 알려진 일도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워싱턴 한국전쟁참전기념비를 처음으로 찾아가 헌화하고, 이 대사에게 한반도 정세에 관심과 우려를 표명했다고 전해졌다.


당시 이 대사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한반도 평화가 유지되도록 노력을 계속 해달라’고 하니 ‘그렇게 하고 있고, 앞으로도 그렇게 할 것’이라고 답했다”며 “문재인 대통령에게 전하는 메시지도 있는데 아직 공개하기는 그런 내용”이라며 말을 아낀 바 있다.

  

한편, 비건 부장관은 29일(현지시간) 비영리기구 저먼마셜펀드 개최 ‘브뤼셀포럼 2020’에서 미국 대선 전 추가적인 북미정상회담 개최 여부에 대한 질문을 받고 “지금부터 미국 대선 사이엔 아마도 열릴 것 같지 않다”고 답했다. 이어 “세계 전역에서 행사가 취소되고 있다”고 덧붙여 코로나19 상황이 북미 정상회담에도 영향을 미친다고 언급했다.


이어 비건 부장관은 북한에 대해 “그들은 계속해서 군사 역량을 자원 소비 최우선 순위에 두고 있다”며 “우리도 완전한 억지력을 유지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다만 “외교의 문을 계속 열어둔다면 미국과 북한엔 여전히 양측 모두가 원하는 방향으로 실질적인 진전을 이룰 시간이 있다”면서 “우리는 한반도 모든 사람에게 훨씬 더 밝은 미래가 있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협상에 대해서는 “부측의 협상 담당자들이 그들 정부를 대표해 결정을 내릴 권한이 없다는 점을 반복적으로 느꼈다. 이는 근본적인 어려움이다”라면서 “북한과의 합의는 우리뿐만 아니라 북한에도 달려 있다. 우리는 분명하고 탄탄한 세부계획을 내놨다. 만약 북한이 우리와 함께하려 한다면 매우 신속하게 진전을 이룰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지금으로서는 비건 부장관이 방한해도 코로나19 때문에 국경을 전면 폐쇄한 북한이 북미 접촉에 응할 가능성은 낮다는 것이 대체적인 전망이다. 또 비건이 어떤 메시지를 내놓든지 북한이 이에 호응하지 않으면 미 대선 전 북한 발 악재를 막을 수 있을지 여부도 확신할 수 없게 된다. 


아울러 비건 부장관이 한국에 와서 한미 간 최대 현안이지만 지지부진한 방위비 분담금 협상에 대한 압박 발언을 내놓을 가능성도 있다. 


[미디어펜=김소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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