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사정 대타협 무산…코로나 위기에도 민주노총 몽니
강성노조에 끌려다니는 친노동 정부…소 잃고 외양간도 못 고쳐
편집국 기자
2020-07-01 14:53

유래없는 코로나19 위기 상황을 극복하기 위한 노사정 대타협이 결국 민주노총의 불참으로 무산됐다. 1998년 외환위기 국면에서 '경제위기 극복을 위한 사회협약'을 한 지 22년 만에 한국노총과 민주노총이 참여한 가운데 대타협을 기대했지만 민주노총이 또 판을 깼다.


전대미문의 코로나발 경제 충격이 본격화한 3월 이후 5월까지 비정규직인 임시·일용직이 203만명이나 줄었다. 통계청이 발표한 고용동향을 보면 5월 취업자는 1년 전에 비해 39만2000명이나 감소했다. 관련 통계를 작성한 1999년 이후 가장 많은 수치다. 


코로나19 확산이 본격화한 3월 이후 취업자 수는 3개월 연속 감소세를 이어가고 있다. 실업률도 0.5%포인트 오른 4.5%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기업이 신규 채용을 포기하거나 연기하면서 청년(15~29세) 실업률은 10.3%까지 뛰었다.


수출길은 막히고 내수시장은 얼어붙었다. 기업의 매출과 이익이 곤두박질치며 벼량 끝으로 몰리고 있다. 더욱 심각한 것은 코로나19가 종식되지 않는 한 경제 상황이 나아질 가능성이 없다는 점이다. 현재로서 코로나 종식은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 언제 끝날지 모르는 불확실성의 동거다.


노사정 대표자 협약은 코로나19 위기 극복을 명분으로 지난 5월 20일 이후 출범했다. 40여일간의 우여곡절을 거치면서 대타협이 기대됐지만 결국 무산됐다. 1일 오전 국무총리와 민주노총 위원장, 한국노총 위원장이 모여 협약식을 갖기로 예고까지 했지만 민노총의 불참으로 취소됐다.


이번 노사정 합의안에는 고용 유지를 위한 대책과 전국민 고용보험 도입 등 노동계 역점 사안이 다수 포함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합의안 추인에 실패했다. 그동안 정부의 일방적인 친노동정책과 함께 지나치게 노조에 이끌려 다닌다는 비판에 직면했지만 다시 한 번 뒤통수을 맞았다.


   
유래없는 코로나19 위기 상황을 극복하기 위한 노사정 대타협이 결국 민주노총의 불참으로 무산됐다. 지난 5월20일 노사정 대표자회의(사회적대화)가 정세균 국무총리 주재로 총리공관에서 열렸다. 사진은 정세균 총리(가운데)가 김동명 한노총위원장(왼쪽부터), 김명환 민노총위원장, 손경식 경총회장, 박용만 대한상의 회장과 담소하고 있는 모습이다./연합뉴스


아무도 가보지 않는 지금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노사정이 사회적 대타협 정신을 살려 조금씩 양보하고 고통 분담에 적극 나서는 길이다. 기업과 일자리를 지키고 어려움을 빌미로 불평등이 확대되지 않도록 하는 것은 절실한 시대적 과제다. 해고 금지 같은 무리한 요구로 대화의 판을 깨는 것은 도움이 되지 않는다. 기업이 있어야 근로자도 있고, 근로자가 있어야 기업도 있다.


코로나 국난 상황에서 노사정이 따로 있을 수 없다. 하나로 뭉쳐져야만 위기극복의 실마리라도 찾을 수 있다. 기업을 살리고 경제를 일으켜야 일자리도 생긴다. 기업은 하루하루 전쟁을 치루고 있다. 그런 가운데서도 고용 유지를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 근로시간 단축이나 휴업 등을 통해 고용을 이어가려고 하는 기업의 노력에 노동계의 협력이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하다.


귀족노조의 밥그릇 챙기기와 있는 것, 없는 것 다 내 놓으라는 노조의 몽니는 결국 모두의 실패를 부른다. 일자리를 찾지 못해 좌절하는 젊은이가 넘쳐 난다. 실업으로 길거리로 내몰린 힘없는 노동자들의 현실을 힘있는 노조는 냉정하게 바라보고 상생의 해법을 찾아야 한다.


그동안 한 달 넘게 진행된 노사정 대화 과정은 결국 민주노총에 의해 좌지우지되고 있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이번 대화는 애초 민주노총 김명환 위원장이 정부에 제안해 시작됐다. 합의문엔 노동계 요구처럼 '해고 금지'가 들어가진 않았다. 경영계가 주장한 '임금 삭감이나 동결'도 들어가지 않았다. 


그런데도 이를 놓고 민주노총이 사실상 내부 갈등을 겪었고 끝내 파국을 맞았다. 애초 노사정 대화가 무리수였다는 지적의 예정된 결과라는 비판도 나온다. 온갖 요구를 쏟아내는 민주노총을 어떻게든 끌어안으려 했던 정부의 잘못된 신호가 부메랑을 맞은 격이다.


앞서 지난달 23일 정부는 20대 국회에서 자동 폐기된 '노조 3법' 개정안을 국무회의에서 통과시켰다. 이날 국무회의를 통과한 3법 중 노동조합법 개정안은 해고자, 실업자의 기업별 노조 가입을 허용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금지돼 있던 노조 전임자에 대한 급여 지급도 허용한다. 


교원노조법 개정안은 퇴직 교원의 노조 가입을 가능토록 해 2013년 법원 판결로 법외노조가 된 전교조를 합법화시켜 주는 내용이다. 공무원 노조법 개정안에는 5급 이상 공무원, 퇴직 공무원, 소방공무원의 노조 가입을 허용하는 내용이 담겼다.


국가경쟁력을 갉아먹는 갈등적 노사관계를 악화시킬 악법적 법안들이다. 해고된 직원이 해당 기업 노조전임자로 복귀한다면 원만한 노사 협상은 기대하기 어렵다. 176석의 다수 여당이 마음만 먹으면 법안 통과는 식은 죽 먹기다. 노조천국의 길이 열리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한 위기는 전례없는 역대급 위기다. 노사갈등은 사치다. 정부는 우선적으로 기업 살리기에 나서야 한다.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노노갈등이나 부추기다가는 한순간에 몰락할 수도 있다. 정부는 더 이상 민주노총에 끌려 다녀서는 안 된다. 국난극복이라는 절대적 과제를 외면해서는 안 된다.   


[미디어펜=편집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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