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키운 메가브랜드 블록버스터급 의약품 버금가
종근당건강 락토핏, 3년새 연매출 2000억원 돌파
건기식, 일반약 보다 소비자 접근성 높다는 장점도
   
▲ 서울시 한 대형마트에 건강기능식품이 진열되어 있는 모습./사진=김견희 기자


[미디어펜=김견희 기자]제약업계가 '제2의 락토핏'을 발굴하기 위해 일반의약품 브랜드를 건강기능식품(건기식)으로 전환해 출시하거나 지분투자, 경영참여 등 다양한 방식으로 건기식 사업에 주력하고 있다.

6일 업계에 따르면 유한양행은 갱년기에 좋은 약초인 백수오를 생산하는 내츄럴엔도텍의 지분을 사들여 경영권을 확보하고 갱년기 관련 건강기능식품 시장 진출을 알렸다. 

유한양행은 최근 내츄럴엔도텍의 지분 13.32%를 획득했으며 주요 주주인 서흥으로부터 액면가 기준 110억원어치의 전환사채(CB)를 자회사인 유한생활건강과 함께 매입했다. 유한양행이 전환사채를 주식으로 전환하면 내츄럴엔도텍의 3대주주가 된다. 이를 통해 유한양행은 내츄럴엔도텍의 경영권 및 제품 판매권을 확보하게 됐다. 1대 주주는 서흥이다. 

내츄럴엔도텍은 지난 2015년 '가짜 백수오 '사태 때 한바탕 홍역을 치룬 적 있다. 내추럴엔도텍 백수오 제품에서 식품 원료로 사용할 수 없는 이엽우피소가 혼입됐다는 의혹이 불거지면서 소비자를 불안에 떨게 했다. 

식약처가 내츄럴엔도텍의 백수오 제품에 대한 독성시험, 위해평가를 실시했으며, 그 결과 2017년 8월 백수오를 열수추출물 형태로 가공한 건강기능식품과 일반식품은 모두 안전하다고 발표한 바 있다. 하지만 시장 신뢰도가 한풀 꺾인 탓에 원료에 대한 의구심은 지속됐다. 

동아제약은 올해 일반의약품이던 써큐란을 건강기능식품으로 전환 출시했다. 회사는 써큐란알파를 시작으로 써큐란 오메가3등 건강 상태, 라이프스타일에 따라 선택할 수 있는 다양한 제형 및 성분의 제품을 지속적으로 선보인다는 방침이다. 

JW생활건강은 개인 맞춤형 건강기능식품 브랜드 '마이코드'를 선보이면서 신제품 3종을 출시했다. 이와 함께 자체 온라인몰인 마이코드몰을 개설하기도 했다. 대웅제약도 간 건강에 도움을 주는 '에너씨슬', 장 건강 보조제 '락피더스', 눈 관리에 '아이즈업', 혈행개선 보조제 '세노메가' 등을 내놨다. 

한미약품 자회사 한미헬스케어는 건강기능식품은 아니지만 두유 브랜드 '완전두유' 제품을 리뉴얼하고 14종으로 선뵀다. 국산콩을 사용한 제품으로 건강한 식단을 즐기는 사람들에게 각광받고 있다. 

이렇듯 제약 업계가 앞다퉈 건기식을 강화하는 이유는 건기식 시장이 점점 커지는 추세인데다가 잘 키운 건기식 브랜드가 블록버스터급 전문약 못지 않는 효자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예로 국민 유산균이라는 별칭을 얻은 '락토핏'이 있다.

종근당 건강의 락토핏은 2017년 선보인 이후 출시 3년만에 연매출 2000억원을 돌파하면서 메가브랜드로 급성장했다. 락토핏 브랜드 하나가 블록버스터 의약품 20개 정도의 매출을 일으키는 셈이다. 따라서 락토핏은 최단기간 최대 매출을 달성한 대표적인 건기식 브랜드로 꼽힌다. 

면역력의 중요성이 부각된 점도 한몫 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감염증이 지속되면서 아프기 전에 미리 건강을 챙겨 예방해야한다는 인식이 제고됐고, 이에 따라 건기식의 수요도 높아지고 있다.

건기식은 약국에만 한정적으로 유통할 수 있는 일반의약품과 달리 대형마트나 헬스앤뷰티(H&B)스토어 등에 입점할 수 있어 소비자 접점이 넓다는 장점이 있다. 일반약 보다 개발과 마케팅이 비교적 자유로운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건기식은 소비자 접근이 쉽고 개발도 비교적 수월한 편이다"며 "제약사 마다 앞세운 브랜드가 수익창출원(캐시카우)이 되길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건강기능식품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건강기능식품 시장 규모는 전년 대비 3.5% 성장한 4조6000억원으로 나타났다. 올해 성장률 역시 지난해를 웃도는 5~9%에 이른다면 전체 시장 규모는 4조7000억~4조9000억원에 이를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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