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기아차가 해외무대에서의 엔저 돌풍에 내실을 기하며 정면승부에 나섰다.
현대·기아자동차가 미국차와 일본차의 공세에도 미국 자동차시장 평균의 70%대에 불과한 인센티브(판촉비)를 더 낮추는 등 ‘제값받기’ 정책을 고수하며 내실을 기하고 있다.
|
 |
|
▲ 현대·기아차, 엔저돌풍 돌파구는 내실만전/뉴시스 자료사진 |
최근 일본의 추가 양적완화에 따른 엔저로 인해 원·엔 환율이 6년여 만에 최저로 떨어져 경쟁력 약화 우려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와 관련해 지난 3일(현지시각)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한국 기업들이 가장 중요한 수출시장 중 하나인 미국 시장에서 점유율을 잃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는 도요타 같은 일본 업체들이 딜러들에게 제공하는 인센티브를 늘리면서 판매 확대에 나서고 있다고 매체는 설명했다.
반면 현대차는 미국 시장에서 제 값 받기 정책을 펴고 있다. 일본 업체들과 달리 현대차는 미국에서 인센티브 제공금액을 되레 줄이고 있다.
미국시장에서 전적으로 딜러들의 판매에 맞기고 있는 현대차가 인센티브를 늘리면 차량이 판매가 증가하는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현대차가 제값 받기를 하고 있는 것은 외형적인 확장을 위해 손해를 보는 것보다 내실을 기하고 좀 더 탄탄한 기반을 만들기 위해서다.
WSJ가 보도한 같은 날 미국 자동차 전문조사기관인 에드먼즈닷컴의 조사에 따르면 현대차가 1~9월 미국시장에서 지급한 인센티브는 자동차 한 대당 평균 1761.6달러로 같은 기간 미국시장 평균인 2304.9달러의 76.4%에 그친 것으로 조사됐다.
기아차는 인센티브 지급액이 더 낮아 미국시장 평균의 69.9%인 1611.8달러에 불과한 것으로 집계됐다. 두 회사는 미국시장 내 주요 자동차업체 중 평균 1142.7달러를 지급한 혼다를 제외하고 가장 낮은 수준의 인센티브를 유지하고 있다.
미국시장 내 판매 1위를 기록 중인 GM은 같은 기간 대당 3253.4달러의 인센티브를 지급한 것으로 조사됐고, 포드(3123.1달러)나 닛산(1899.8달러), 토요타(1772.4달러) 등도 현대·기아차보다 할인 폭이 컸다.
인센티브는 판매촉진을 위해 미국시장에서 자동차업체가 딜러(판매상)에게 제공하는 일종의 판촉비로 액수가 클수록 할인 폭이 크다.
특히 현대·기아차는 다른 자동차업체들의 할인 공세 속에서도 인센티브를 계속 줄여나가고 있다. 현대차의 경우 지난 9월 인센티브가 전월 대비 5.8% 하락한 1560달러로 올 들어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현대차의 월별 인센티브 액수는 지난 6월 1926달러에서 7월 1864달러, 8월 1650달러 등으로 내림세를 이어가고 있다. 기아차 역시 9월 인센티브가 1566달러에 그쳐 전월 대비 2.9%(47달러) 하락한 것으로 집계됐다.
미국시장 최저 수준의 인센티브 정책을 유지하면서도 현대·기아차의 판매실적은 신차 효과와 품질 경쟁력 등을 내세워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
신형 제네시스와 쏘나타를 미국시장에 선보인 현대차는 1~9월 미국시장 판매대수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7% 증가한 55만7000대를 기록했고, 기아차는 쏘울 신차 효과 등으로 6.9% 늘어난 44만5000대를 판매했다.
현대·기아차 관계자는 “향후에도 높아진 제품 및 브랜드 인지도를 바탕으로 제값받기를 통한 내실경영을 계속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 같이 현대차의 내실을 기한 각고의 노력으로 앞으로도 탄탄한 기업으로 성장해나갈것으로 보여진다. 이것의 일환으로 현대차는 ‘2020 연비향상 로드맵’의 달성으로 최고수준의 연비 경쟁력 확보는 물론, 2020년 기준 우리나라와 미국, 유럽 등 주요국의 연비규제를 여유 있게 선제 대응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유럽과 중국 등 주요 시장에서도 고효율 차량 라인업을 강화해 연비 경쟁에 대응한다는 복안이다. [미디어펜=김태우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