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북미시장에서 시작 된 현대·기아차의 연비과장에 대한 논란이 사실상 종지부를 찍었다. 현대·기아차가 소비자 집단 보상에 이어지난 3일(현지시간) 미국 환경보호청(EPA)과 1억 달러의 벌금을 내기로 합의했다.

미국 법무부와 EPA은 2012년 11월 연비를 과장해 표기했다는 소비자들의 불만에 2년동안 조사를 시행해 이같이 발표했다.

   
▲ 현대·기아차, 연비관련 美정부에 1억 달러...벌금 아닌 수업료/뉴시스 자료사진

현대기아차 관계자는 "미국 정부와 협의해 온 연비 논란 합의금과 관련한 행정절차 종료로 미국시장에서의 불확실성이 완전히 제거됐다"며 "앞으로 미 정부의 연비측정 방식 개선에 적극 협조하는 한편, 판매 강화에 모든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현대·기아차의 북미지역 연비과장 논란은 지난 2012년 11월이다. 당시 EPA는 현대·기아차의 2011~2013년 모델 20종 중 13종 약 90여만대의 연비가 0.425~2.55km/ℓ 과장됐다며 연비표기의 하향조정을 권고했다.

이에 현대·기아차는 연비시험 절차상의 규정 해석과 시험환경 및 방법의 차이에서 생긴 오류일뿐 위법은 아니라는 입장을 고수했지만 자발적인 연비표기 수정과 해당차량 고객들에게 연료비 지원 등 적정수준의 보상을 약속했다. 앞서 대규모 리콜사태에 늦장대응으로 곤욕을 치른 도요타의 학습효과에 따른 현명한 판단이었다.

현대·기아차는 이후 연비과장과 관련한 후속 행정절차에 나선 EPA와 사회적 배상금 규모를 두고 논의를 진행해 왔다. 이번에 결정된 현대·기아차의 벌금은 각각 5680달러와 4320달러로 총 1억 달러다.

아울러 2억 달러 상당의 온실가스 크레딧(현대차 270만점, 기아차 205만점)도 차감한다. 집단소송 보상금과 벌금, 온실가스 크레딧 차감 규모를 모두 합치면 7억6500만 달러 한화로 약 8000억 원의 '기회비용'을 들인 셈이다. 특히 연비 논란 이후 현대·기아차의 미국시장 점유율이 정체되는 등 '비싼 수업료'를 치러야 했다.

하지만 현대·기아차는 비싼 수업료를 치르고도 북미시장에서의 '불확실성'이 제거된 만큼 판매활동에 회사의 역량을 집중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현대·기아차 관계자는 특히 "연비 하향 조정에도 현대·기아차의 미국 내 연비 수준은 업계 선두권"이라며 "고객 만족을 제고하기 위한 기술개발과 판매 강화에 계속 매진하겠다"고 말했다.

실제 EPA가 지난 달 발표한 자동차 연비 보고서에 따르면, 현대차의 수정 연비(29.0mpg)는 업계 수위인 마쯔다(28.1mpg) 보다 오히려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기아차(27.4mpg) 역시 2위를 기록한 혼다와 비슷한 수준이었다.

   
▲ 현대·기아차는 미국 정부와의 조정을 통해 벌금을 내는 것으로 연비과장 논란이 종결 되자 불확실성이 해소됐다며 앞으로 바케팅에 전념 하겠다는 입장을 전했다./SBS방송 캡처

현대기아차는 아울러 지난해 미국 비영리 과학자단체인 '참여과학연대(UCS)'가 탄소배출, 스모그 유발 배기가스 배출 등을 측정해 평가하는 업체별 순위에서도 최고점을 받아 가장 친환경적인 기업으로 선정됐다.

현대기아차는 아울러 연비시험 편차를 없애기 위한 미국 정부의 새 기준 개발에 적극 협조한다는 계획이다.

현대기아차 관계자는 "연비 시험 조건에 대한 미국 정부 규정은 시험 온도, 타이어 길들이기, 노면 상태 등의 구체적 명시가 없이 애매모호하게 돼 있다"며 "주행저항 테스트 과정에서 발생한 데이터 처리상의 오류는 이미 시정해 EPA에서도 승인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고객들에게 정확한 연비정보를 제공하기 위해 미국 정부가 연비 측정 방식을 개선하는 데 적극적으로 협조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현편 연비측정과 관해서 의견이 분분하다. 표시연비 시험절차는 시험준비과정, 모의주행과정, 배기가스 분석과정 등 크게 3가지로 구성되어 있다.

준비된 연비측정 대상 자동차(주행 축적거리 3000km 이상)를 시험실의 차대동력계에 위치 시킨 후 예비주행을 실시하고, 자동차 전체의 냉간상태가 지속될 수 있도록 25℃의 항온항습실에서 12∼36 시간동안 보관한다.

냉간 보관이 완료된 차량을 시동을 걸지 않고 차대동력계 상에 위치한 뒤 배기분석계 및 시료 채취관의 연결, 냉각팬을 설치 후 표시연비 주행모드에 따라 모의 주행을 실시한다. 모의 주행동안 자동차의 배기구에 연결된 시료채취관을 통해 측정된 배기가스를 분석해서 대상 차량의 연비를 결정한다.

표시연비와 체감연비가 다른 이유는 자동차가 도로상을 주행할 때, 운전방법과 주변환경 등에 따라 실제연비가 달라지기 때문이다. 급가속/제동, 고속주행, 에어컨의 과도한 사용, 불필요한 화물의 적재, 과도한 전기장치의 사용, 사륜구동 주행 등은 모두 연비를 저해하는 요소다.

또 타이어 공기압 등 자동차에 정비상태나 연료의 품질 및 자동차 제작 시 상태에 의해서도 차이가 발생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