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이재명, 30일 오전 단독회동...대권 지지율 1, 2위간 만남
지켜야 하는 이낙연과 추격하는 이재명...이미 시작된 대권 경쟁
[미디어펜=조성완 기자]차기 대선주자 지지율에서 1, 2위를 다투고 있는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30일 회동을 가진 자리에서 미묘한 신경전을 벌였다. ·

이 의원과 이 지사는 정반대의 캐릭터를 갖고 있다. 이 의원이 신중함을 바탕으로 '정중동(靜中動)'을 지킨다면 이 지사는 부동산 정책 등 ‘핫이슈’에 대해 거침없는 발언을 쏟아낸다. 이에 따라 차기 대권을 두고 두 사람의 경쟁이 벌써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이날 회동은 8‧29 전당대회에 출마한 이 의원이 당원들에게 지지를 호소하기 위해 경기도의회에서 기자회견을 가지면서 시작됐다. 이 의원은 기자회견 이후 민주당 도의원 70여명과 간담회 등을 가진 뒤 11시 15분께 도정 접견실로 이동했고, 이 지사와 약 10분간 공개발언 시간을 가졌다.

   
▲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당 대표 후보와 이재명 경기지사가 30일 오전 경기도청에서 간담회를 갖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이 지사는 “당이 국민들의 열망을 잘 받아 안아서 빠른 시기에 많은 성과를 내야 될 텐데 그 과정에서 큰 역할을 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덕담을 건넸다. 이 의원도 “당력을 총 집중해서 국민들 고통을 하루라도 빨리 덜어드리고, 경기회복을 앞당기고 해야 될 것 같다. 경기도가 앞장서 주시기 바란다”고 화답했다.

그것도 잠시, 이 지사가 경기도 현안으로 제시한 ‘기본소득’과 ‘기본주택’을 두고서는 미묘한 신경이 시작됐다. 

이 지사는 “도에서 추진하는 정책이 많은데 그 중에서 당의 협조가 필요한 게 꽤 있다. ‘기본소득’ 문제도 있고 ‘기본소득을 위한 국토보유세’ 이런 것도 같이 봐 달라”고 당부했다.

이어 “주택문제가 심각하니까 공공택지에는 가능하면 중산층도 살 수 있는 장기공공임대주택을 대량으로 공급하자라고 저희가 제안하고 있는데 당의 도움이 꼭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에 이 의원은 “공급을 늘리면 가격이 안정될 것이라는 얘기는 수요가 정상이고, 일정하다는 전제하에 성립하는데 (현실은) 그렇지 않기 때문에 공급 확대가 불안정을 더 부채질 할 수 있다”고 입장차를 보였다.

그러면서 “이 지사의 아이디어와 저의 생각도 있고, 중앙정부가 해오던 정책도 있는데 접점을 찾아서 상승효과를 낼 수 있도록 해야 된다”고 말했다.

도지사 집무실로 이동해 가진 20여분간의 비공개 면담을 마치고 나온 이 의원은 “부동산 정책과 관련한 교감을 나눴고, 8·29전당대회와 관련한 얘기를 나누지는 않았다”고 전했다.

이 의원과 이 지사는 차기 대권주자 1, 2위를 다투고 있다. 하지만 두 사람은 언행과 행동 하나까지 모두가 상반되는 존재감을 나타낸다. 이는 최근 부동산 정책에서 잘 드러나고 있다.

이 의원은 문재인 정부에서 총리로 존재감을 과시했고 이를 바탕으로 차기 대권주자 선두를 달리고 있다. 문재인 정부가 성공적으로 마무리되면 이 의원은 더욱 날개를 달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발언에 신중을 기하면서 문제가 될 만한 부분에 대해서는 한발 물러서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반면 오늘날의 이 지사를 만든 건 그의 ‘사이다’ 발언과 이를 뒷받침하는 강력한 추진력이다. 직설적인 메시지로 ‘할 말은 한다’는 이미지를 만들어냈다. 최근에는 간부급 도청 공무원과 임직원들에게 실거주용 1주택을 연말까지 처분하지 않으면 인사 불이익을 준다는 파격적인 정책을 꺼냈다.

최근 여론조사기관 입소스가 실시한 차기 대선주자 지지도 조사에서 이 의원은 28.4%, 이 지사는 21.2%를 얻었고,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 등 4개 기관 조사에서는 이 의원 24%, 이 지사 20%로 나타났다.

이와 관련, 이 의원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민심은 움직이는 것이고 그런 일이 앞으로도 많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지사도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바람같은 것이어서, 언제 또 어떻게 변할지 모르는 게 사람 마음”이라고 말했다.
[미디어펜=조성완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