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조계 관계자 "공개재판 실질적 구현해야"

일명 '채동욱 내연녀 사건'에서 검찰이 '서면 구형' 의사를 밝혔다가 재판부의 지적을 받았다.

14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1부(부장판사 이범균) 심리로 열린 임모(55·여)씨에 대한 변호사법 위반 및 폭력행위처벌법상 공동공갈 혐의 4차 공판에서 검찰은 구두가 아닌 서면으로 구체적인 구형의견을 제시하겠다고 밝혔다.

형사재판에서 검찰이 피고인에 대한 구형을 반드시 구두로 해야 할 법리적 근거는 없다. 다만 서면 구형을 하는 경우는 1000회당 5~10회꼴로 드문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사회적 주목도가 높은 사건에서 이처럼 구형을 공개된 법정에서의 구술이 아니라 서면으로 대체하는 경우는 이례적이다.

   
▲ '채동욱 내연녀 사건'에서 검찰이 '서면 구형' 의사를 밝혔다가 재판부의 지적을 받았다.
 
재판부는 이에 "구형은 법정에서 구두로 하는 것이지 별도 의견서로 제출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당초 이날 피고인 신문과 최후변론·진술을 거쳐 이 사건 심리를 마무리할 방침이었다.

그러나 검찰이 이처럼 서면구형 의사를 밝히자 재판부는 검찰이 구두 구형을 할 수 있도록 추후 기일을 한차례 더 열기로 했다.

임씨 측 변호인 역시 최후변론 준비를 위해 기일을 한차례 더 여는 것에 동의했다.

법조계 관계자는 이와 관련 "서면 구형이 형사소송법에 어긋나지는 않는다"면서도 "공개재판의 실질적 구현이라는 측면에서 소송 당사자들만 구형량을 알 수 있는 서면 구형을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임씨는 지난해 5월 유흥업소 옛 동업자인 박모(43)씨와 함께 가사도우미 이모(62·여)씨 모자를 협박해 3000만원가량의 채무를 부당하게 면제 받은 혐의로 기소됐다.

임씨는 또 2009년 채동욱(55) 전 검찰총장과의 친분을 내세워 형사사건에서 구속을 면하게 해주겠다며 1400만원을 받은 혐의도 있다.

임씨는 재판 과정에서 "가사도우미 이씨가 아들과 채 전 총장의 관계를 빌미로 오히려 협박을 일삼았다"며 자신의 혐의를 모두 부인해왔다.

임씨는 이날 피고인신문에서도 "이씨가 그만두지 않아 그만두게 하고 싶은 마음에 차용증을 써준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이씨가 아들인 채모군을 제대로 돌보지 않았고 자신의 교도소 재소시절을 과시하는 등 불안감을 조성해왔다고 토로했다.

임씨는 한편 아들에게 채 전 총장을 아빠라고 알려줬다는 점과 채군이 자신의 아버지를 채 전 총장으로 알고 있다는 사실은 인정했다. 임씨에 대한 결심공판은 오는 21일 오후 2시에 열린다. [미디어펜=이상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