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년은 걸릴 듯…맹골수역 한복판 잠수부들 안전도 문제

인양 비용 및 소요 기간

해양수산부(이하 해수부)가 지난 5월 19일 영국 해양구난 컨설팅업체 TMC에 자문한 결과, 세월호 인양 비용은 최대 2천억원에 달할 것이라는 답변을 받았다.

세월호는 국내 최대 크기인 6825t의 대형 여객선이며 사고해역인 맹골수역의 조류가 거세 일반적인 인양 작업 보다 비용 및 기간이 더 소요될 것으로 분석됐다. 해수부 관계자에 따르면, 인양 기간은 10개월에서 1년 이상으로 잡고 있다고 한다. 일부 전문가들의 예상에 따르면, 인양 비용은 3천억원에서 4천억원, 기간은 2년에서 3년까지도 걸린다고 한다.

사고지역의 수심은 45m이다. 이는 천안함 사고의 경우보다 15m 이상 깊은 지역이다. 2010년 인양했던 1300t급 천안함의 인양작업에는 200억원이 소요되었다.

전문가들은 인양에 필요한 하루 작업비용만 최대 5억 5000만 원가량이 소요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지난 2012년 침몰한 이탈리아의 여객선 콩코르디아호는 20억 달러(약 2조 2000억 원)를 들여 침몰 2년 6개월 만에 인양된 바 있다.


   
▲ 콩코르디아호의 침몰 모습.

인양비는 국민 세금으로

청해진해운에게는 2천억원에 달하는 인양 비용을 감당할 능력이 없다. 청해진해운의 자산은 330억원인데, 이 중 선박이 240억원이다. 침몰한 세월호를 제외한 나머지 선박의 가치는 미미한 수준이다. 청해진해운이 보유한 토지의 장부가액도 7억여원에 불과하다.

보험금도 마찬가지이다. 청해진해운은 최대 한도 114억원의 선체보험과 1천만 달러 한도의 선주상호보험에 가입했다. 선체보험은 메리츠화재가 78억원, 해운조합이 나머지 36억원을 부담하기도 약정되어있는데 메리츠화재는 이번 사고에서 청해진해운의 과실이 드러나면 보험금을 지급하지 않을 예정이다. 최근 1심판결에 따라 메리츠화재는 청해진해운의 과실이 드러났다고 판단했다.

참고로 청해진해운은 가입한 보험을 담보로 산업은행에서 170억원을 빌리기도 했다. 설사 보험금이 지급되더라도 은행권 대출부터 갚아야 한다.


   
▲ 청해진해운 사무실 모습.

유병언 일가로부터 압류, 환수할 수 있는 재산은 사실상 제로

지난 10월 31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민병두 의원에 따르면, 법무부 검찰 국세청이 유병언 일가로부터 각각 압류해놓은 재산은 약 3923억원이지만 이는 상당 부분 중복(2314억)되어 실제 추징 가능한 금액은 1609억원 가량으로 파악된다고 한다.

민 의원은 “금융권에서 압류재산에 대한 선순위채권을 약 2천억원 정도를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추징 가능한 금액 1609억원 전부는 금융권이 우선적으로 변제 받게 된다”고 밝혔다.

사실상 정부가 유병언 일가로부터 압류해서 실질적으로 환수할 수 있는 재산은 없는 것이다. 민 의원은, “세월호 관련 비용은 정부가 전액 부담해야 할 것이다”며 우려했다.

인양 작업의 난관, 목숨을 건 잠수사들

우려되는 것은 인양 작업이 더욱 난관이라는 것이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조류가 거센 곳으로 이름난 맹골수역의 한복판에서 쇠사슬을 배에 수십 차례 감아야 한다.

세월호 침몰해역은 세월호 구조 초창기부터 불거졌던 문제인데 유속과 가시거리로 인해 답이 없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해수부가 과거의 선박 인양 사례로 확인한 3개의 케이스가 있지만 해당 선박들은 안정적인 바다에 가라앉았다고 한다. 하지만 세월호가 가라앉아 있는 수역은 국제 기준에서 사실상 잠수하면 안되는 평균 7노트에 가까운 유속이다.

인양 작업을 할 때에도 대조기와 소조기를 가려야 하고 해저 바닥부분까지 가이드라인 재설치를 해야 된다고 한다. 수온이 낮지 않았던 지난 수색기간에도 날씨가 좋은 날, 하루에 3번 들어가면 많이 들어가는 경우였다.

답이 없는 유속과 가시거리의 한계로 인해 인양 작업을 한다 해도, 이를 담당할 잠수부들은 여전히 위험에 처해 있을 수밖에 없다고 한다.

   
▲ 세월호 사고 당시 구조 모습.

유병언 청해진해운의 불법개조

가장 큰 문제는 세월호의 불법개조 부분이 워낙 넓고 선박노후가 심하게 된 상태라, 전문가들은 불법 개조한 부분에 인양 사슬을 걸다가 부서지는 경우가 발생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인양 사슬을 거는데 들어가는 소요기간도 사슬 당 4개월 정도로 추정하는데, 하나라도 부서지면 4개월이 추가로 소요된다. 설사 모든 사슬을 잘 걸은 이후에 압력을 가해 들어올리는 순간 세월호 구조가 부서지지 않으리라는 보장도 없다고 한다.

세월호의 현재 상태와 실제 중량

현재 세월호는 수심 44.5∼47.5m 지점에 가라앉은 상태로 왼쪽으로 90도 가까이 기울어진 채 해저면에 누워 있다.

이미 선체의 상당 부분이 바닷물에 부식됐고, 선내엔 조류에 휩쓸려 들어간 돌과 진흙이 가득 쌓여 있는 상태다. 세월호 선체 무게는 6825t이지만 돌과 진흙, 수중 압력을 고려하면 실제 중량은 7000t 이상의 훨씬 큰 중량이라는 결론에 이른다.

이 때문에 인양을 위해서는 8000t급 이상의 대형 크레인을 투입해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중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