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류현진(33·토론토 블루제이스)이 남은 시즌 미국에서 가족과 떨어져 홀로 지내게 됐다. 아내와 딸이 보다 안전한 한국으로 귀국하기 때문이다.

류현진은 5일(이하 한국시간) 취재진과 가진 화상 인터뷰에서 "한국이 더 안전할 것 같아서 (아내와 딸이) 한국 갈 준비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미국 내 코로나19 상황이 류현진을 이산가족(?)으로 만든 것이다.

류현진은 새 소속팀 토론토의 스프링캠프에 참가하기 위해 지난 2월 미국 플로리다로 향하면서 당시 임신 중이었던 아내 배지현 씨와 동행했다. 그런데 코로나19 확산으로 훈련이 중단되고 시즌 개막이 연기되면서 류현진은 아내와 함께 플로리다주 더니든에 머물러야 했다. 배지현 씨는 그 곳에서 5월 첫 딸을 낳았다.

   
▲ 사진=토론토 블루제이스 SNS


지난 7월 초부터 류현진은 가족과 헤어졌다. 7월말 시즌 개막이 확정되면서 각 팀들은 '서머캠프'를 열었고, 류현진은 토론토로 넘어가 홈구장 로저스센터에서 진행된 팀 훈련에 참가했다.

시즌 개막 후 류현진을 포함한 토론토 선수들은 떠돌이 신세가 됐다. 캐나다 국경 봉쇄 조치가 이어져 토론토에서 홈경기를 갖지 못하게 됨으로써 상대팀 구장을 전전하며 경기를 치르고 있다. 그나마 오는 12일부터는 뉴욕주 버팔로의 트리플A 구장 샬렌 필드를 홈구장으로 사용하게 돼 홈경기를 원정지에서 치르는 부담은 덜게 됐다.

류현진은 어차피 시즌 중에는 가족들을 만나기 힘든 상황이 이어지고 있는데다, 미국 내 코로나19 확산이 심각해지고 있어 아내와 딸을 상대적으로 더 안전한 한국으로 귀국시키기로 결정했다. 현재 배지현 씨와 딸은 한국행 항공편을 타기 위해 애틀랜타로 와서 기다리고 있는 상태다.

시즌 끝날 때까지 가족과 떨어져 지내게 된 류현진은 "원정 가서도 계속 화상 통화를 해왔고, 앞으로도 그럴 계획이다. 2개월에서 3개월 정도 못보는데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시간"이라며 "딸이 굉장히 잘 웃고, 밝다. 올바른 방향으로 크고 있는 것 같다. 계속 눈에 아른거린다"고 특히 딸을 못보는 데 대한 아쉬운 마음을 전했다.

장기간 호텔 생활을 이어온 그는 "한 군데 집이 없다는 것이 굉장히 아쉽고 힘든 부분"이라고 힘들어 하면서도 "한국 음식도 배달시켜서 먹고, 여기서도 음식이 잘 나온다"며 음식 걱정은 하지 않았다.

류현진은 시즌 개막 후 두 경기 등판에서 4⅔이닝 3실점(탬파베이전), 4⅓이닝 5실점(워싱턴전, 패전)으로 부진한 모습을 보이며 1패만 안았다. 6일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전에 시즌 3번째 등판해 첫 승에 다시 도전한다.

구속 저하 등에 대한 걱정이 많았지만 그는 "지난 두 경기에서 완벽한 제구력을 펼치지 못했다. 한쪽으로 공이 치우치는 모습도 나왔다"고 제구 난조 문제를 짚으면서 "빨리 제구력을 끌어올려 내 능력을 보여드리고 싶다"는 각오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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