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류현진(33·토론토 블루제이스)이 본연의 모습을 되찾으며 뒤늦게나마 시즌 첫 승과 토론토 데뷔승을 신고했다. 류현진은 6일(이하 한국시간) 열린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와 원정경기에 선발 등판해 5이닝 1피안타 3볼넷 8탈삼진 무실점 쾌투로 승리투수(토론토 2-1 승리)가 됐다.

부진했던 이전 두 경기와는 확연히 달라진 모습이었다. 앞서 류현진은 지난달 25일 탬파베이와 개막전 선발로 등판해 4⅔이닝 3실점했고, 31일 워싱턴전에서도 4⅓이닝 5실점으로 실망스런 피칭을 했다. 두 경기 평균자책점이 8.00까지 치솟았다.

그런데 3번째 등판에서는 다시 '괴물 투수'로 돌아와 애틀랜타 타선을 잠재웠다. 무엇이 류현진의 에이스 본능을 되찾게 했을까. 

두 경기 부진이 이어지자 전문가와 팬들은 류현진의 구속 저하와 흔들린 제구력을 그 원인으로 꼽았다. 류현진은 구속이 조금 떨어진 것은 크게 걱정하지 않으며 점점 좋아질 것이라고 했지만, 제구가 잘 안된 것에 대해서는 아쉬움을 나타냈다. 

   
▲ 사진=토론토 블루제시으 SNS


애틀래타전을 앞두고 류현진은 "새로운 마음으로 경기를 치르고 싶어 단정하게 머리카락을 정리했다"며 약간 장발로 길렀던 머리카락을 단정하게 정리한 모습을 보였다. 머리카락과 함께 제구력도 깔끔하게 정리했다.

애틀랜타전에서 류현진은 칼날 제구력으로 상대 타자들을 요리했다. 특히 주무기인 체인지업이 낮고도 졍교하게 제구돼 위력을 발휘했다. 류현진의 체인지업을 잘 알고 철저히 대비하고 나온 애틀랜타 타자들이지만, 완급 조절에 예리하게 변하는 체인지업에 방망이를 내밀었다가 헛스윙하기 일쑤였다.

이날 류현진의 최고 구속은 91.5마일(약 147km)이 나왔다. 앞선 워싱턴전 최고구속 90.7마일(약 146km)보다 1마일 정도 빨라졌을 뿐이다. 그런데도 이렇게 결과가 달라진 것은 역시 '제구의 힘'이라 할 수 있었다.

5이닝을 던지며 8개의 삼진을 잡아낼 정도로 좌우, 상하 무브먼트가 좋았다. 투구수 84개 중 52개가 스트라이크였다.

경기 후 미국 매체들은 류현진이 체인지업 위력을 되찾으면서 에이스로 돌아왔다든지, 정교한 제구로 8000만달러 몸값을 하기 시작했다든지 하는 반응을 보이며 칭찬했다.

머리카락을 자르며 마음을 다잡은 류현진, 그 효과는 정교한 제구력 회복과 첫 승 수확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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