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당과 지지율 0.5%p차...싸늘해진 민심
개혁 입법 속도 조절 통해 해법 마련할까
[미디어펜=조성완 기자]4‧15 총선 이후 압도적인 과반 의석을 바탕으로 독주하던 더불어민주당에 급제동이 걸렸다. 최근 여론조사에서 미래통합당에게 턱밑까지 추격을 허용하면서 당 내에서는 ‘이대로는 안 된다’는 위기감이 팽배하다.

여론조사전문업체 ‘리얼미터’가 YTN 의뢰로 지난 3~7일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2520명을 대상으로 조사해 10일 발표한 8월 1주차 주간집계에 따르면 민주당은 35,1%, 통합당은 34.6%로 나타났다. 양 당의 지지율 격차는 오차범위 내인 0.5%p이며, 이는 통합당 창당 이후 최소 격차다. 일간으로는 지난 5일 통합당이 36.0%, 민주당이 34.3%로 역전됐다. 

민주당의 지지율 하락에 대한 가장 큰 원인으로는 부동산 시장의 혼란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집값 폭등에 대한 책임론과 부동산대책 부작용에 대한 우려 등이 지지율 하락으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 ‘리얼미터’가 YTN 의뢰로 지난 3~7일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2520명을 대상으로 조사해 10일 발표한 8월 1주차 주간집계에 따르면 민주당은 35,1%, 통합당은 34.6%로 나타났다./사진=리얼미터

이택수 리얼미터 대표는 이날 TBS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 “지난주에 부동산 관련해서 임대차보호법 3법에 대해 찬반을 물었을 때 오차범위에서 반대가 좀 높았다”면서 “자가와 전세가 비슷하게 반대가 높았는데, 전세를 사신 분들의 공포심리가 굉장히 크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실제 이번 조사에서도 부동산 대책의 직격탄을 맞은 서울의 경우 통합당(35.7%)이 민주당(35.3%)을 오차범위 내에서 앞선 것으로 조사됐다.

이와 관련, 김태년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최고위에서 “시장에 안착할 때까지 정책을 일관되게 하겠다. 가짜뉴스 등 시장교란 세력에 후퇴하지 않겠다”며 “과열된 매매시장은 진정될 것이고, 연말까지는 전월세 시장도 안정될 것으로 예측한다”고 주장했다.

김 원내대표는 특히 "수도권에 공급될 127만호 중 상당수 주택이 생애 최초 구매자 또는 청년 신혼부부에게 돌아갈 것"이라며 "당정은 투기 근절·다주택자 부담 강화·무주택 실수요자 지원이란 부동산 안정화 3원칙을 긴 호흡으로 일관성 있게 추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거대 여당의 입법 독주 논란도 원인 중 하나로 꼽힌다. 민주당은 21대 국회 출범 이후 압도적인 의석수를 바탕으로 국회를 이끌어왔다. 특히 부동산 3법, 공수처 3법, 임대차 3법 등 주요 쟁점 법안들은 모두 통합당의 협조 없이 강행 처리했고, 야당은 ‘입법 독재’라고 비판했다. 

수도권의 한 의원은 ‘미디어펜’과의 통화에서 “지지율 하락에는 여러 가지 원인이 있겠지만, 결국 우리 당이 국민의 눈높이에 맞지 않았기 때문 아니겠는가”라고 말했다. 또 다른 의원은 “국회 운영과 부동산 대책, 그리고 각종 불미스러운 사건들에 대한 민심의 평가”라면서 “야당이 잘한 것도 없는데 이런 사태가 발생한 것을 더욱 무겁게 받아들이고 있다”고 우려했다.

   
▲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와 김태년 원내대표가 10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다./사진=더불어민주당

이에 따라 민주당이 향후 개혁입법의 속도를 조절할 것이라는 시각도 제기되고 있다. 9월 정기국회부터는 더 이상 통합당의 의견을 무시할 수 없다는 것이다.

정치권에 따르면 김태년 원내대표는 지난 6일 주호영 통합당 원내대표와의 회동에서 “절차적으로 미안하다. 앞으로 그런 일이 없도록 하겠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9월 정기국회를 시작으로 올 하반기 일하는 국회법과 권력기관 개혁, 행정수도 이전 등 주요 현안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기존의 ‘독주’에서 벗어나 대화와 협상에 무게 중심을 둘 것이라는 해석으로 이어지고 있다.

박시영 윈지코리아 대표는 “전체적으로 지금 민심 이반의 원인이 뭔지에 대해 차분하고 좀 객관적으로 평가할 필요가 있다”면서 “부동산 국면, 도덕성이나 여러 가지 기강해이 부분에 대해서 뭐가 문제인지를 차분하게 보고 질서 있는 변화가 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한편, 리얼미터 여론조사의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2.0%포인트다. 자세한 내용은 리얼미터나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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