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환경브랜드 인지도 활용해 전기차 시대 입지 굳히기
미래시대 준비 위한 현대차 복안…전기차 1위 목표
거리연장형·고성능, 투트랙 전략
[미디어펜=김태우 기자] 현대자동차의 친환경 전용브랜드 아이오닉이 전기차 전용브랜드로 전략을 수정하고 글로벌 전기차 1위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현대차는 그동안 아이오닉을 통해 글로벌 무대에서 쌓아온 친환경차 이미지를 바탕으로 전기차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겠다는 계획이다. 전기차 전용브랜드 아이오닉은 거리연장형과 고성능 '투트랙 전략'으로 시장을 공략한다.

   
▲ 아이오닉 브랜드 제품 라인업 렌더링 이미지 인 (좌측부터)아이오닉 6, 아이오닉 7, 아이오닉 5. /사진=현대차


현대차는 내년부터 등장하는 자사 전기차에 전용브랜드인 '아이오닉'을 사용한다고 10일 밝혔다. 

당초 아이오닉은 지난 2016년 1월 친환경차 전용모델로 출범해 전기차와 하이브리드 플러그인하이브리드 등 3종류로 해외수입브랜드들과의 경쟁을 벌여왔다.

아이오닉은 출시이후 친환경차시장의 대중화를 이끌었다. 특히 전기차 모델 아이오닉 일렉트릭은 기존의 전기차시장의 저변확대를 달성한 모델로 평가를 받는다. 글로벌 시장에서도 꾸준한 판매를 기록하며 현대차의 친환경차 이미지를 각인시켰다. 

아이오닉을 새로운 전기차 전용브랜드로 독립시킨 현대차는 모델 뒤에 붙는 숫자를 통해 투트랙전략을 펼친다. 

홀수의 경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와 크로스오버유틸리티차량(CUV) 모델의 거리연장형 전기차가 출시될 예정이다. 짝수의 경우 쿠페와 세단 등에 명명될 예정이며 고성능 버전의 전기차가 출시될 예정이다. 

아이오닉은 효율을 높이기 위해 전용플랫폼이 적용됐고, 파워트레인까지 전용으로 재 설계 됐다.

아이오닉에 적용되는 E-GMP 플랫폼은 일명 스케이드보드 플랫폼으로 불리는 전기차 전용 플랫폼이다. 동력과 전력을 하부의 넓은 판자형구조물에 집어넣고 상부의 디자인은 자유롭게 변형이 가능한 것이 특징이다

이를 통해 다양한 디자인의 신차가 출시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첫 모델은 현대차의 첫 수출차량인 포니의 헤리티지를 이어받은 아이오닉 5가 될 전망이다. 이 차는 E-GMP 플랫폼을 바탕으로 과거의 모델을 현재에 맞게 재해석 할 예정이다.

   
▲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수석부회장이 지난 7월14일 현대모터스튜디오 고양에서 문재인 정부의 한국판 뉴딜 국민보고대회에서 그린 뉴딜의 방향성에 대한 설명을 하고 있다. /사진=현대차그룹


아이오닉은 기존 현대차 이미지를 완전히 탈피하고, 새로운 전기차시대를 열기 위한 핵심전력으로 글로벌 무대에서 치열한 경쟁을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 전기차시장에서 테슬라가 선구자적인 역할을 하고 있는 상황에서 현대차는 이에 대응하기 위해 새 판을 짠다는 계획이다.

전기차가 기존 내연기관의 차와 달리 모든 부분에서 새롭게 만들어지는 만큼 새로운 브랜드를 통해 완벽한 재출발을 다짐하고 있는 것이다. 이런 의미에서 아이오닉 브랜드는 미래차시장에서의 현대차 입지를 공고히할 수 있는 핵심 전력이 될 전망이다. 

아이오닉의 미래는 정의선 수석부회장이 제시한 '그린 뉴딜'의 청사진과도 직결된다. 정 수석부회장이 지난달 14일 문재인 대통령이 직접 주재한 '한국판 뉴딜 국민보고대회'에서 화상 브리핑을 하는 등 현대차는 '그린 뉴딜' 부문에서 국내 대표 기업으로 지목되고 있다.

지난 2018년 9월 그룹내 실질적인 수장에 오른 정 수석부회장은 지난 22개월 간 사업구조의 실질적인 체질개선을 끊임 없이 추진해 왔다. 사업구조를 내연기관 중심에서 'M·E·C·A(모빌리티·전동화·커넥티비티·자율주행)' 중심으로 전환한 사례가 대표적이다.

특히 전기차, 수소전기차 중심의 전동화 사업 확대는 정부의 그린뉴딜 정책과 궤를 같이 한다. 정 수석부회장이 그린 뉴딜 대표 연사로 나서게 된 배경이기도 하다.

정 수석 부회장은 "내년은 현대차그룹의 전기차 도약을 위한 원년이 될 것이다. 전기차 전용 플랫폼이 적용된 차세대 전기차가 출시되기 때문"이라며 "이 차는 세계에서 가장 짧은 20분내 충전과 한번 충전으로 450km 주행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현대차그룹은 현대, 기아, 제네시스 3가지 브랜드로 2025년까지 23차종 이상의 전기차를 내놓을 계획"이라며 "2025년에는 전기차를 100만대 판매하고, 글로벌 시장 점유율을 10% 이상 기록해 전기차 부문 글로벌 리더가 되겠다"고 다짐했다.

최근 정 수석부회장이 삼성SDI, LG화학, SK이노베이션 등 국내 '배터리 3사'를 방문하고 기술협력 방안에 대해 논의한 것도 이런 맥락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새로운 브랜드를 론칭한 다는 것 자체가 쉬운 일이 아니지만 시장에서 친환경이미지를 안착시킨 아이오닉"이라며 "이를 바탕으로 새로운 전기차 전략을 펼쳐나갈 현대차의 저력에 기대를 걸어볼 만 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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