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7 확대 반대했던 기존 입장 바뀔지 주목
[미디어펜=김소정 기자]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주요 7개국(G7) 확대 구상에 반대 입장을 밝혔던 독일이 강경화 외교부 장관의 독일 방문을 계기로 한국의 G7 참여에 찬성한다고 밝혔다.

강경화 외교부장관과 하이코 마스 독일 외교장관은 10일(현지시간) 베를린 장벽 기념공원에서 한-독일 외교장관 공동기자회견을 가졌다고 외교부는 밝혔다.

이 자리에서 마스 장관은 “올 가을 G7 정상회의가 개최될 경우 한국이 참석하는 것을 환영한다”면서 “독일로서는 한국이 국제사회에서 중요한 국가이자 독일과 가치를 공유하는 긴밀한 협력국이기 때문에 이를 특별히 기쁘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에 강 장관은 미국 측의 초청을 환영하고 적극 참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10일(현지시간) 베를린 독일 외교부 영빈관에서 하이코 마스(Heiko Maas) 독일 외교장관과 제2차 한-독 외교장관 전략대화를 가진 뒤 베를린 장벽 기념공원을 방문해 현장에서 공동기자회견을 갖고 있다./외교부

앞서 마스 장관은 공개 석상에서 “현행 G7이나 G20 체제는 합리적으로 조직됐다”며 “지금은 G11이나 G12가 필요하지 않다”고 말한 바 있다. 따라서 강 장관이 이번에 2차 한-독 외교장관 전략대하 참석을 위해 베를린으로 방문한 것을 계기로 독일 입장이 바뀐 것이라고 평가할 수 있다.

마스 장관은 앞서 과거 G8 체제에서 크림반도 합병 문제로 탈퇴했던 러시아의 재참여를 반대하면서 G7 확대를 반대했다. 따라서 한국의 참여 역시 어렵다는 전망이 나왔다.

양 장관은 2년 전 서울에서 1차 한-독 외교장관 전략대화를 가진 바 있으며, 당시 전략대화의 정례화에 합의하면서 2차 대화는 올해 베를린에서 개최하기로 합의했었다. 이번 강 장관의 독일 방문은 코로나19 사태 이후 약 6개월만에 이뤄진 것이다. 

이번에 양 장관은 양국 관계, 코로나19 대응 협력 및 코로나19 이후 경제회복, 주요 글로벌 현안, 한반도 및 지역 정세에 대해 협의했다. 특히 양측은 코로나 사태 속에서도 기업인, 유학생, 인도적 방문 등 양국간 필수 인적교류가 저해되지 않아야 한다는데 인식을 같이했다.

아울러 양측은 코로나19 백신과 채료제는 인류를 위한 공공재로서 개발과 보급을 위해 국경을 넘어 협력해나가기로 했다. 강 장관은 한국에 본부를 두고 있고, 백신개발에 적극 참여 중인 국제백신연구소(IVI)에 독일의 가입을 요청했다.  

마스 장관은 코로나 19 이후 경제회복을 위해 규범에 기초한 자유롭고 공정한 다주무역체제 유지하면서 지속가능한 경제구조 구축을 강조했다. 강 장관은 EU가 유럽 그린 딜을 발표한 것을 평가하고, 한국이 추진하고 있는 그린 뉴딜과의 협력 방안을 모색해 나가기를 희망했다.

외교부는 “이번 강 장관의 독일 방문은 코로나 사태 이후 대면외교 재개를 통한 외교 정상화 노력의 일환이며, 우리의 유럽 내 핵심 파트너이자 EU의장국 및 G7의 일원으로 코로나 이후 유럽경제회복을 주도하고 있는 독일과 전략적 협력을 심화시키는 계기가 됐다”고 평가했다.

이날 두 장관은 차기 전략대화는 서울에서 개최하기로 합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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