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잉·국토교통부 사전 기술검토·관리감독 거쳐 개조 완료
향후 동남아 노선망 연계해 자동차 부품·전자 부품·의류 화물 수요 확보
   
▲ 지상조업사 한국공항 직원들이 기내 적재 작업을 하는 모습./사진=대한항공 커뮤니케이션실


[미디어펜=박규빈 기자] 9일 대한항공은 전날부터 화물 수송을 위해 개조 작업을 완료한 B777-300ER 기종을 처음으로 화물 노선에 투입하며 적극적인 공급 확대에 나섰다고 밝혔다. 코로나19 이후 일부 외국 항공사들이 여객기를 개조해 화물을 수송하고 있지만 국내에서는 대한항공이 처음이다.

지난 8일 밤 10시 인천국제공항을 출발한 대한항공 화물 전용 항공기(KE9037)는 현지시간으로 같은날 밤 10시 미국 콜럼버스 리켄베커 공항에 도착한다.

목적지인 콜럼버스는 미국 오하이오주에 위치한 도시다. 특히 미국 내 의류기업과 유통기업의 물류센터가 집중돼있는 새로운 화물 거점으로 여러 글로벌 항공사들이 항공화물 수요 확보를 위해 각축을 벌이는 곳이기도 하다.

대한항공은 향후 동남아시아 화물 노선망 등과 연계해 자동차·전자 부품과 의류 등의 화물 수요를 확보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대한항공은 이번 화물 전용 항공편 투입을 위해 코로나19로 멈춰선 여객기 중 2대를 화물 수송이 가능한 항공기로 변모시켰다. 이를 위해 대한항공은 지난달 20일 항공 주무부처 국토교통부에 여객기 좌석을 제거하고 객실 바닥에 화물을 탑재할 수 있도록 하는 개조작업 승인을 신청했다. 국토교통부도 제작사 보잉의 사전 기술검토·항공안전감독관 하 적합성·안전성 검사를 거쳐 지난 1일 개조 작업을 승인한 바 있다.

   
▲ 여객기 내 적재된 짐./사진=대한항공 커뮤니케이션실

B777-300ER 여객기의 경우 항공기 하단(Lower Deck)의 화물적재 공간에 약 22톤의 화물을 실을 수 있다. 여기에 기존 승객들이 탑승하던 항공기 상단의 객실좌석(프레스티지 42석·이코노미 227석)을 제거해 약 10.8톤의 화물을 추가로 실을 수 있게 됐다.

   
▲ 좌석 탈거 작업을 진행 중인 대한항공 정비본부 직원들./사진=대한항공 커뮤니케이션실


여객기에 화물을 실을 수 있도록 하는 개조 작업은 상당한 수준의 기술적 검토와 역량을 필요로 한다. 단순히 좌석을 장탈하는 것만이 아니다. 이를 위해서는 복잡한 기내 전기배선도 제거 작업도 필요하고 화물이 움직이지 않게 고정할 수 있도록 바닥에 규격화된 잠금 장치도 설치해야 하기 때문이다.

   
▲ 지상조업을 받는 대한항공 A330 여객기./사진=대한항공 커뮤니케이션실


이미 대한항공은 코로나19로 운휴 중인 B777-300·B787-9·A330-300 등 여객기의 벨리(여객기 하부 화물칸) 수송을 적극 활용해 항공 화물시장 수요에 대응해왔다. 지난 4월부터 9월까지 승객없이 화물만 수송한 여객기 운항 횟수는 월 평균 420회. 월 평균 수송량은 1만2000여톤에 달한다.

   
▲ 지상조업사 직원들이 기내 적재 작업을 하는 모습(좌)과 완료된 모습(우)./사진=대한항공 커뮤니케이션실


한편 대한항공은 수십년간 쌓아온 화물사업 노하우와 글로벌 네트워크 등을 토대로 한 차별화된 경쟁력을 바탕으로 코로나19 팬데믹 위기를 슬기롭게 헤쳐나가고 있다. 대한항공은 지난 6월부터 여객기 좌석 위에 안전장치인 카고 시트 백(Cargo Seat Bag)을 설치해 화물을 수송해 화물 공급도 늘리고 공항 주기료도 줄이는 일석이조의 역발상 전략을 펼친 바 있다.

또한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고효율 대형 화물기단의 강점을 활용해 화물 수익 극대화를 꾀해왔다. 그 결과 2분기 세계 유수의 항공사들이 사상 최악의 적자 실적을 발표하는 가운데 대한항공은 1485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두는 성과를 거둔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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