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2억 가진 재력가임에도 5억원 안 내 직원들 지원금 못 받아
이수지 이스타홀딩스 대표, 이스타항공 이사직 사임
창업주 일가, 경영주로서 경영 윤리 지켰는지 돌아봐야
[미디어펜=박규빈 기자]"The captain goes down with the ship." '선장은 배와 운명을 함께한다'는 뜻으로 긴급상황에서 선박에 대한 책임을 다한다는 전통이자 문학 작품 속에서 등장하는 클리셰다. 이는 리더의 막중한 책임을 강조하는 차원에서 자주 인용된다.

   
▲ 이스타항공 창업주 이상직 더불어민주당 의원./사진=연합뉴스


과연 현실에서도 이와 같은 고고한 자세가 잘 지켜질까. 애석하게도 현실은 그렇지 않았다. 이상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007년 이스타항공을 세워 212억원에 이르는 거부를 쌓았다.

그런 그가 세운 이스타항공은 현재 부채비율이 400%에 이를 정도로 완전 자본잠식에 빠졌고 대규모 근로자 해고를 단행하고 있다. 이런 와중에 이 의원은 단 한 푼의 사재도 출연하지 않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와 관련해 이스타항공은 고용노동당국에 고용보험금 5억900만원을 체납하게 됐다. 회사와 경영진 일가의 이와 같은 태도로 근로자들은 월급의 70%까지 지원하던 고용유지지원금 조차 받을 수 없게 된 상황이다.

   
▲ 국회의사당 앞에서 인력감축 계획 철회 촉구 기자회견을 연 이스타항공 조종사 노동조합 관계자들./사진=이스타항공 조종사 노동조합


때문에 수개월 째 임금을 받지 못하던 근로자들은 정리해고 대상이 됐고, 말 그대로 길거리에 나앉게 됐다. 이스타항공 객실 승무원이라고 밝힌 한 커뮤니티 유저는 유서를 남기기도 했다.

이런 와중에 이 의원의 딸 이수지 이스타홀딩스 대표이사는 이스타항공 등기이사직을 내려놓겠다고 말했다. 창업주 일가가 나몰라라 하며 자신들의 손으로 세운 회사를 손절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모양새다.

   
▲ 미디어펜 산업부 박규빈 기자
당초 1680명의 구성원들이 타고 있던 점보 여객기 '이스타항공'에 남은 이들은 590명에 불과하다. 경영진을 포함한 일부 임직원들은 자의로 탈출했지만, 상당수 나머지 직원들은 구명조끼도 없이 타의로 등 떠밀린 셈이다.

국내 타 항공사들도 이스타항공과 마찬가지로 코로나19로 인한 피해가 막심하나 각종 조치를 통해 고용은 보장하고 있는 상태다. 때문에 업황 핑계를 대기에도 무색하다는 지적이다.

이상직 의원과 이수지 이스타홀딩스 대표이사, 기업 경영자로서 경영 윤리 등 도덕적 해이에 빠지지는 않았는지 스스로 돌아볼 일이다.
[미디어펜=박규빈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