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 노동조합이 20년간 이어온 무분규 기록을 깨고 파업에 돌입했다.
27일 현대중공업 노사에 따르면 지난 6개월간 수차례 교섭을 진행해 왔지만, 핵심 쟁점인 임금인상안에서 타협점을 끝내 찾지 못했다. 파업 전날 26일에도 협상을 벌여왔지만 입장차를 좁히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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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19일 오후 3시 계동에 위치한 현대사옥에서 현대중공업 노조가 상경투쟁을 벌린 모습. 정병모 노조 위원장(왼쪽에서 두번째)이 침울한 표정으로 노조원의 이야기를 듣고 있다/사진=정창규 기자 |
앞서 현대중공업 노조는 지난 21일 쟁대위를 통해 부분파업을 결정, 이날 오후 1시부터 5시까지 4시간 동안 본격적인 부분파업에 돌입했다. 파업 30분 전인 12시30분에 울산 본사 노조사무실 앞 광장에서 파업 출정식을 열고 조합원들이 사내 각 공장을 행진했다.
권오갑 현대중공업 사장은 파업 전날인 26일 52차 협상에 앞서 오전 울산 조선소 정문에서 출근하는 노조원들과 만나 27일 부분파업 자제를 당부하며 호소문을 전달했다.
권사장은 “회사가 정상화되어 이익이 날 때까지 사장 급여 전액을 반납하겠다”며 “경영이 정상화돼 이익을 많이 내면 그만큼 보상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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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6일 오전 권오갑 현대중공업 사장이 정문 앞에서 출근길 직원들에게 호소문을 나눠주고 있다/사진=현대중공업 |
올해 임단협에서 노조 측은 ▲임금 13만2013원(기본급 대비 6.51%) 인상 ▲성과금 250%+추가 ▲호봉승급분 2만3000원을 5만원으로 인상 ▲노조 전임자 임금지급 등 50여 가지를 요구하고 있다. 또 현대중공업 그룹 3사 노조와 공동으로 통상임금 확대안도 요구하고 있다.
반면 사측은 ▲기본급 3만7000원(호봉승급분 2만3000원 포함) 인상 ▲격려금 통상임금 100%(회사주식으로 지급)+300만원 ▲정기상여금 700% 통상임금에 포함(매월 50%씩·연말 100% 지급) ▲월차폐지안 철회 ▲사내 근로복지기금 30억 출연 ▲노동조합 휴양소 건립기금 20억 출연 등을 주장하며 맞서고 있는 상황이다.
노사는 부분파업이 진행되는 27일에도 본교섭을 가질 예정이지만, 양측의 입장차이가 워낙 커 합의점을 도출할 지는 불투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