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금 중과에 따른 매도 관망은 제도 정책 개선이 필요한 부분"
[미디어펜=이다빈 기자]정부가 8‧4 수도권 주택공급대책을 통해 발표한 공공임대 및 공공분양 물량이 거래절벽을 해소시킬 시그널을 줄 수 있을지를 두고 업계의 시각이 냉소적이다. 

21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주택 매매량은 전달에 비해 39.7% 감소했다. 전문가들은 세제 강화 등으로 매도 관망세가 짙어졌기 때문이라고 분석하며 대량 공급이 예정된 공공임대 및 공공분양은 거래 활성화에 영향을 미치기 힘들다고 보고 있다.

   
▲ 수도권 내 아파트 단지 전경./사진=미디어펜


이번 주를 포함해 3주 째 서울 지역 내 분양이 '0건'을 기록하고 있다. 이달 서울에서 일반분양하는 아파트는 252가구다. 지난달 3022가구의 약 8%에 해당하는 수치다. 분양가 상한제 본격 시행 여파로 공급 물량이 대폭 감소한 모습이다. 이와 더불어 입주 물량도 급감할 예정이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내년 서울 입주 예정 물량은 2만5120가구로 올해 입주가 예정된 4만8719가구의 약 51%에 그친다. 

분양물량과 입주물량이 동시에 줄어들며 나타난 공급절벽과 더불어 매매시장의 거래절벽 현상도 보이고 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달 주택 매매량은 8만5272건으로 전달에 비해 39.7% 줄었다. 특히 서울 주택 거래량은 1만4495건으로 전달 대비 45.8% 급감했다.

8월 확정일자 자료를 바탕으로 국토부가 집계한 전월세 거래량에 따르면 지난달 임대차 시장에서의 거래량은 17만5355건으로 전달 대비 4.3% 소폭 감소했다. 이 중 전세 거래량은 10만4563건으로 전달보다 7% 줄었다. 여기에 7월 말 전격 시행된 계약갱신청구권과 전월세상한제 등 주택임대차보호법의 영향으로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64주 째 상승하고 있다. 

이와 같은 상황에서 정부가 8‧4 공급대책을 통해 계획한 공공임대 및 공공분양이 거래절벽 및 임대차 시장 안정의 해결책이 될지에 대해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정부는 2028년까지 수도권 내 127만가구를 공급하겠다고 밝혔다. 이 중 84만가구는 공공택지를 개발해 공급될 예정이며 공공 재건축‧재개발을 통해서는 43만 가구를 공급할 계획이다. 지역별로는 서울에 36만가구, 경기 76만가구, 인천 15만가구가 들어선다.

공공택지에서 공급되는 물량 84만가구는 '공공주택 특별법'에 따라 공공임대 35%, 공공분양 25% 민간분양 40% 수준으로 공급될 예정이다. 공공분양은 민간 분양 아파트 시세의 80% 수준으로 분양된다. 2022년까지 입주자 모집공고가 예정된 21만3000가구 가운데 5만가구에 해당한다. 2021년과 2022년 각각 3만가구씩 예정된 사전청약 물량 6만가구 역시 전부 공공분양 물량이다.

대량 공급이 예정된 공공임대 및 공공분양 물량이 매매시장과 더불어 임대차 시장의 안정을 이끌기 위해서는 시장이 공급 시그널을 받아들이는 것이 필수적이다. 하지만 정부가 의도한 공급 시그널이 시장에 긍정적으로 작용할지를 두고서 전문가들은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한 부동산 업계 전문가는 "현재 거래절벽이 어떤 유형의 주택을 대상으로 두드러지는지 보면 공공임대 및 공공분양의 공급 시그널이 효과적으로 작용할 수 있을지 예측할 수 있다"라며 "세금 중과가 늘어나 고가 주택 보유자들이나 다주택자들이 매도 관망세를 보이고 있는데 이는 신혼부부‧청년‧저소득 층을 대상으로 한 공공임대 및 공공분양으로는 해결이 어렵고 정책적인 개선이 필요한 부분이다"라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공공임대 물량이 본격적으로 공급되면 임대차 시장 안정에는 어느 정도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는 의견이다. 하지만 얼어붙은 매매 시장을 활성화지 여부에 대해서는 공공임대 및 공공분양에 걸려있는 전매제한이나 각종 규제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이 전문가는 "공공임대가 공급되는 입지에 따라서 임대차 시장 불안은 완화될 조짐이 있고 특히 수도권 교통망 개발이 지속되기 때문에 장기적으로 봤을 때 수요가 흡수될 여지가 있다"면서도 "거래를 활성화시키기 위해서는 수요와 공급 별로 거래절벽의 원인을 따져봐야 하는데 전매 제한 등 규제는 특히 청년층의 수요를 자극하기 쉽지 않다"고 진단했다.
[미디어펜=이다빈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