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항공, 조종사 전용 훈련 기구 일반에 유료 상품화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 따라 관광 비행 상품 준비 나서
아시아나항공, 화물운송 공급 차원서 A350-900 좌석 탈거
[미디어펜=박규빈 기자]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전세계 항공사들이 경영난에 처해 다각적인 수익 창출에 몰두하고 있다.

   
▲ 항공기 조종실 시뮬레이터./사진=타이항공
27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법정관리에 들어간 타이항공은 전날부터 일반인들에게 조종사 훈련용 비행 시뮬레이터를 유료 개방키로 결정했다. 항공기 조종간을 그대로 옮겨놓은 장치인 만큼 조종석에서 바라보는 광경을 누릴 수 있다는 설명이다.

타이항공은 기종에 따라서도 요금을 차등 책정했다. 2명이 탑승하는 딜럭스 패키지 요금 기준 B747-400 기종은 1시간에 1만6000밧(한화 약 60만원), A380-800 기종은 1만7천500밧(한화 약 65만원) 수준이다.

   
▲ 실제 여객기 내 좌석으로 식당을 꾸민 모습과 타이항공 본사 2층으로 이어지는 항공기용 계단(위). 태국 방콕 소재 본사 앞에서 소속 직원들이 도넛을 튀겨 판매하는 모습(아래)./사진=타이항공·OBS캡처
타이항공은 먹거리를 통한 부수입 창출에도 한창이다. 수도 방콕 소재 본사 2층에는 여객기 객실 모양으로 레스토랑을 꾸며놔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이 외에도 본사 건물 앞에는 가스통과 대형 튀김 기구까지 설치해 서민들이 좋아하는 튀김 도넛까지 판매하며 짭짤한 수익을 올리고 있다는 전언이다.

태국 현지인들은 튀김 도넛을 아침 대용으로 섭취해 아침마다 본사 앞에 긴 줄이 늘어설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다는 게 현지 언론 반응이다.

객실 식당과 튀김 도넛 판매대 직원들은 모두 기존 기내식 사업부와 항공권 판매부 직원들로 부대 사업이 고용 유지에도 한몫 하고 있다는 평가다.

이 외에도 타이항공은 최근 세계 항공업계 유행인 관광 비행 상품을 내놓을 것이라고 밝혀뒀다. 이는 코로나19 사태로 국경이 막힘에 따라 공항 주기장 내 유휴 항공기를 최대한 활용하기 위한 차원에서 나온 고육지책이다. 항공사는 소속 항공기가 공항에 착륙하는 순간부터 이륙에 이르기까지 공항 관리 당국에 비용을 지불해야 하기 때문이다.

차뜨리 퐁삭 타이항공 부회장은 태국 방콕-치앙마이-방콕 상공을 2시간가량 비행하는 A320·A380 관광 비행 상품을 준비 중이라고 전날 발표한 바 있다. 5000밧(약 18만5000원)을 내면 기내식과 각종 기내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 지난 10일 에어부산의 '도착지 없는 비행'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진행된 실습 비행체험에 침여한 위덕대학교 항공관광학과 참가학생들,/사진=에어부산
'여행 기분내기용' 상품은 국내 항공사들도 추진하고 있다.

에어부산은 국내 항공업계 최초로 '도착지 없는 비행' 운항에 들어갔다. 이 일환으로 지난 10일 에어부산은 BX8910 비행편을 마련했고 위덕대학교 항공관광학과 학생 79명은 객실 승무원 직무 체험 시간을 가졌다.

에어부산은 코로나19 확산세가 진정되면 일반인 대상 관광 비행 상품도 선보인다는 방침이다. 에어부산 관계자는 "일본·대만 등 근거리 국제 항로 운항도 고려 중"이라며 "국제 항로로 상품이 구성되면 기내 면세품 판매까지 가능해 승객들의 큰 관심을 얻을 것으로 전망한다"고 전했다.

   
▲ 인천-강릉-포항-김해-제주-인천 구간을 약 2시간 체공하는 A380 특별 관광상품./사진=아시아나항공
아시아나항공은 A380 항공기를 활용해 인천-강릉-포항-김해-제주-인천 상공을 약 2시간 가량 비행하는 특별 관광 비행 상품을 판매한다고 공지했다. 일정은 다음달 24일부터 25일까지다. '하늘 위의 호텔'이라 불리는 A380은 장거리 수송을 목적으로 만들어진 기체인 만큼 2014년 도입 직후 국제선에만 투입돼 왔다.

좌석 등급과 가격은 비즈니스 스위트(30만5000원)·비즈니스(25만5000원)·이코노미(20만5000원)로 나뉜다. 아시아나항공 관계자는 "비즈니스·이코노미석은 코로나19 관련 방역 지침에 따라 승객 간 일정간격을 두고 배치한다"며 "2인석에는 1명, 3~4인석에는 2명만 앉을 수 있도록 해 실제 좌석 수보다 185석 적은 310석만 운영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탑승객 전원에게는 기내식·어메니티 키트·국내선 50% 할인쿠폰·기내 면세품 할인 쿠폰이 제공된다. 기내 엔터테인먼트 시스템(IFE: In Flight Entertainment) 서비스도 받을 수 있으며 마일리지 적립도 가능하다. 비즈니스 스위트석은 828마일, 비즈니스석 690마일, 이코노미석 552마일이다.

대한항공도 이에 질세라 관광 비행 상품 준비에 나섰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기종·편성 대수·운항 노선 등 모든 것이 미정인 이유로 언제 운영할지 모르나 검토 중"이라면서도 "아이디어를 짜내는 차원에서 마케팅팀·서비스 계획팀·노선 판매팀·커뮤니케이션실 등 각 부서별 인력을 차출해 TFT를 결성했다"고 말했다.

   
▲ 지상조업사 한국공항 직원들이 기내 적재 작업을 하는 모습과 여객기 내 화물(위). 좌석 탈거 작업을 진행 중인 대한항공 정비본부 직원들(아래)./사진=대한항공 커뮤니케이션실
항공사들은 생존 차원에서 화물운송 사업에도 신경쓰는 모양새다.

앞서 대한항공은 국토교통부·보잉 관리·감독 하에 B777-300ER 여객기 2대의 좌석을 탈거해 인천과 미국 오하이오주 콜럼버스를 오가는 화물기로 개조했다. 기내 좌석 위에 안전장치인 카고 시트 백(Cargo Seat Bag)을 설치해 화물을 수송하거나 여객기 하부에 적재하는 벨리 카고(Belly Cargo)를 넘어선 조치다.

대한항공은 향후 동남아시아 화물 노선망 등과 연계해 자동차·전자 부품과 의류 등의 화물 수요를 확보해 나간다는 방안을 세워뒀다.

   
▲ 지상조업을 받는 아시아나항공 A350-900 여객기./사진=아시아나항공 홍보실
아시아나항공 역시 화물운송 공급을 늘리는 차원에서 A350-900 여객기 1대의 이코노미 좌석 283석을 탈거해 화물탑재 공간을 마련했다. 개조 과정에서 아시아나항공은 유럽항공안전청(EASA)의 승인을 받은 에어버스 기술문서에 입각했다.

해당 여객기는 이날 인천-LA 구간에 첫 투입돼 △IT·전자기기 부품 △전자상거래 수출품 △의류 등 20톤을 수송한다. 아시아나항공은 향후 화물수요·시장동향을 지속 모니터링해 추가 개조 여부를 검토할 예정이다.

진에어는 추석 이후 B777-200ER 1대를 화물기로 변모시킬 계획이다. 해당 여객기는 이달 추석연휴까지 여객 운송에 투입되고 이후 기내 좌석을 철거해 안전 설비를 장착하는 등 개조 작업에 들어간다. 항공기 수리·개조가 항공기 기술 기준에 적합한지에 대한 국토부 승인 단계도 필요하다. 구체적인 운영 시점은 작업 진행 일정에 맞춰 최종 확정된다.
[미디어펜=박규빈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