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분야 공기업이 기금 납부액의 83% 차지...목표대비 26% 모집 그쳐
[미디어펜=윤광원 기자] 농어민 지원을 위해 조성 중인 농어촌상생기금(이하 기금)의 모집이 지지부진한 가운데, 농어업 및 해양 관련 기관들이 다른 분야 공기업들보다도 오히려 인색한 모습으로, 기금을 '외면'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 농협중앙회 본부 건물 [사진=연합뉴스]


7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소속 윤재갑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농림축산식품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농어촌과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는 공기업과 농협 및 수협이 농어촌상생기금 납부에 더 짜다.

농해수위 산하 기관들 중 기금에 가장 많이 납부한 곳은 여수광양항만공사로, 지난 2017년부터 올해 9월까지 총 1억 1000만원을 냈다.

이어 부산항만공사 9000만원, 울산항만공사 7000만원, 한국농어촌공사 6200만원, 한국마사회 6000만원, 인천항만공사 5000만원, 농협 3334만원,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1600만원이고, 수협은 0원으로 한푼도 내지 않았다.

특히 농협과 수협은 기금의 관리.운영의 중요 사항을 결정하는 '기금운영위원회'에 참여하고 있으면서도, 정작 기금 조성은 외면하는 모습이라고 윤재갑 의원은 비판했다.

2017년 시행된 기금은 민간기업과 공기업 등의 자발적 기부금을 재원으로, 매년 1000억원씩 10년간 1조원을 조성, 농어민을 위한 자녀 장학사업, 현지 복지시설 설치, 농수산물 생산.유통사업 지원 등을 위한 것이다.

목표대로라면 올해까지 연간 1000억원씩 4000억원을 조성해야 하지만, 실제 누적 기부금은 1043억 343만원으로 목표 대비 26%에 불과하다.

그나마 현 조성액의 82.9%인 864억 2192만원을 공기업들이 부담했고, 민간기업은 17.0%인 177억 2341만원에 그쳤다.

정작 농해수위 산하 기관들이 되레 다른 분야의 공기업들보다 출연에 인색한 가운데, 가장 적극적으로 나서야 할 농협과 수협마저 기금 조성에는 눈을 감고 있다.

더욱이 농협은 상생기금 3334만원을 내는 동안, 전체 사회공헌에는 2380억원이나 기부했다.

윤 의원은 "주무부처인 농식품부와 해양수산부가 적극적으로 챙겨야 함에도 불구, 이를 방관하고 있는 실정"이라며 "특히 농어민을 위한 기관인 농협과 수협이 보다 적극적으로 챙겨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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