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민서 기자] 그룹 방탄소년단(BTS)의 병역특례 문제가 여론의 도마 위에 올랐다. '한류붐'이 아시아권을 넘어 미주·유럽으로 확산하면서 국위선양에 긍정적 영향을 미친 대중문화예술인에게도 병역특례 적용을 할 필요성이 있다는 주장이 최근 여당 지도부 등 정치권을 중심으로 제기됐다.
대중문화예술인에 대한 병역특례 적용 필요성은 그간 꾸준히 제기돼 왔지만 가장 기본적인 형평성 논란에 부딪혀 제대로 논의되지 못했다. 그러다 최근 방탄소년단이 빌보드 메인 싱글 차트 '핫100' 1위를 기록한 것을 계기로 논의가 재점화 됐다.
앞서 노웅래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은 지난 5일 당 최고위원회에서 "방탄소년단은 10년간 60조원, 올해만 6조원의 경제효과를 냈다. 빌보드 1위를 기록하면서 1조 7000억원의 (경제적) 파급효과를 가져왔다"면서 "이제는 방탄소년단의 병역 특례를 진지하게 논의해야 한다. 국방의 의무는 신성하지만 모두가 총을 들어야 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발언했다.
| |
 |
|
| ▲ 사진=빅히트엔터테인먼트 |
이 문제는 국회 국정감사에서도 현안으로 떠올랐다. 박양우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지난 7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대중문화예술인의 병역 연기와 특례에 관한 질의에 "전향적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는 뜻을 밝혔다.
박 장관은 관련 질의에 "순수예술과 체육 외에 대중문화예술인도 특례를 받았으면 좋겠다는 의견이 많이 있다"며 "병역 상 대우를 받았으면 좋겠다"고 답했다.
반면, 서욱 국방부 장관은 이날 국회 국방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여러 가지 사회적 공감대가 형성돼야 하는데 현재 판단으로는 병역특례를 고려하고 있지 않다"며 입장 차를 보였다.
다만 서 장관은 "활동 기간들을 고려해 (병역) 연기 정도는 검토를 같이해 나가는 것도 의미가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밝혔다.
문체부와 국방부가 다소 입장 차를 보였지만 최소 입영 연기에 대한 가능성은 열어두면서 앞으로 논의가 구체화될 것이란 기대가 나온다.
현재 국회에는 대중문화예술 분야 우수자로서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국위선양에 현저한 공이 있다고 추진한 사람에 대해 징집을 연기할 수 있게 한 법안이 전용기 민주당 의원 대표발의로 발의돼 있다.
| |
 |
|
| ▲ 사진=빅히트엔터테인먼트 |
방탄소년단 멤버 중 최연장자인 진(1992년생)은 현행 병역법상 내년 말까지 무조건 입대해야 한다. 막내 정국(1997년생)의 입대 시기를 고려하면 향후 5년간 방탄소년단의 완전체 그룹 활동을 볼 수 없다.
이에 일각에서는 진의 입대 시기를 정국과 맞춰 5년 연기하자는 주장을 내놓았다. 병역 의무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엄격한 만큼 면제가 아닌 연기를 통해 이들의 활동 공백기를 최소화하자는 것이다. 이럴 경우 슈가(1993년생), RM·제이홉(1994년생), 지민·뷔(1995년생) 모두 막내 정국이 입대할 때 동반 입대할 수 있다.
다만, 방탄소년단에게 병역특례를 허용할 경우 형평성 문제가 제기될 가능성이 높다. 순수예술·체육 분야와 달리 대중문화예술은 광범위하고, 전 세계가 공인한 공통 기준이 없어 대상자 선정을 두고 논란이 가중될 수 있기 때문이다.
현행 병역법령에 따르면 ▲올림픽 3위 이상 입상자 ▲아시안게임 1위 입상자 ▲국제예술경연대회 2위 이상 입상자 ▲국내예술경연대회 1위 입상자 등은 예술·체육요원(보충역)으로 편입된다. 이들은 4주간 기초군사훈련을 이수하고 544시간의 봉사활동을 해야 한다. 대신 복무기간 동안 자신의 특기 분야에서 활동할 수 있다. 다만 예술요원 편입이 인정되는 국내외 경연대회는 병무청 훈령으로 정해져 있다.
방탄소년단은 K팝이 넘지 못할 벽으로 여겼던 빌보드 메인 싱글 1위까지 차지했지만, '빌보드'는 미국 위주의 차트라는 한계가 있다. 예를 들어 빌보드 순위가 병역특례 리스트에 오른다면 가요뿐만 아니라 영화 등 대중문화예술 분야에서도 그 기준이 무분별하게 확장할 수 있다는 우려가 뒤따른다.
전용기 의원이 대표발의한 개정안에서는 문체부 장관의 추천을 받을 수 있는 자격으로 '대중문화예술 분야에서 3년 이상 일하고 국가의 위상을 높인 공로가 인정돼 정부의 훈 포상을 받은 사람'을 기준으로 병역 연기를 검토하도록 했다.
개정안이 통과될 경우 화관문화훈장을 수여한 바 있는 방탄소년단의 병역 연기가 가능하다.
노웅래 최고위원은 "전문가로 구성된 문화·예술 공적 심의위원회를 꾸려 판단하면 된다"면서 "국가 홍보 일정에 참석시키며 방탄소년단의 가치를 활용하는 방안도 있다"고 제시했다.
| |
 |
|
| ▲ 사진=빅히트엔터테인먼트 |
이렇듯 정치권에서 먼저 법 개정안을 들고 나오며 방탄소년단의 병역특례를 두고 갑론을박이 벌어지고 있지만 정작 방탄소년단 팬들의 반응은 미지근하다. 방탄소년단 멤버들이 군복무 의사를 밝히고 있는데 민감한 병역 문제가 정쟁에 이용되는 것처럼 비춰져 달갑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앞서 방탄소년단 진은 지난 2월 기자회견에서 "병역은 당연한 의무"라며 "나라의 부름이 있으면 언제든지 응할 예정"이라고 밝힌 바 있다.
대중적 공감대를 이끌어낼 수 있을지도 미지수다. 스포츠 선수들이 병역특례 '꼼수'로 논란을 빚은 전례가 여러 차례 있어서다. 방탄소년단을 시작으로 대중문화예술 분야 전반으로 병역특례가 확대될 경우, 법의 허점을 파고든 사례가 횡행할 것이란 우려마저 흘러나온다.
프로게이머인 e스포츠 선수들을 병역혜택에 포함할 것인지에 대한 논의도 예상된다. 게임업계에서는 축구스타 손흥민급 대우를 받는 리그 오브 레전드(LOL) 선수 페이커(본명 이상혁) 등에 대해 병역혜택을 줘야 한다는 여론이 꾸준히 나오고 있다.
전용기 의원은 7일 국정감사에서 "우리나라가 e스포츠 종주국이다. 굉장한 국위선양"이라며 "대중문화처럼 e스포츠도 20대에 최고 역량을 발휘하기에 병역 연기를 논의해야 한다. 병역 연기를 위해 대학에 가는 것은 불합리하다. 문체부 종합 감사 때 대안을 마련해달라"고 주문했다.
[미디어펜=김민서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