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홍샛별 기자]3기 신도시의 윤곽이 드러남에 따라 2기 신도시가 역풍을 맞고 있다. 일부 지역에서는 무순위 청약(줍줍)에서 100가구가 넘는 물량이 대거 미달되는 사태도 발생했다.
8일 한국감정원 청약홈에 따르면, 최근 무순위 청약을 진행한 경기 양주시의 ‘양주 옥정신도시3차 대방노블랜드에듀포레’는 134가구나 주인을 찾지 못했다.
지난달 1, 2순위 청약을 받은 이 단지는 1042가구 모집에 354개의 통장만이 몰리며 평균 경쟁률 0.34대 1을 기록했다.
이후 부적격 및 계약 포기 등의 사유로 줍줍 물량 941가구가 나왔다. 무순위 청약에서는 전용 84㎡A가 99가구 모집에 482명이 몰려 4.87대1의 가장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다.
반면 △75㎡B에서는 104가구 모집에 58가구만이 접수해 46가구나 미달됐다. △75㎡C(이하 미달 가구수 18가구) △75㎡D(41가구) △84㎡D(29가구) 등에서도 청약자 수가 분양 물량에 미치지 못했다.
시장에서는 양주 옥정신도시3차 대방노블랜드에듀포레의 미분양 사태가 단지 자체의 비인기에서 비롯된 결과는 아니라고 보고 있다.
정부의 규제와 3기 신도시 공급 계획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을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양주의 A공인중개사사무소 대표는 “양주시는 지난 6·17 대책에서 조정대상지역으로 지정됐다”면서 “그 전까지만 해도 미분양으로 골머리를 앓았었지만 비규제지역 풍선효과로 서서히 미분양 가구수가 줄어드는 추세에 있었는데 조정대상지역 포함이라는 악재가 덮쳤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왜 김포가 아닌 양주를 조정대상지역에 포함시켰는지 도무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면서 “미분양이 줄면서 다시금 분양 시장도 활기를 찾을 수 있을까 기대했는데 다시 얼어붙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실제 국가통계포털에 따르면, 양주시의 미분양주택 수는 지난해 11월 1142가구까지 치솟았지만 비규제지역 풍선효과에 힘입어 올 5월 23가구까지 줄었다. 그러나 조정대상지역으로 지정된 6월 339가구로 급증, 7월에는 530가구까지 늘어났다.
문제는 여전히 공급 물량이 남아있다는 점이다. 줍줍도 미달되는 상황에서 분양 물량이 쏟아지면 다시 미분양의 악몽에 시달릴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까지 나오고 있다. 옥정뿐 아니라 파주 운정신도시, 인천 검단신도시 등 2기 신도시들 역시 마찬가지 상황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3기 신도시 사전 청약이 윤곽을 드러내며 2기 신도시에 수요자들의 관심이 현저히 줄어든 것은 사실”이라면서 “2기 신도시도 아직 완성이 되지 않았는데 이보다 좋은 입지에 3기 신도시를 짓는다고 하니 누가 2기 신도시에 살려고 하겠냐”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이 같은 상황에서는 양주 옥정, 파주 운정 등 정부가 발표한 3기 신도시와 가까운 입지에 있는 2기 신도시들의 타격이 더욱 클 수 있다”고 우려했다.
[미디어펜=홍샛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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