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무역협회 "미·중 무역분쟁 장기화…공급망 정비 필요"
2020-10-11 11:00:00 | 박규빈 기자 | pkb2162@mediapen.com
"1단계 무역합의 이행은 사실상 어려울 전망"…새로운 갈등요소 부각 예상
▲ 한국무역협회 통상리포트 '미·중무역분쟁의 최근 흐름과 중국수입시장의 영향' 통계./사진=한국무역협회 |
한국무역협회가 11일 발표한 보고서 '미·중무역분쟁의 최근 흐름과 중국 수입시장의 영향'에 따르면 미·중 1단계 합의의 대미 수입확대 약속에도 불구하고 올해 7월까지 중국의 대미 추가수입 실적은 예정된 목표액의 절반 정도(48.1%로 추정)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초 미·중 1단계 합의는 2020~2021년까지 2000억 달러 규모의 대미 구매확대를 골자로 한다. 중국의 목표달성이 미흡한 원인은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수요하락과 인위적인 수입선 전환의 한계 등으로 풀이된다.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은 농산물 및 에너지의 대미 수입을 전년 대비 각각 50.3%, 7.9% 늘리는 등 노력을 기울였으나 화웨이 제재 등 미국의 수출통제나 코로나19 등 영향으로 공산품의 대미 수입은 전년대비 오히려 11.6% 감소했다.
▲ 한국무역협회 통상리포트 '미·중무역분쟁의 최근 흐름과 중국수입시장의 영향' 통계./자료=한국무역협회 |
그간 중국의 대미 보복관세에 따른 미국산의 가격경쟁력 하락과 올해 남은 기간이 길지 않은 점 등을 감안하면 미·중 합의 이행 1년차인 올해 말까지 수입확대 목표 이행은 사실상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1단계 합의 체결 이후에도 미·중 무역 갈등은 코로나19의 세계적 확산이라는 악재 외에 화웨이 제재·홍콩보안법·신장위구르 인권문제·틱톡 및 위챗 퇴출·상호 영사관 폐쇄 등 경제뿐 아니라 외교안보 이슈로까지 확산됐다.
보고서는 "우리 기업은 전방위적인 미·중 갈등의 장기화에 대비해 △대중국 원자재 수출 감소 △화웨이 등 중국기업과의 거래여부 △중국 내 한국 기업 수출입 영향 △미국의 대 중국기업 제재 확대 가능성 등 글로벌 거래를 둘러싼 전반적인 조달 및 수출구조를 재점검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지난 8월 미국 상무부가 내놓은 화웨이 제재안에 따라 화웨이와 직접 교역하지 않는 우리 기업들도 납품처를 포함한 전체 공급망을 재점검해야 할 필요가 생긴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미국의 대중국 견제의 근거가 '국가 안보'라는 포괄적인 논리인 이상 언제든지 제2·제3의 화웨이 제재와 같은 조치가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이원석 한국무역협회 통상지원센터 수석연구원은 "미국이 화웨이 제재에 이어 중국의 반도체 제조업체 SMIC에 대한 제재를 가할 것으로 알려지는 등 미국의 대 중국 견제 대상은 앞으로도 확대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 수석연구원은 "중국 역시 사안별로 미국에 보복조치를 취할 수 있는 만큼 우리기업은 미·중 관계에서 추가적인 갈등 이슈가 언제든 불거질 수 있다고 전제하고 관련 리스크에 대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미디어펜=박규빈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