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호 회장, 이헌재 전 부총리 통해 금감원에 로비…VIP 대접 받으며 옵티머스 도와준 정황"
[미디어펜=김하늘 기자] 올해 금융감독원 국정감사에선 예상됐던 바와 같이 라임·옵티머스 사태에 대한 의원들의 질타가 쏟아졌다. 특히 해당 사태가 여당 뿐만 아니라 금융감독원과도 유착 관계가 있다는 의혹까지 제기되며 논란이 예상된다.
|
|
|
▲ 윤석헌 금감원장이 13일 국회 정무위원회에서 열린 금융감독원 국정감사에서 의원질의에 답변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
13일 진행된 금감원 국정감사에선 전날 진행된 금융위원회 국감와 마찬가지로 라임자산운용과 옵티머스 펀드가 주요 쟁점으로 떠올랐다.
잇따라 발생한 사모펀드 사태를 둘러싼 금융사들의 불완전판매 논란과 금감원의 관리·감독 책임 여부에 대한 질의가 이어졌다.
대규모 사모펀드 환매중단 사태는 라임·옵티머스 자산운용사가 대규모 부실을 숨긴 채 투자자들을 모집, 결국 환매가 중단되면서 수천억원대 피해가 발생한 사건으로, 피해액은 라임자산운용의 경우 1조6000억원, 옵티머스자산운용은 5000억원 규모로 추산된다.
특히 검찰이 투자 사기를 수사하는 과정에서 현 정권과 여권 인사들에 대한 로비 정황이 포착된 것으로 알려지며 야권 의원들의 지적이 빗발쳤다.
우선 윤창현 국민의힘 의원은 정부와 여당 관계자들이 옵티머스자산운용 관련 프로젝트 수익자로 일부 참여했다는 취지의 내용이 담긴 옵티머스 측의 '펀드 하자 치유 문건'에 대해 어떤 느낌을 받았는지 윤 원장에게 질의했다.
윤 원장은 "약간 조작된 문건인 것 같다"며 "진실성이 낮은 것 같다"고 답변했다.
또한 "일부는 진실인 것 같냐"는 물음에는 "문건을 100% 부정하긴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윤 의원에 의해 옵티머스 펀드 자금으로 무자본 인수·합병(M&A)됐다는 의혹을 받는 해덕파워웨이의 경영진에 금감원 출신 인사가 참여한 사실도 공개됐다.
윤 의원에 따르면, 금감원 출신의 법무법인 인사 A 씨는 해덕파워웨이의 감사를 지낸 것으로 전해졌다.
해덕파워웨이는 옵티머스 사태의 핵심 인물로 지목되는 이모 전 청와대 민정비서관실 행정관이 사외이사를 지낸 회사다. 해덕파워웨이의 인수에 동원된 셉틸리언은 김 대표의 부인 윤모 씨가 50%의 지분을 갖고 있다.
강민국 국민의힘 의원은 양호 전 옵티머스 회장과 김재현 옵티머스 대표의 전화 녹취록도 공개하며 금감원과의 유착도 의심했다.
강 의원이 공개한 녹취록에는 양 전 회장이 이헌재 전 경제부총리와 최흥식 전 금융감독원장과 만나기로 한 정황과 금감원 모 검사역과 통화한 기록이 담겨있다.
녹취록에서 양 전 회장은 2017년 11월 9일 김 대표로부터 금감원이 우호적으로 일을 처리해주고 있다는 취지의 보고를 받은 뒤 "내가 이 장관(이헌재 전 부총리)을 월요일 4시에 만나기로 했는데, 괜히 부탁할 필요가 없잖아"라며 "사정 봐 가면서 하면 되겠네"라는 내용이 포함됐다.
이어 양 전 회장은 비서와의 또 다른 통화에서 "다음 주 금융감독원에 가는데 거기서 VIP 대접해준다고 차 번호를 알려달라더라"고 했다.
또 다른 녹취에는 양 전 회장이 2017년 10월 20일 금감원의 모 검사역과의 통화에서 "제가 11월 2일 최흥식 원장을 만날 일이 있어서"라고 했으나 검사역이 당일 출장 일정이 있다고 말하자 "그럼 6일날 오후 쯤에 제가 찾아뵐까요"라는 내용이 담겼다.
이에 대해 강 의원은 "녹취록을 보면 양호 회장이 이헌재 전 부총리와 깊은 관계를 통해 금감원에 로비를 했고, VIP 대접까지 받으면서 옵티머스를 도와준 정황이 나온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 녹취록 통화시점이 재무건전성에 미달하고 최대 주주변경 승인과 전 대표였던 이혁진의 고소 진정 문제 등 아주 잡음이 많아 회사의 앞날이 불투명한 상황이었다"며 "정상적이라면 옵티머스는 정리 수순에 들어갔어야하는데 불사조처럼 살아났고, 이쯤 되면 대한민국 금융검찰인 금감원이 본연의 기능을 뒤로 한 채 사기 펀드 자사 운영사와 깊은 유착이 있다고 볼수 있지 않나"라고 꼬집었다.
이에 대해 윤석헌 금감원장은 "제 판단으로는 그런 정황 증거 비슷한 것은 의심이 되는 부분이 있지만 여기 나와 있는 것을 가지고 단정적으로 이야기 하기는 어렵다"고 답했다.
한편, 윤 원장은 이날 국감 인사말을 통해 "최근 사모펀드 사태와 관련해 확인된 불법행위에 대해서는 엄정조치를 취하고 공정한 피해보상과 사모펀드 사태 재발방지를 위한 제도개선을 병행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미디어펜=김하늘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