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태섭 탈당, 가장 큰 관심사는 차기 행선지
국민의힘 내심 기대감, 민주당 효과 차단 나서
[미디어펜=조성완 기자]금태섭 전 의원이 더불어민주당을 전격 탈당하면서 밋밋하던 내년 4월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파문이 일고 있다. 마땅한 후보를 찾지 못한 국민의힘은 금 전 의원의 합류 여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탈당의 영향력을 최대한 차단하는데 주력했다.

금 전 의원의 탈당 선언 이후 가장 큰 관심사는 그의 ‘차기 행선지’다. 국민의힘은 금 전 의원이 민주당을 강하게 비판하고 떠난만큼 내심 합류를 기대하는 눈치다. 평소 쓴소리를 통해 소신 있는 인물로 알려진 만큼 그가 당내 경선에 참여하는 것 만으로도 흥행 요소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국민의힘 한 관계자는 ‘미디어펜’과 통화에서 “정치인에게 있어서 중요한 요소 중 하나는 바로 ‘이슈’”라면서 “탈당만으로 이미 전국민에게 이름을 알린 금 전 의원은 보궐선거를 앞두고 매력적인 카드”라고 말했다.

   
▲ 금태섭 전 의원./사진=금 전 의원 페이스북

반면 금 전 의원이 아직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 않은 상황에서 섣부른 기대를 경계하는 목소리도 제기되고 있다.

김병욱 의원은 페이스북에 “금 전 의원에게 손을 내밀기 전에 우리 당 출신 무소속 의원들을 먼저 모시는 게 순서가 아닐까요”라며 홍준표·김태호·윤상현 의원에게 복당의 길을 열어줄 것을 촉구하기도 했다.

또 다른 당내 관계자는 “당 내에서 많은 후보군들이 선거를 준비하는 상황에서 금 전 의원 모시기에 집중하는 것은 도리가 아니다”라면서 “합류 여부도 불투명한데 미리 김치국을 마실 필요가 있겠는가”라고 우려했다.

김종인 비대위원장도 “아직은 결정된 게 없다”며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김 위원장은 최근 기자들과 만나 “경선룰을 확정 안 했는데 룰대로 하면 남성후보든 여성후보든 시민들에게 가장 호응받는 사람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민주당은 금 전 의원의 탈당과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연계시키는 것 자체에 부정적인 입장이다. 특히 내부의 다양한 목소리가 사라지는 아쉬움보다는 내부 비판 세력이 떠난 것을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분위기다. 

또한 진보적 사고방식을 가진 금 전 의원이 국민의힘과 연대할 가능성을 낮게 보고 있다. 실제로 금 전 의원은 “국민의힘은 민주당보다도 더 큰 반성과 변화가 필요한 정당”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민주당의 한 원내 관계자는 “금 전 의원이 갖는 상징성은 바로 ‘소신’이다. 자신의 소신을 지키기 위해 당을 떠난 사람”이라면서 “그런 그가 소신과 맞지 않는 국민의힘에 합류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양향자 최고위원도 최근 YTN라디오에서 “정치는 생물이라 언제, 어떤 일이 일어날지 모르기 때문에 되고 안 되고를 말씀드릴 수는 없다”면서도 “(금 전 의원이) 국민의힘이 더 반성해야 한다고 말했는데 끝까지 소신을 지키리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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