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맹희·이창희, 후계두고 밀려
[미디어펜=김태우 기자]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25일 오전 향년 78세로 별세하며 고(故) 이건희 회장이 삼성 총수로 오르게 된 이유가 관심을 모은다. 

삼성 창업주인 고(故) 이병철 회장(창업주)은 자서전인 '호암자전'에서 처음부터 3남인 이건희 회장이 경영 승계의 고려대상이 아니었다고 밝혔다. 

   
▲ 지난 1987년 당시 이건희 회장 취임식 현장. /사진=삼성전자


호암자전에 따르면 이병철 창업주는 이건희 회장에게 중앙일보 등 미디어를 맡길 생각이었다. 이건희 회장의 첫 직장이 동양방송이 된 이유다. 

이병철 창업주는 책에서 "건희에게는 와세다대학 1학년에 재학 중일 때 중앙매스컴을 맡아 인간의 보람을 찾는 것이 어떻겠냐고 물었더니 '그 길이 가장 좋을 것 같다'고 대답했다"며 "건희에게는 고생스러운 기업 경영을 맡기는 것보다 매스컴을 생각했다"고 회고했다.

하지만 이건희 회장의 큰형과 작은형은 이병철 창업주의 기대에 미치지 못하며 경영승계 구도에서 밀려났다. 큰형은 '사카린 밀수사건'에 대한 책임을 지고 1966년 경영에서 물러난 이병철 창업주의 뒤를 이어 그룹 경영 전면에 나섰으나 부친에 실망을 안겼다. 

이병철 창업주는 "처음에는 주위 권고도 있고 본인 희망도 있어 장남 이맹희에게 그룹 일부 경영을 맡겨봤지만 6개월도 채 못돼 맡겼던 기업체는 물론 그룹 전체가 혼란에 빠졌다"며 "본인이 자청해 물러났다"고 밝혔다.

차남은 박정희정부 시절 삼성과 부친의 비리를 고발한 탄원서를 청와대 등에 제출한 사건으로 눈 밖에 났다. 호암자전에 따르면 "차남은 대조직 관리보다 알맞은 회사를 건전하게 경영하고 싶다"는 의향을 밝혔고 그 뜻을 따라줬다.

이에 이건희 회장은 자연스럽게 후계 구도에 올랐다. 

1966년 미국에서 귀국해 동양방송에 입사한 이이건희 회장은 1979년 삼성그룹 부회장에 취임하며 실질적인 그룹 후계자가 됐고, 1987년 11월11일 이병철 창업주 별세 후 삼성그룹 회장에 취임했다. 

이병철 창업주는 "건희는 취미와 의향이 기업 경영에 있어 열심히 참여하여 공부하는 것이 보였다"고 경영인으로서 이 회장의 자질을 회고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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