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감사에서 기대 이하의 결과, 결정적 한방의 부재
"야당답지 못했다" "비상한 결단이 필요" 쓴소리 제기
[미디어펜=조성완 기자]야당의 시간으로 불리는 국정감사가 막을 내렸다. 국민의힘은 수많은 의혹을 제기했지만 결정적 한방을 날리지 못했다. “가장 부족한 국감이었다”는 자조 섞인 목소리와 함께 당의 지지율도 정체기에 빠졌다.

이번 국정감사에서는 서해상 실종 공무원 피살사건과 추미애 법무부 장관 아들의 군 시절 특혜의혹, 라임·옵티머스 사태 등 각종 대형 쟁점을 통해 야권이 정국의 주도권을 쥘 수 있는 기회로 전망됐다. 하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국민의힘의 무딘 공세로 ‘기대 이하’였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장제원 국민의힘 의원은 26일 "변명 같지만, 현실의 벽이 높게 느껴졌다"며 "야당이 야당답지 못하니, 장관이 야당 국회의원을 무시한다. 21대 국회 내내 이럴 것 같다"고 한탄했다. 이어 "국회의원 3번 하는동안 가장 열심히 공부했고, 가장 부지런히 준비했지만, 가장 부족했던 국감이었다"고 말했다.

   
▲ 국민의힘 지도부가 26일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다./사진=국민의힘

이같은 한탄을 반영하듯 국정감사 막바지에 이뤄진 여론조사에서 당 지지율이 하락했다.

여론조사 전문업체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가 지난 22일부터 24일까지 전국 만18세 이상 남녀 1003명을 대상으로 조사해 25일 발표한 10월 4주차 정당지지도 결과 국민의힘 지지율은 21%를 기록했다. 9월 3주차 조사 때보다 6%p 내린 수치다.

26일 여론조사업체 리얼미터가 YTN 의뢰로 지난 19~23일 조사한 10월3주차 주간집계 결과에서도 국민의 지지율은 직전 조사 대비 2.3%p 하락한 27.3%로 나타났다. 민주당 지지율은 35.1%로 전주대비 2.9%p 오르면서 두 정당의 지지율 격자는 7.8%p로 10월 1주차(6.7%p) 이후 2주 만에 다시 오차범위 밖으로 벌어졌다.

정치권에서는 국정감사 중에 지도부 갈등으로 인한 불협화음과 원내 전략 부재, 상임위원장 포기 등이 총제적으로 당의 전력을 약화시켰다는 분석이 나온다.

국민의힘은 국정감사 시작 당시만 해도 전방위 파상공세를 예고했다. 하지만 국회 18개 상임위원장직을 독식한 민주당이 주요 상임위에서 요청한 증인 채택이 대거 무산되면서 국정감사는 소모적인 공방만 이어졌다.

   
▲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26일 국립서울현충원에서 열린 박정희 대통령 서거 41주기 추도식에 참석했다./사진=국민의힘

장 의원도 "국정감사나 청문회를 하면, 그래도 제보가 제법 많이 들어오던 장제원 의원실이었는데 언제부터인가 제보마저 들어오지 않는다"며 "증인이라고는 한명도 없었다. 의사봉도 민주당이 가지고 있었다"고 토로했다.

김종인 비대위원장을 둘러싼 내부의 갈등이 표출되면서 당 분위기가 어수선해진 것도 한몫했다는 분석이다. “화력을 집중해야 하는 시기에 오히려 김종인 호에 대한 불만이 터지면서 시선이 분산됐다”는 지적이다.

이와 관련, 홍준표 무소속 의원도 여론조사 결과를 언급하면서 “이렇게 엉망인 여권의 대란에도 불구하고 국민들은 야당을 대안정당으로 보지 않고 있다는 증거일 뿐만 아니라 웰빙, 유사 진보정당, 2중대 정당으로 보고 있다는 증거”라고 비판했다.

이어 "죽도 밥도 아닌 중도 좌클릭과 무기력한 원내 투쟁으로 집토끼도 달아나 버리는 우를 범하고 있다. 무기력하게 끌려 다니지 말고 상황을 이끌고 창출하는 비상한 결단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한편, 여론조사와 관련한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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