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민서 기자] 가수 유승준(스티브 유)이 강경화 외교부 장관에게 입국을 허락해 달라고 호소했다.

유승준은 27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장문의 글을 올려 자신은 병역법을 어기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그는 "2002년 한 순간의 선택으로 모든 것이 산산이 부서졌다"며 "제가 미국 시민권을 선택한 대가로 대한민국의 이익이나 공공의 안전을 해치는 병역기피자라는 낙인과 함께 무기한 입국금지 대상자가 됐기 때문"이라고 회상했다. 

이어 "제가 군에 입대하겠다는 팬들과의 약속을 지키지 못한 점에 대해서는 지금도 매우 죄송스럽게 생각하고 있다"면서도 "하지만 저는 데뷔 때부터 이미 가족들과 함께 미국에 이민을 간 영주권자였고, 그 무렵 시민권을 취득하지 않으면 영주권마저도 잃을 위기에 처하게 되는 부득이한 사정이 있었다"고 해명했다. 

   
▲ 사진=유승준 SNS 캡처


그러면서 "팬들에게 이 사정을 설명드리고 이해를 구하고자 한국에 입국하고자 했지만, 인천공항에서 입국 자체가 거부되고 저에게는 아무런 해명 기회도 주어지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유승준은 개인의 선택에 법적 제재를 가해선 안 된다고 주장했다. 그는 "극히 개인적인 선택이었다. 병역 의무를 파기함으로 대중들에게 실망과 배신감을 안겨주었다. 팬들의 신의를 저버리고 현실적인 실리를 선택한 비겁한 행동이었다고 비판받을 수 있다"면서 "하지만 적어도 저는 병역법을 어기지 않았다. 제가 내린 결정은 합법적이었으며 법적 제재를 가할 수 없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제가 대한민국의 안전보장, 질서유지, 공공복리, 외교 관계 등 대한민국의 이익을 해칠 우려가 있는 사람으로 보이나. 대한민국의 안보, 질서와 외교관계가 정말 저 같은 일개 연예인의 영향력으로 해침을 당할 우려가 있다고 생각하나"라며 "제가 과거 미국 시민권을 취득한 선택은 이민자들로서는 지극히 흔하고 당연한 선택이었고, 법적으로는 아무런 문제가 없는 것이었다. 팬들을 실망시킨 잘못에 대한 평가는 팬들이 하면 되는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유승준은 또 "장관님께서는 올해 초 유엔 인권 최고대표를 만나 한국 정부가 2020~2022년 인권 이사국으로서 국제적 인권 보호와 증진을 위한 노력에 동참하겠다는 입장을 밝히신 바 있다. 외국인에게도 인권이 있고, 범죄자들도 지은 죄만큼만 벌을 받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18년 8개월 동안 병역기피 목적으로 외국 시민권을 취득한 것으로 간주돼 입국 금지를 당한 것도 모자라 앞으로도 영구히 입국금지라는 게 맞는 처사라고 생각하나. 저는 이것이 엄연한 인권침해이며 형평성에 어긋난 판단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끝으로 그는 "장관님께서는 2019년 대법원 파기환송 판결이 단지 절차를 지켜 재량권을 행사하라는 정도의 의미라고 말씀하셨지만, 대법원 판결문에는 재량권 행사시 지켜야 할 지침이 다 나와 있다"면서 "장관님께서 부디 저의 무기한 입국금지 문제에 대해 다시 한 번 고민해 주시고, 이제는 저의 입국을 허락해 주시기를 바란다"고 호소했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지난 26일 열린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유승준 입국 조치가 계속돼야 한다고 생각하느냐'는 더불어민주당 안민석 의원 질의에 "그렇다"라고 답했다.

앞서 모종화 병무청장 역시 지난 13일 국회 국방위원회 병무청 국정감사에서 "유승준의 입국 금지를 유지해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당시에도 유승준은 인스타그램을 통해 "연예인으로서 한 약속을 지키지 못한 잘못이 있지만 이를 두고 정부가 나서서 몇십 년째 대한민국 안전보장 등을 이유로 대한민국에 발도 디디지 못하게 막는 것은 엄연한 차별이자 인권침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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