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D수첩' 아기 잃은 엄마와 의사의 진실 공방
이동건 기자
2020-10-28 08:00

[미디어펜=이동건 기자] MBC 'PD수첩'이 의료사고로 아이를 잃은 두 명의 산모, 해당 병원의 의료사고와 진실 공방을 집중적으로 조명했다. 


결혼 3년 만에 시험관으로 어렵게 아이를 가진 부부. 부부는 의사의 권유로 유도 분만을 진행했고, 촉진제를 투여하자 진통이 시작됐다고 한다. 출생 1분 후, 평가한 아이의 건강 상태 점수는 10점 만점에 '0'점이었다. 병원 측은 아이를 응급 처치한 뒤, 대학병원으로 이송했지만 아이는 출생 4시간 만에 사망하고 말았다. 대학병원 측은 아이에게 출산 질식, 기흉, 반출혈이 있었다고 진단했다. 해당 병원 측은 아기 머리가 나온 뒤, 어깨가 산모의 골반에 걸려 분만이 진행되지 않는 견갑난산이라며 이는 예측할 수 없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사진=MBC 'PD수첩' 방송 캡처


하지만 아이의 가족 이야기는 달랐다. 출산 2일 전 담당 의사가 초음파로 측정한 아기 예상 몸무게는 3.3kg. 하지만 출생 당시 아기의 몸무게는 4.5kg로 큰 차이가 났다. 부모는 담당 의사가 태아 크기를 제대로 측정하지 못한 것이 사고의 원인이라고 주장했다. 산부인과 전문의들도 초음파 검사 당시 '태아의 배 둘레'가 작게 측정되었다고 지적했다. 산모는 임신성 당뇨를 앓고 있어 아이의 몸무게가 중요했다. 제왕절개를 선택했다면 견갑난산이나 그 뒤의 조치를 피할 수도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병원 측은 잘못한 것이 없으니 법대로 하라는 입장이다. 이 사건은 현재 수사가 진행 중이다. 


취재 도중, 같은 병원에서 피해를 본 제보자가 'PD수첩'을 찾았다. 해당 병원과 2년째 의료분쟁을 하는 이윤희(가명) 씨. 2018년, 임신 20주 차던 윤희 씨는 복통에 평소 다니던 산부인과인 해당 병원을 찾았다. 하지만 당직 의사는 조치를 취하는 대신 보호자부터 찾았고, 출장을 간 남편 대신 친정엄마가 와서야 대학병원으로 옮겨질 수 있었다. 


응급실에 도착하고 2분 뒤, 윤희 씨는 심정지가 왔고, 20주 된 태아는 결국 숨지고 말았다. 그리고 윤희 씨는 자궁이 파열되어 응급수술을 받았고, 뇌경색으로 인한 후유증을 앓게 됐다. 윤희 씨 측은 해당 병원이 보호자를 기다리다 환자의 상태가 악화했고, 의무기록지가 조작되었다고 주장한다. 당시 해당 병원은 응급실이 존재했고, 의사가 응급상황이라고 판단하면 보호자 동의 없이 환자를 이송하거나 수술을 할 수도 있었다. 윤희 씨 남편은 당직 의사를 업무상 과실치상 혐의로 고소했다. 



   
사진=MBC 'PD수첩' 방송 캡처


윤희 씨가 해당 병원에 머물렀던 1시간 동안 기본적인 복부 초음파 검사조차 이뤄지지 않았다고 한다. 하지만 검찰은 업무상 과실치상 등의 혐의를 받았던 당직 의사에게 의료 감정 결과를 근거로 무혐의 처분을 내렸다. 


그런데 국가기관인 한국의료분쟁조정중재원의 의료감정이 객관적이지 않다는 지적이 나왔다. 같은 사건임에도 의료감정 결과가 상반된 경우가 있었다는 것. 이런 지적에 한국의료분쟁조정중재원은 전문가의 관점 등에 따라 의학적 견해가 달라질 수 있다는 입장을 전했다. 


의료사고를 당한 피해자가 의료인의 과실을 입증하는 일은 쉽지 않다. 의학 전문지식도 필요하고, 의료 감정 과정에서는 제 식구 감싸기 논란이 끊이질 않고 있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도 분만 사고에 대한 것들이 올라왔지만 관련 법과 제도는 미비한 상황이다. 


2015년 백혈병 치료를 받다 투약 오류로 사망한 정종현 군 사건을 계기로 환자안전법이 제정됐다. 해당 법은 환자안전사고 보고 시스템을 구축해 자율적인 보고가 이뤄지도록 하고, 자료의 분석을 통해 예방 대책을 마련하겠다는 것이지만 중대한 환자 안전사고 의무 보고 대상에 100병상 이상의 종합병원을 한정하고 있다고 한다. 'PD수첩'은 의료 사고가 반복되지 않도록 환자안전법을 실제 의료 현장에 도움이 되도록 촘촘하게 정비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PD수첩'은 매주 화요일 밤 10시 40분에 방송된다. 



[미디어펜=이동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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