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 시정연설에 "특검법 수용하라" 등 구호 외치며 항의
"시정연설, 예산안에 대한 그릇된 현실...듣기 좋은 말만 반복"
[미디어펜=조성완 기자]국민의힘은 28일 문재인 대통령의 2021년도 예산안 관련 시정연설에서 “이게 나라냐”, “나라가 왜이래” 등의 문구가 쓰인 피켓을 들고 항의 메시지를 전달했다.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도 라임·옵티머스 특검을 받아들이지 않는데 대한 항의표시로 문 대통령과의 사전간담회에 불참했다.

이날 검은 마스크를 착용한 국민의힘 의원들은 본회의장에 입장하는 문 대통령을 향해 “특검법을 수용하라”, “진실규명하라” 등의 구호를, 문 대통령이 퇴장할 때는 “국민의 말에 귀 기울여 달라”, “이게 나라입니까” 등의 구호를 각각 외쳤다.

이는 이날 오전 의원총회에서 연설 도중 의전적 예의는 갖추는 대신 대통령 입·퇴장시 강하게 항의하기로 결정한 사항을 따른 것이다.

   
▲ 국민의힘 소속 의원들이 28일 국회 본회의장에 입장하는 문재인 대통령을 향해 손피켓을 들고 항의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다./사진=국민의힘

국민의힘은 문 대통령의 시정연설에 대해서도 “‘전대미문의 위기 속에서 협치가 절실하다’는 대통령의 당부가 무색하게 오늘 시정연설은 기대에 한참 못 미쳤다”고 비판했다.

윤희석 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오로지 경제 3법과 공수처 통과만 강조하며 야당을 압박했을 뿐 정작 국민의힘에서 질의한 10가지 사안에 대해서는 답변 한 마디 없었다”면서 “예산안에 대해서도 그릇된 현실 인식과 특유의 남 탓, 그리고 듣기 좋은 말들만을 반복했을 뿐”이라고 지적했다.

윤 대변인은 “오늘 시정연설을 통해 대통령과 정부의 인식이 국민의 그것과 너무나 동떨어져있다는 아픈 현실을 확인하게 됐다. 그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들 몫”이라면서 “국민의힘은 오로지 국민의 입장에서 2021년도 예산안에 대해 철저하고 면밀히 검증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이날 시정연설 직전에는 문 대통령과의 사전간담회에 참석하려는 주호영 원내대표를 청와대 경호처 직원이 제지하면서 신체수색을 한 것을 두고 한 차례 소란이 발생했다. 

박병석 국회의장은 야당의 항의가 지속되자 “사실을 확인하고 청와대에 합당한 조치를 요구하겠다”며 “그런 일이 일어난데 대해 유감스럽다는 말씀 드린다”고 겨우 장내를 진정시켰다.

이와 관련, 최형두 국민의힘 원내대변인은 긴급논평을 통해 "국회의사당 내에서 야당 원내대표의 신체 수색을 함부로 하는 것은 의회에 대한 노골적 모욕이다"라며 "이것이 주 원내대표가 요구한 10가지 질문에 대한 답인가"라고 비판했다.

최 원내대변인은 이어 "오늘 청와대의 야당 원내대표 신체 수색은 문재인 정부의 시정연설이 위선과 이중성을 띠고 있음을 압축적으로 보여준 사건"이라며 "국민 위에 군림하는 문재인 정부의 단면이 오늘 그대로 드러났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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