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다빈 기자]서울과 지방 중소도시 간 부동산 양극화가 청약 시장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서울에서 분양한 단지들이 역대 청약 경쟁률을 기록하고 당첨 가점이 치솟는 가운데 지방에서 진행한 청약에서는 미분양이 속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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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 시내 아파트 전경./사진=미디어펜 |
2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올해 서울에서 분양한 단지의 평균 청약 경쟁률은 68.05대 1을 기록했다. 2017년 평균 12.58대 1, 2018년 30.42대 1, 지난해 31.67대 1로 상승세를 지속하는 와중에 올해 크게 증가한 모습이다.
청약 당첨가점도 날로 뛰고 있다. 부동산 114에 따르면 올해 9월까지 청약 접수를 받은 서울 민간 분양 아파트의 당첨 가점 평균을 구간별로 분석한 결과 '60점 초과~70점 이하' 구간 가구 수가 56.9%로 가장 많았다. '50점 초과~60점 이하' 당첨 가구 수는 전체의 34.9%로 분양 물량의 90% 이상이 '50점 초과~70점 이하' 가점 통장에 돌아갔다. 지난해 서울의 '50점 초과~70점 이하'에 해당하는 당첨가점은 전체의 57.1%에 불과했다.
특히 서울에서는 지난 8월 분양가 상한제가 시행된 후 공급이 눈에 띄게 줄며 신축에 대한 수요가 증가해 청약 경쟁률에 불을 지폈다. 분양가 상한제로 분양가가 상대적으로 저렴해지자 '로또 분양'에 대한 기대감까지 커지며 지난달 서울과 수도권에서 분양한 3개 단지 아파트 청약 경쟁률은 모두 200대 1을 넘겼다. 시세차익이 5~6억대로 예상되는 서울 강동구 '고덕아르테스미소지움'은 537대 1이라는 역대 경쟁률을 갱신했다.
반면, 지방 부동산의 청약 시장은 미분양을 연이어 기록하고 있다. 2일 한국감정원 청약홈에 따르면 수도권, 광역시, 세종, 제주를 제외한 지방 중소도시에서 7월부터 10월까지 33개 단지가 청약을 실시했다. 이 중 70%인 23곳이 1순위 청약 미달을 기록했다.
공공분양의 경우에도 사정은 비슷하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2018년부터 전국에 분양한 신혼희망타운 20개 단지 역시 수도권과 지방 간 청약 결과가 뚜렷하게 대비됐다.
20개 단지 중 서울수서와 경기 위례신도시의 경우 6059%, 5356%라는 뜨거운 청약률을 보였다. 반면 전북 완주삼봉, 경남 양산사송은 최초 청약율이 각각 7%, 15%로 대비가 극명했다. 이 외에도 다수 지방에서 분양한 신혼희망타운 단지에서 미분양이 대량으로 발생해 2차 재공고까지 진행됐다.
청약 경쟁률에서 보여지듯이 지방 부동산 시장은 신축과 더불어 전반적인 수요가 감소하고 있다. 특히 7·10 부동산 대책 이후 양도세 부담이 늘어난 다주택자들이 '똘똘한 한 채 만 남기고 처분'를 시작하며 지방 아파트 매도세가 커졌다.
지방 매물이 다주택자들의 우선 매도 대상이 되면서 지방에서는 집값이 하락하는 지역도 나타나고 있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아파트값은 0.16% 오른 반면, △경기 파주 △강원 동해 △충남 당진 △충남 목포 △충남 나주 △전남 무안 △경북 김천 △경북 안동 △경북 칠곡 △경남 사천 △경남 김해 △경남 밀양 등에서 집값이 하락했다.
한 부동산 관계자는 “1가구 1주택을 강조하는 정부 정책이 이어질수록 부동산 시장 양극화는 심해질 것”이라며 “서울 집값 거품으로 서울 아파트 투자가 과거보다는 다소 메리트가 떨어졌다는 평가도 있으나 실거주나 장기 투자 측면에서 보면 1가구 선택에 있어 서울로 몰릴 수 밖에 없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미디어펜=이다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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