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하늘 기자] 정지원 한국거래소 이사장이 차기 손해보험협회장에 단독 추천되며 업계에선 그가 업계에 산적해 있는 문제의 해결사가 될 수 있을지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특히 금융위원회와 한국거래소 등을 거친 관(官)출신 인사로 금융당국과 보다 친밀한 소통을 강점으로 내세워 업계의 의견을 보다 잘 반영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도 고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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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지원 한국거래소 이사장 /사진=한국거래소 |
3일 손해보험업계에 따르면 이날 손해보험협회 회장후보추천위원회는 시내 모처에서 3차 회의를 열어 정지원 이사장을 차기 회장 단독 후보로 결정했다.
손해보험협회는 다음 주에 총회를 열어 정 이사장을 회장으로 선임할 것으로 예상된다.
부산 출신으로 서울대 경제학과를 나온 정 이사장은 행정고시 27회로 1986년 당시 재무부에서 공직을 시작했으며, 금융감독위원회 은행감독과장, 금융위원회 금융서비스국장을 거쳐 2014년에 금융위원회 상임위원을 지냈다. 2017년엔 거래소 이사장에 선임됐으며 이달 1일로 임기를 마쳤다.
현재 업계엔 자동차보험료 인상과 치솟는 실손보험 손해율 등 금융당국과의 소통을 통해 풀어야 할 숙제들이 산적해 있다.
자동차보험과 실손의료보험은 만성 적자에 허덕이고 있다. 특히 자동차보험의 경우 손해율 악화로 보험사에서 끊임없이 보험요율 인상을 요구하고 있으나 금융당국의 제동에 매번 브레이크가 걸리는 상황이다.
업계에선 자동차 정비수가 인상과 노동자 가동연한 65세로 상향 등 원가 상승 요인이 충분히 반영되지 않고 있다는 주장이다.
실손보험 역시 매년 악화되는 손해율로 인해 보험사의 애물단지로 전락했다. 실제 정성희 보험연구원 연구위원이 최근 발표한 '실손의료보험 청구 실태와 시사점' 리포트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실손보험 손해율은 131.7%로 전년 동기 대비 2.6%포인트 증가하며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이에 한 보험업계 관계자는 "현재 보험업황은 어려운 상황에 놓여있다"며 "자동차보험과 실손보험에서 지나지게 높은 손해율을 기록하고 있는 것 등에 대한 업계 의견이 금융당국에 보다 잘 반영돼야 하는 시기"라고 말했다.
업계에선 관출신 인사가 협회장으로 내정된 만큼 사업 확장에 발목이 잡혀있는 보험업계의 제도적 완화 역시 당국과의 긴밀한 협조를 통해 이끌어내길 기대했다.
보험업계에서 바라는 대표적 제도적 완화 이슈론 의료계와 마찰을 빚고 있는 실손보험청구 간소화와 헬스케어 서비스가 꼽힌다.
국회 의안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실손보험 청구 간소화 법안(보험업법 개정안)은 21대 국회 들어 총 3건이 발의됐다. 법안은 보험계약자 등이 요청하면 진료비 계산서 등 증빙서류를 병원 등 의료기관이 직접 건강보험심사평가원(심평원) 전산망을 통해 보험 업계에 전송하도록 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법안이 통과되면 보험 가입자는 별도 서류 제출 없이 애플리케이션(앱)을 통해 간단하게 보험금을 청구할 수 있게 된다.
특히 21대 국회에선 177석의 슈퍼 여당이 구성돼 실손보험 청구 간소화 목소리가 과거에 비해 강력한 힘을 얻을 수 있어 큰 기대감을 안고 있지만 의료계에선 환자의 개인정보가 유출되거나 악용될 소지가 높다는 점을 근거로 강력한 반대를 이어오고 있다.
보험업계와 의료계간의 갈등은 헬스케어 서비스 부분에서도 이어져오고 있다. 업계에서는 현행 의료법상 의료행위 정의가 너무 포괄적이고, 이에 대한 당국의 유권해석 범위가 좁다고 지적하고 있으나 의료계에선 보험사들이 영리 목적으로 의료 데이터를 활용하게 해선 안된다며 강력하게 반대하고 있다.
이에 보험업계 관계자는 "보험산업이 대표적인 규제 산업으로 꼽히고 있는 가운데 새로운 협회장이 직접 나서 보험사의 입장을 반영한 제도 개선을 이끌어 줄 수 있길 바란다"며 "업계를 대변할 추진력있는 인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미디어펜=김하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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