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하늘 기자] 저축은행업계의 금리가 요동치고 있다. 연 2%대의 금리를 제공하며 고객들에게 인기를 끌었던 파킹통장 혜택이 축소되며, 그야말로 돈 맡길 곳이 없는 상황이다. 

특히 일부 저축은행에선 1년새 3번 이상의 금리조정이 이뤄지며, 파킹통장의 역할 자체가 무의미해졌다는 지적이다. 

   
▲ 사진=사이다뱅크 캡처


1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SBI저축은행은 모바일뱅크 '사이다뱅크'에서 판매해 온 '입출금통장'의 금리를 지난달 22일부터 연 1.5%에서 1.3%로 인하했다. 

사이다뱅크는 올해만 3번의 금리조정이 있었다. 올해 6월 1일 입출금통장의 금리를 연 2.0%에서 1.7%로 인하했던 사이다뱅크는 7월 10일 1.7%에서 1.5%로 또 한차례 인하한 바 있다.

파킹통장이란 주차장에 차를 세워놓듯, 언제든지 돈을 넣고 인출할 수 있는 상품을 말한다. 예치기간이 짧더라도 높은 금리를 받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이같은 파킹통장의 금리 인하 추세에, '금리 노마드족'들의 볼멘소리는 더욱 커지고 있다.

한 재테크 카페의 누리꾼 ㅇ씨는 "파킹통장으로 엄청 광고하더니, 금리 내린지 얼마나 됐다고 또 내리는지 모르겠다"고 비판했다. 

또 다른 누리꾼 ㅍ씨는 "일본계 은행이지만 금리 때문에 가입하고 있었는데, 이제 다른 저축은행으로 갈아 탈 때"라고 말했다.

금리 인하 움직임은 다른 저축은행에서도 이어지고 있다.  OK저축은행의 '중도해지OK정기예금369'은 이달부터 적용금리가 1.8%에서 0.1%포인트 낮춘 1.7%로 하향조정됐다. 

상상인저축은행의 대표 파킹통장 '뱅뱅뱅 보통예금'도 지난 4일부터 금리를 연 1.7%에서 1.6%로, 0.1%포인트 내렸다.

웰컴저축은행의 파킹통장인 'WELCOME 비대면 보통예금' 금리도 1.6%에서 1.5%로 조정됐다.

앞서 저축은행 업계에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에 따른 연체율 상승 등 건전성 리스크에 대한 우려로 대출을 늘리기가 쉽지 않게되자, 시중은행보다 높은 예금금리로 영업을 지속하면 수익성이 악화할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됐었다.

이에 대출을 증대시키지 못한다면, 수신을 감소시켜 예대마진 관리에 선제적으로 움직이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또한 저축은행에 몰린 예·적금 잔액이 71조원을 돌파하며, 파킹통장 마케팅을 유지할 명목도 사라졌다는 분석이다.

실제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8월 말 기준 국내 79개 저축은행의 수신 잔액은 71조799억원으로 집계됐다. 

한 업계 관계자는 "은행과 저축은행의 수신 자금이 부동산과 주식으로 쏠리자, 유동 자금을 묶어두기 위해 금리 인상 등에 나서며 방어를 해왔었다"며 "최근엔 자금 유치가 적극적으로 이뤄지며, 내부 유동성 관리가 선결 과제로 급부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디어펜=김하늘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