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맹점·소유주 귀책 묻는 카드사 공통 모범규준 가이드라인 있어"
[미디어펜=김하늘 기자] #카드가 부정 사용된 것도 억울한데, 도난카드대금 20%까지 내라고 하네요. 

도난카드의 부정 사용에 대해 피해자의 책임은 없을 것이란 사회적 통념과 대비되는 내용의 글이 한 커뮤니티에 게시되며 조회수가 17만건을 돌파하는 등 온라인을 뜨겁게 달궜다. 

금융감독원은 해당 사례에 있어서 피해자에게 20%의 책임을 묻는다는 것이 부당하게 보이진 않는다는 입장이다.

   
▲ 사진=유튜브 캡처


11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억울한 일을 당했다며 글을 시작한 A씨는 "지갑을 통째로 도난 당했다"며 "A카드를 통해 귀금속 매장에서 162만원 결제가 됐고, B카드를 통해 다른 귀금속 매장에서 160만원이 결제됐다"고 말했다.

다만 A카드 결제문자는 통신사 오류로 결제 37분 뒤 수신됐으며, 이후 사용된 B카드 결제문자를 보고 지갑 도난 사실을 인지해 카드사에 도난 신고를 했다고 설명했다. A씨는 카드마다 서명도 모두 해둔 것으로 전해졌다. 

범인은 잡혔으나 변제능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고, 이후 카드사를 통해 전해진 소식은 A씨를 황망하게 했다. 

A씨는 "B카드 담당자가 귀금속 매장은 결제대금의 0%, 저는 20%를 내야 한다고 했다"며 "귀금속 매장은 결제 서명도 받았고, 신분증 검사를 해 책임이 없다고 설명했다"고 전했다.

그는 "카드사는 피해자의 책임이 없는 경우는 도둑이 목숨을 위협했거나 상해를 입히려고 했거나 잠김장치가 돼 있는 것을 부수고 훔쳤을 때 뿐이라고 말했다"며 "집으로 카드가 배송될 때 오는 서류에도 해당 약관은 찾아볼 수 없었다"고 토로했다.  

A씨는 "경찰도 신고 당시 배상할 카드 대금이 없을 것이라고 해 안심하고 있었는데 이게 무슨 일이냐"며 "A카드에 32만원, B카드에 32만4000원 등 총 64만4000원을 내야하는데 이게 말이 되나요"라고 억울해했다.

해당 게시글을 본 누리꾼들은 "몰랐네. 도난카드 이용은 당연히 피해자 책임은 없는 줄 알았다" "내가 산 것도 없는데 금액은 내가 내라니 억울하겠다" "말도 안되는 규정이다" 등의 반응을 쏟아냈다.

우선 신용카드 가맹점표준약관 제14조(카드부정사용에 대한 책임)에 따르면, 잃어버리거나 도난당한 카드를 사용한 거래에 따른 손실을 가맹점이 부담하지 않도록 돼있다. 

다만 신용판매 시 준수사항을 이행하지 않고 거래한 경우나 카드 표면에 서명이 없거나, 카드 표면에 기재된 서명과 매출전표 상 서명이 현저히 구별되는 경우 등에 대해선 손실의 전부 또는 일부를 가맹점이 부담하도록 할 수 있도록 돼 있다.

해당 게시글에 따르면 귀금속 매장은 결제 서명과 신분증 검사를 다했기 때문에 책임 소재를 피해간 것으로 보인다.

누리꾼들은 해당 사안을 금감원을 통해 분쟁조정을 신청하라고 조언하기도 했다. 

이같은 사안에 대해 금감원 관계자는 "카드를 분실·도난했을 때 신고하면 일정기간 면책이 되긴 하지만 100%는 아니다"라며 "가령 카드를 벤치에 두고 갔다면 모두가 볼 수 있고 사용할 수 있는 상황으로 피해자의 귀책 사유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지갑에 신분증까지 있었다면 귀금속 매장 주인은 서명과 신분증 검사 과정을 완료해 본인의 책임을 다해도 분실카드 사용인지 알 수 없는 상태"라며 "본 사례에 있어서 소유주에게 20% 책임 묻는다는 것이 부당하게 보이진 않는다"고 전했다.

또한 "가맹점과 소유주 귀책을 묻는 카드사 공통의 모범규준 가이드라인이 있다"며 "이는 악용 사례 우려가 있어 일반에 공개되진 않고 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한 카드업계 관계자는 "통상적인 경우 카드 분실 후 분실에 대해 해태하지 않는 한 고객의 책임을 묻기는 어려운 것이 사실"이라며 "특히 A카드사의 경우 문자가 늦게 도착해 고객의 인지 단계가 늦어질 수밖에 없어 A카드사가 피해자에 대한 책임을 묻긴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지갑 등에 카드 비밀번호가 적혀있는 채 지갑이 통째로 분실돼 카드가 사용됐다면 고객의 귀책이 있을 수 있다"며 "비밀번호를 공개한 것도 아니고, 카드 뒤에 서명까지 돼 있는 상황이라면 일반적인 상황에서 고객에게 전달되는 피해는 0%"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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