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시장 규모 2027년 27조원 가까이 성장 전망
올해 국내서만 1000억원 돌파 예정...매년 증가세
   
▲ 노보노디스크의 비만치료제 '삭센다'./사진=노보노디스크

[미디어펜=김견희 기자]한미약품과 LG화학 등이 비만치료제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 따른 소비 심리 위축에도 건강과 외모에 대한 관심이 지속되면서 관련 시장이 확대되고 있기 때문이다.

13일 제약·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올해 국내 비만약 시장 규모는 1000억원을 훌쩍 넘길 것으로 전망된다. 상반기까지 비만약 누계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 보다 7.6% 오른 약 700억원으로 집계됐으며 앞으로 이러한 흐름이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글로벌 시장 규모도 성장 중이다. 세계보건기구는 글로벌 비만 치료제 시장은 2016년 11억달러(1조260억원)에서 연평균 32.8%씩 성장해 2027년 241억달러(한화 27조원)로 확대될 것으로 전망했다. 

글로벌 시장을 재패한 비만치료제는 2015년 미국에서 첫 출시된 노보노디스크의 '삭센다'이다. 삭센다(성분명 리라글루타이드)는 출시한지 5년만인 지난해 1조원의 매출고를 올렸으며 북미와 유럽 등에서 70% 이상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삭센다는 뇌 시상하부에 포만감을 느끼게 하는 호르몬 GLP-1을 보내 식욕을 조절해주며, 향정신성의약품 일색으로 부작용이 컸던 비만치료제 시장에 신기원을 연 약품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도 삭센다에 대항할만한 비만 치료제 개발에 공들이고 있다. 이들은 매일 주사해야하는 삭센다보다 투약이 편리하면서 복약 순응도와 안정성이 뛰어난 의약품을 개발하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 

한미약품은 비만치료제 '랩스 글루카곤 아날로그(HM15136)'의 임상 1상을 미국에서 진행 중이다. 글루카곤 아날로그는 매일 투약해야하는 삭센다와 달리 주 1회만 투여할 수 있도록 약물 반감기를 늘렸다. 여기에는 한미약품의 원천 기술인 '랩스커버리'가 적용됐다. 또 단순히 식욕만 억제하는 게 아닌 에너지를 태워 지질 흡수를 억제해 체중 감량을 유도한다는 점에 차별점을 뒀다. 

주사 치료 중심의 비만치료제 시장에서 경구제 개발에도 주목하고 있다. LG화학은 경구용 비만치료제 'LB54640'에 대한 임상 1상을 미국에서 진행 중이다. 이 약물은 식욕 조절 유전자인 MC4R을 표적으로 한 새로운 기전의 약물이다. 

국내 바이오벤처인 셀리버리와 노브메타파마도 경구용 비만치료제를 개발 중이다. 노보노디스크도 삭센다와 유사체인 '세마글루타이드' 임상 3상을 하고 있다. 세마글루타이드는 삭센다의 투약 주기를 주 1회로 줄인 제품이다. 

국내 비만치료제 시장, 삭센다·큐시미아 양강구도

   
▲ 알보젠의 비만치료제 '큐시미아'./사진=알보젠코리아


국내 비만치료제 시장은 노보디스크의 '삭센다'와 알보젠의 '큐시미아'가 시장을 양분 중이다. 
삭센다와 큐시미아의 올해 상반기 국내 매출은 각각 183억원, 102억원이며, 이는 전체 시장에서 각각 26%, 14.5%를 차지한다.

큐시미아는 알보젠코리아가 지난 2017년 미국 비버스로부터 국내 판권을 확보한 비만치료제로, 단기 식욕억제제 펜터민염산염과 신경치료제 토피라메이트 성분을 결합한 복합제제다.

알보젠코리아는 지난해 말 종근당과 공동판매 계약을 체결하고 올해 초부터 공격적인 영업마케팅을 진행하고 있다. 이 제품은 함량이 다른 4개 품목 모두 동일한 가격으로 경쟁력이 높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 밖에도 대웅제약의 '디에타민'과 휴온스의 '휴터민', 알보젠코리아의 '푸링' 등은 시장 점유율이 비등하게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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